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방식 그대로의 죽방멸치, 맛 한번 보이소
김, 멸치 등 바다에서 나는 건어물은 우리 식탁에 일 년을 두고 올려도 늘 환영받는 품목이다. 어느 집이건 다용도로 쓰임새 많은 건어물은 필수 먹거리. 이를 이용해 몇 가지 밑반찬만 만들어 놔도 매끼니 상차림에 대한 주부 마음은 훨씬 가볍다. 요즘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각종 건어물을 이용해 천연 조미료를 만들어 쓰는 주부도 늘고 있다. 김수진(47`죽전동)씨 역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건강에 좋은 음식 맛에 길들여 져야한다고 생각하는 천연조미료 마니아. “멸치와 다시마, 홍합, 새우등을 가루 내어 거의 모든 음식에 쓰고 있어요. 이렇게 하면 별도의 조미료를 쓰지 않아도 감칠맛이 나거든요.(웃음)” 리포터 역시 국물용 디포리가 필요하던 차. 김씨가 자주 간다는 건어물 매장에 따라 나섰다.
3대째 이어온 가업, 자존심 걸고 대형매장과 경쟁할 터
기흥구 보정동에 위치한 건어물 백화점 ‘바다누리’는 삼천포 수협경매 직판장. 수협이라는 공신력으로 좋은 물건을 공급하고 있으며 판로와 유통이 일원화돼 가격 또한 합리적이다. 거기에 이홍원(39) 전무는 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전문가답게 남다른 애정과 포부를 갖고 있다.
“어릴 때부터 멸치를 잡고 말리는 과정을 보며 자랐어요. 할아버지 집은 가격을 흥정하는 마을의 경매 장소였죠. 아버지 대를 거치면서 지방에서 입찰과 유통을 도맡아 서울로 납품한 건 저희가 처음이에요.”
자연스럽게 가업에 뛰어들어 14년간 전국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우체국 쇼핑의 구매대행, 취급바이어로 열심히 뛰었다. 유통 단계를 줄여 싼 가격에 납품하는데도 천차만별인 가격거품은 생산자의 애로사항을 너무나 잘 아는 그가 용납할 수 없던 부분.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자존심으로 오픈해 3년이 지났다.
“바이어로 일할 때, 같은 내용물이 과대 포장으로 비싸게 둔갑하는 걸 많이 봤어요. 주위에서는 괜한 자존심이라고 했지만 생산, 유통, 판매까지 잘 아는 분야기에 대형 매장과도 경쟁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직접 경매에 참여해 싱싱한 당일 생물 공급
싼 가격에 팔다보니 가끔은 오해를 받고 다른 매장의 신고로 구청에서 출동하는 해프닝도 겪었지만, 명절이면 직원 3명이 밥 먹을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자리 잡았다. 가게를 텅 비운 체 10여 분 동안 나타나지 않던 이 전무에게 사연을 물으니 당일 입찰 받은 꽃게 때문이란다. “요즘이 꽃게 철이라 오늘 새벽에 산지 수협경매에서 꽃게를 낙찰 받아왔어요. 수산물은 전날 배송, 당일 입찰시스템이거든요. 단골들한테 문자했더니 하루 종일 배달이 폭주네요.(웃음)”
몸에 배지 않으면 아무나 못한다는 경매. 새벽부터의 그의 정성이 통했는지 한 박스(15마리) 2만9000원에 판매중이라는 꽃게는 팔딱팔딱 싱싱했다. 이날처럼 제철 경매를 통해 간간히 공급해오던 수산물은 조만간 전 품목으로 확대ㆍ판매할 예정. 장어, 조기, 삼치, 고등어, 대구, 바지락, 새우 등 당일 생물을 집 가까운 곳에서 도매가에 구입할 수 있다니 반가운 맘이다.
죽방멸치는 전국 유일의 남해 특산물
멸치의 귀족이라는 죽방멸치는 삼천포와 남해 연안의 특산품. 전국에서 물살이 빨라 조수간만의 차가 몇 안 되는 이 지역에 죽방렴을 설치해 생산하며 자연 해풍 건조과정을 거쳐 구수한 맛과 신선도, 영양소가 100% 살아있는 최고급 웰빙 멸치다.
“죽(竹)방에 갇힌 멸치를 수작업으로 떠서 산 채로 삶아 건조시키는 전통어업방식이죠. 자연히 일반 멸치보다 10배 이상 호가하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짝퉁 죽방멸치도 많아졌어요. 제대로 구입하려면 남해산인지를 꼭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품목별 산지를 줄줄이 꿰고 촌에선 비교적 흔한 디포리가 도시에선 보기 드문 탓에 귀한 국물용 재료가 됐다는 정보까지…. 이 전무의 체험형 답변은 신뢰 주는 플러스 요소.
주요 품목인 멸치 외에도 자연산 미역과 다시마, 오징어, 보리새우, 홍합 등의 건어물류. 조미김, 쥐포, 진미채등의 가공 건어물과 제수용품, 젓갈도 구입할 수 있다. 중간 유통 마진 없이 산지 생산가에 공급하므로 유명 백화점과 할인매장 대비 최대 70%까지 저렴한 가격.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전국지역 택배주문도 가능하다.
문의 031-889-7311, 010-8605-3235
박신영 리포터 jump104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