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부천시청소년성문화센터(센터장 조미라)에 부천청소년 IT기자단이 찾아왔다. 성문화센터가 어떤 곳인 지 궁금해서였다. 고등학생인 이들은 섹슈얼리티에 관한 동영상을 관람했고 사랑과 연애를 생각하는 진지한 시간을 가졌다. 생전 처음으로 임산부 체험과 신생아 모형을 안아보는 경험도 했다. 피임 교육을 받으면서 피임이 무엇인지, 현재 10대들의 임신율은 얼마나 되는 지에 관한 실질적인 성교육이 진행될 때 학생들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자유롭게 토론하는 성문화 조성
‘자위행위를 많이 하면 키가 안자란다.’, ‘한 번의 성교만으론 임신이 될 수 없다.’, ‘정자는 사정할 때만 나온다.’, ‘질외 사정으로 임신이 되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물어보는 성에 관한 의문이다. 하지만 선뜻 질문은 어렵다는데. 이에 대해 성문화센터 임성은 씨는 “성교육이 진행될 때 적극적으로 질문하거나 대답하지 않는다. 강사의 질문에 답하는 정도이며 대답 못하는 학생이 더 많다”고 전했다. 이러한 반응은 우리나라가 성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임 씨는 “성 교육 관련자들은 교육 대상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날 IT 기자단 학생들은 남자의 성기 모형을 들고 피임 교육을 받았다. 그 중에서 쑥스럽다고 말하는 학생이 있었다. 강사가 “피임은 배려와 책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개를 끄덕이던 학생들은 겉핥기가 아닌 실질적인 성교육의 효과를 실감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직접 체험해보는 올바른 성(性)
‘호르몬 과다 분비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나의 2차 성장기, 그러나 이 어마어마한 생명을 준 조물주와 자연의 섭리에 감사한다. 정말 여자라서 다행이다, 정말, 정말, 정말...’
부천시청소년성문화센터에는 이런 글귀가 붙어있다. 질풍노도의 시간을 겪고 있는 어떤 청소년의 아름다운 고백으로 보인다. 살면서 성을 경험하지만 정작 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바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부천시청소년성문화센터는 지난 해 11월 11일 문을 열었다. 부천종합운동장 안에 위치한 이곳은 전국 36개의 청소년성문화센터 중 33번째로 문을 연 면적 200㎡ 규모의 체험관과 교육관, 갤러리를 갖춘 부천 성교육의 메카로 자리하고 있다. 기관 명칭은 청소년성문화센터이지만 유아에서 성인(현재는 5~ 6명 이상 단체 예약제)까지 부천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일반적인 이론 교육보다 시청각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다. 참가자가 직접 참여하는 교육은 바르고 쉽게 성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조미라 센터장은 “부천 지역 남녀노소 누구나 성과 관련한 올바른 정보를 체험할 수 있다”며 “현재 초, 중, 고등학교와 연계한 찾아가는 성교육과 부모교육, 성문화 캠페인, 유관시설 성교육 및 성상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찾아가는 성교육 반응 좋아
개소 이후 이곳은 청소년들과 장애인복지시설,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관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나 사회에서 하지 못하는 성 이야기들이 이곳에서는 유쾌하게 표현된다. 올 7월까지 성문화센터를 찾아온 인원은 1만 1788명이다. 더불어 450건의 찾아가는 성교육도 진행했다. 올해 초 성교육 강사양성과정을 거친 30여 명의 강사들은 부천 곳곳에서 성교육을 담당한다. 조 센터장은 “찾아가는 성교육을 진행하면서 청소년의 제대로 된 성 인식 관리와 노인, 군인 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현재 이를 준비하기 위한 센터 전문가들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주제별 교육에 대한 커리큘럼 개발과 전문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한 제대로 된 심화교육이 그것이다. 방학 중에는 ‘영화로 만나는 성교육’과 ‘춤 테라피’를 진행하기도 했다. 앞으로 성문화센터는 진행 중인 사업을 보완하고 장애인 성교육을 활성화하며 담당교사와 연계한 부모 교육에도 치중할 계획이다. 조 센터장은 “성적자기결정권이 보호되면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성문화센터는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교육 문의는 032-663-1318, 성 상담 전화는 032-663-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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