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 시 응급처치요령

손가락이 잘렸어요 … 발생 후 5분이 중요하다!

수부 미세 접합술로 복합조직 재건 가능해

지역내일 2011-09-17 (수정 2011-09-17 오후 5:26:03)

김수정(가명·7·쌍용동)양은 지난 여름 큰일을 겪었다. 태풍으로 비바람이 심했던 날, 바람에 갑자기 방문이 닫히며 손이 끼어 손가락이 절단되었던 것. 다행히 김양의 어머니가 잘린 손가락을 잘 보관해 바로 병원을 찾아 접합수술을 할 수 있었다. “경황이 없는 중에도 언젠가 방송에서 잘린 손가락을 잘 보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어요. 병원에서도 보관상태가 좋아서 접합수술이 순조로웠다고 하더라고요. 만일 제대로 보관하지 못했으면 어땠을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김양은 현재 접합수술 후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빈번하다. 일반적으로 손가락 절단 사고는 산업현장에서 자주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오히려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천안 마디손정형외과의원 이항호 원장은 “문에 끼거나 무거운 것이 떨어져서, 혹은 칼을 사용하다가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 집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문에 손이 끼이는 사고가 많다”고 말했다. 

가정 내 사고 1위는 ‘문’이 원인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신체절단사고환자를 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손가락 절단 사고였다. 사고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가정에서의 사고도 상당한 수준. 주부들의 경우 믹서기, 핸드블렌더 등에 의한 사고가 많았다.
이와 함께 아이들의 경우 가정 내 손가락 골절이나 절단 사고의 주요 원인은 바로 문이다. 소비자안전센터에 의하면 아이들 손 부상 원인의 첫 번째는 바로 문, 전체 사고의 70%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또한 그 중 손가락이 완전히 절단되는 사고는 24%를 차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때 사고가 발생하면 놀라고 당황하기 마련. 하지만 지혈 후 빠르고 정확하게 처치한다면 접합수술 성공확률은 매우 높아진다. 

손가락 보관 “얼음물은 안 돼요”
사고를 당했을 때는 우선 과다출혈을 막기 위해 수건이나 거즈로 절단부위를 싸서 지압을 해야 한다. 절단부위는 심장보다 높이 올려주되 지혈제는 조직이나 신경을 훼손해 접합수술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사용을 삼간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단된 부위의 보존이다. 일단 절단된 부위가 오염되었을 경우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오염된 부위를 씻고 물에 적신 손수건으로 절단부위를 싸서 비닐봉지에 넣어 밀봉해야 한다. 그리고 얼음물에 넣어 되도록 빨리 환자와 함께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절단된 부위를 얼음물에 직접 담그면 안 된다는 것. 이 원장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절단된 부위를 얼음물에 직접 담그거나 알코올에 보관해서 가져오는 것”이라며 “얼음은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절단부위에 조직 손상을 일으켜 동상의 위험을 야기하고 알코올은 삼투압의 차이로 인해 절단부위가 종창과 더불어 푸석푸석해져서 접합이 상당히 어렵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손톱이나 살점도 꼭 챙겨야
굳이 절단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엘리베이터나 차문 사이에 손이 끼여 손톱이 빠지거나 일부가 부러지고 훼손되는 등의 손상도 많이 발생한다.이 경우에도 잘린 손톱이나 살점 등을 잘 챙겨 병원에 가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되살릴 수 있고 치료 기간도 줄일 수 있다.
특히 문이나 무거운 것에 찧어 손톱 밑 살점인 ''조갑상'' 손상이 발생하는 일도 적지 않다. 조갑상이 찢어진 경우 일반적으로 창상봉합을 하게 되면 쉽게 치유가 된다. 조갑상이 아예 떨어지거나 떨어져 일부가 없는 결손인 경우는 피부이식으로 유사한 손톱 밑 살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천안 마디손정형외과의원 이항호 원장은 “일반적으로 손이나 발 등이 절단되었을 경우 절단된 부분을 잘 보관해서 가져와 6시간 이내에 수술을 하면 성공률이 매우 좋고 24시간 이내까지도 재접합을 시도할 수 있다”며 “어느 위치의 손상인지, 어떻게 다친 것인지, 다친 후 얼마만큼 시간이 지났는지 등의 정확한 파악과 수술하는 전문의의 임상 경험이 수술의 성공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또한 “절단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적절한 응급처치를 한 후 빠르게 수지 접합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때 무조건 큰 대학병원만 찾을 게 아니라 24시간 접합수술이 가능하고 첨단의료 장비가 보유된 ‘수부 미세접합센터’ 운영 병원을 미리 알아두면 절단 사고가 발생했을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 수부 미세 접합술이란= 육안으로 보이지 않아 수술하기 어려운 부위를 미세현미경을 이용하여 수술하는 방법. 절단된 손, 발 부위의 미세한 혈관, 신경 등을 봉합하거나, 피부조직이 결손 되어 있을 때 여러 가지 복합 조직(즉, 피부, 지방, 근육, 힘줄, 뼈)을 재건하는 수술로써 활용할 수 있다. 미용뿐만 아니라 기능의 복원까지 기대할 수 있는 수술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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