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물러 꿈이 되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달랐다.
모든 것이 크고 화려한 시대, 작고 소박한 표지판이 이곳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듯하다.
네 컷의 만화처럼 재미난 공간분할, 그리고 옹기종기 작은 희망들이 모여 꿈틀대듯 세상을 엮어 내는 공간. 성남시 예비사회적기업이기도 한 이곳은 오랫동안 청소년지도사로 일해 온 김정삼(42) 대표가 청소년교육문화공간이자 지역주민을 위한 마을배움터로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평범치 않은 공간답게 사람들의 발길이 오가는 현관부터 갤러리로 꾸며진 이곳.
도시의 발전에 가려진 성남시 마을 곳곳의 추억을 담백하고 정직하게 담아낸 최호철 작가의 그림이 시선을 붙잡는다.
주민들의 마을배움터와 청소년 창의스쿨
문화공간이 넉넉지 않은 마을주민들은 이곳에서 요가와 댄스 등 취미생활을 엮어가며 동시에 역사교실과 글쓰기 강좌, 자녀교육 특강 등 부모 내공을 기르는 수업에 열중이다.
특히 1318 청소년 전용 도서관 ‘하랑’과 탈학교청소년을 위한 ‘창의 스쿨’은 학교를 벗어나 스스로 삶을 개척해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가운 공간이 되고 있다.
어찌 보면 기존의 통념을 벗어난 발칙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건 성남주민신협의 무상공간기부와 김 대표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만나 가능했다.
“성인과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공간은 활발한데 비해 청소년이 주체가 된 문화ㆍ교육공간은 찾아보기 힘들죠. 유스바람개비는 한참 자신의 꿈과 비전을 모색해야 할 청소년들이 스스로 고민과 대안을 찾고,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꿈에 더디지만 한 발씩 다가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도움닫기 공간입니다.”
주민들이 도서기증운동을 통해 마련한 3천 여 권의 책은 ‘하랑’ 개관에 큰 역할이 되었고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꾸며진 배움 공간에서는 김 대표와 지역 청소년들의 꿈이 옹골차게 영글어 가고 있다.
현재 ‘창의스쿨’에서는 청소년 인문학을 비롯해 생활소품 만들기, 역사교실과 명상, 독서문학 교실 등 다양한 수업과 놀토 프로그램으로 ‘청소년역사체험기자단’과 ‘박물관순례로배우는인문학특강’ 등이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청소년이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청소년 전용카페’를 열어 진로와 꿈이 현실이 되는 과정을 엮어갈 계획이라는 김 대표. 벌써부터 따뜻한 훈풍이 바람개비가 되어 꿈의 공간을 넘어서고 있었다.
위치 성남시 중원구 태평3동 낙원스카이뷰 3층
문의 031-751-4965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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