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강약에 맞춰 다시 한 번!”. 지난 7일 오후 12시 40분 여월중학교 반딧불이실. 가수 마야의 노래 ‘진달래꽃’의 기타 연주법을 가르치는 조득영 강사의 외침이 쩌렁쩌렁하다. 그보다 더 힘찬 소리는 15명 학생들의 기타 줄 튕기는 소리. 반짝이는 눈빛이 손끝에 머물고 초크가 닿은 줄에서는 싱싱한 소리들이 튀어나온다. 지난 여름방학 중에도 2학기 개학해서도 음악에의 꿈과 열정에 흠뻑 빠져있는 학생들이 있다. 여월중학교 음악 중점 교육과정을 배우고 있는 이들을 만나보자.
부천 관내 하나 뿐인 ‘2011 예술(음악) 특성화교’
여월중학교는 부천 관내 중학교 중에서 2011년 음악 중점 교육을 진행하는 예술 교육과정 특성화교다. 학생들은 기타와 플롯, 오카리나, 단소 등 네 가지 악기를 배운다. 이 과정에는 1학년 전체 학생 340명과 2학년 120명 등 다수의 학생들이 음악을 만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기타 반은 1학년 전체가, 2학년은 90명의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참여한다. 음악을 맡고 있는 이가영 교사는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의 예처럼 우리도 양극화가 뚜렷한 예술교육 취약 학교다. 하지만 음악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힘을 받아 자신감을 얻고 있으며 그 기운은 사회적인 변화까지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악기를 들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당당하며 자신감이 넘친다. 표정은 밝아졌고 쉬는 시간은 괴성 대신 기타와 노래 소리로 가득해졌다. 부천 관내의 예술특성화교에는 여월중(음악), 부천중(미술), 중흥중(체육) 등 세 학교가 있다. 이 학교들은 학생들이 바르고 아름다운 품성을 기르게 하고 건전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타 연주에 흠뻑 빠진 아이들
“처음엔 관심 없었는데 배우고 보니 너무 재미있어요. 마음이 즐거워졌죠. 학교보다 집에서 더 많이 연습해요. 이제 기타 없이는 못 살겠어요.” 예진이와 희범이, 효원이와 선영이는 기타 칠 때가 공부하는 것보다 더 즐겁다. 올 3월에 시작한 기타의 기본 주법을 마스터하고 난이도 있는 곡에 도전하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해서다. 친구들과 모여서 함께 배우기 때문에 재미 또한 더해졌다. 일렉트로닉 기타 솔로를 맡고 있는 김준현 군은 “처음 배운 파워 높은 기타 사운드에 매료돼 없었던 꿈까지 생겼다. 열심히 연습해서 앞으로 기타리스트의 길을 갈 것”이라고 한다. 기타반 학생들은 공부도 잘한다. 학생들 중에는 반장과 부반장 등 임원도 다수다. 남학생들은 끼와 흥미에 넘쳐 기타를 즐기고 여학생들은 관심과 노력으로 연주에 임한다. 이 교사는 “1, 2학년 학생들은 정규 음악 시간을 이용해 악기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 중에서 소수정예로 선별한 실력 있는 학생들을 모아서 오는 10월에는 발표회도 열 예정이다. 아이들에게는 첫 번째 서게 되는 소중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생 기타연주, 대한민국 최초의 중학교
여월중학교 학생들은 끼가 많다. 예능 방면에 상당한 재주가 있는 이들은 10월 발표회를 준비하느라고 열심이다. 이 학교 락 밴드 ‘러쉬’는 부천시와 경기도 대회 우승을 거머쥔 그룹. 이들은 선배가 후배를 길러내는 시스템으로 관내 중학생 밴드의 전설이 됐다. 지난 5월 부천시 예능대회와 경기도 대회 가요부문에서는 슈퍼스타 K 못지않은 실력으로 우수상을 수상했고 여월초를 졸업한 상쇄들이 참여하는 풍물반 또한 막강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여월중학교의 음악 중점 교육이니 남다를 수밖에. 이 교사는 “현재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의 흐름은 음악의 생활화가 대세”라고 말한다. 음악수업이 문화 활동의 장소가 되고 음악과 더불어 행복한 생활을 만끽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구철 교장은 “교육과정을 특성화한 1인 1기로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그로 인해 학력향상까지 기대가 된다”며 “내년에는 전교생이 기타를 연주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중학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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