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60대 남자가 구급차를 타고 도착했다. 1시간 전부터 의식이 떨어지고 사지가 마비되는 느낌이 들어 바로 응급실을 찾았다는 것이다.
뇌경색에 의한 뇌졸중이 의심된다는 신경과 의사의 소견에 따라 CT를 찍고 혈관조영술을 실시한 결과 기저동맥이 혈전에 의해 막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막혀있던 혈관이 뚫리자 이 환자는 1∼2일 만에 완전히 회복됐다. 조금만 대처가 늦었더라면 사망하거나 식물인간이 될지 모를 아찔한 순간이었다.
초기대응 놓치면 영구장애 남겨
뇌졸중은 초기대응이 무척 중요한 질환이다. 발병하고 3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시간을 허비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영구적 장애를 남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흔히 중풍이라고도 불리는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 최근에는 고혈압이 주된 인자가 되는 뇌출혈보다 당뇨 비만 흡연 서구적 식생활 등의 원인으로 뇌혈관이 좁아져서 발생하는 뇌경색에 인한 뇌졸중 환자 비율이 훨씬 높아졌다.
뇌경색에 의한 뇌졸중 환자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을 방문해 혈전용해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되거나 치료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3시간 이내에는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화범신경과의원 도화범 원장은 “뇌졸중 환자 중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는 10% 정도에 불과하다”며 “증상이 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시간을 지체하거나 다른 시술을 받으며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되므로 증상이 느껴지는 즉시 병원을 방문할 것”을 당부했다.
편마비, 구음장애 등이 전조증상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뇌졸중을 의심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뇌졸중의 전조증상은 ▲ 한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진다(편마비) ▲ 발음이 갑자기 어눌해진다(구음장애) ▲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져 비틀거리게 된다(어지럼증, 보행장애) ▲ 물체가 두 개로 보이기 시작한다(복시) ▲ 얼굴의 한쪽 면이 갑자기 저리거나 먹먹해 진다(안면감각이상) ▲ 표현능력이 갑자기 떨어지게 되거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언어장애) ▲ 한쪽 팔 다리가 마치 본인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 살처럼 느껴지는 이질감이 나타난다(감각이상) 등이다. 이런 증상이 느껴지면 괜찮아 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검진, 생활습관개선으로 예방
뇌졸중은 초기대응 만큼이나 예방이 중요하다.
뇌졸중은 50대 이후의 성인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고지혈증 흡연 과도한 음주 비만 스트레스 짜게 먹는 식습관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뇌졸중 발병 확률이 높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고지혈증 등의 성인성 질환 환자들은 평소 적극적으로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
도 원장은 “앞서 예를 든 60대 환자의 경우 심장 부정맥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이 발생한 경우로 이러한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먼저 자신의 질병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이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경동맥초음파검사’를 실시해 혈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동맥초음파검사는 초음파로 경동맥의 단면을 살펴 혈류가 흐르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으로 뇌졸중 예방에 필수적인 검사다.
간혹 뇌졸중으로 보이는 증상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속되다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를 ‘일과성 허혈증’이라 하는데 이것은 중요한 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일과성 허혈증이 뇌졸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도화범 원장은 “뇌졸중은 대개 아무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발병하기 때문에 평소에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도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과음, 흡연, 비만, 스트레스 등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도 원장은 “무엇보다 뇌졸중 발병 확률이 높은 50대 이상은 평소 질병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뇌졸중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다래 리포터 suhdr1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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