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교정술, 가장 좋은 수술이란 없다
수술대 위엔 로봇 팔이 달린 첨단 수술 장비가 놓여 있고, 의사는 여기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앉아 마치 게임기처럼 생긴 서전 콘솔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로봇팔을 조종한다.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마치 전자오락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병원 수술 모습. 시력교정을 위한 안과 수술실의 풍경이다.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은 이렇듯 의료계에, 특히 안과의 시력교정분야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개개인의 눈 특성에 적합한 수술법을 찾기 위한 노력
“근시를 교정하기 위한 노력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됐습니다. 덕분에 수많은 수술법들이 등장했고 지금 이 시간에도 조금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법을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땀방울을 쏟고 있죠. 특히 눈 속에 렌즈를 심는 안내렌즈 삽입술은 안과 수술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 중인 앞선 분야라 할 수 있어요.”
분당연세플러스안과의 이재범(49) 원장은 90년대 초반 엑시머레이저(PRK)가 등장한 이래 라식 라섹 안내렌즈삽입술 등 수술법이 이처럼 다양해진 것은 개개인의 눈 특성에 적합한 수술법을 찾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단언한다. 각막의 두께와 근시 정도에 따라 교정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떤 수술이 가장 좋은 수술이라고 말하는 것 역시 무의미하다.
“초고속 인트라레이저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각막을 절삭해내는 기술과 웨이브스캔을 통한 3차원 검사, 홍채인식 시스템, 자동안구추적장치가 복합된 최첨단 시스템이 최근 근시수술법의 핵심기술이죠. 기존의 안내렌즈 삽입술은 근시만을 교정할 수 있었지만, 최근엔 난시까지 교정할 수 있는 렌즈가 새롭게 개발됐습니다.”
이 원장이 집도한 수술은 알티산렌즈와 알티플렉스 ICL 등 안내렌즈삽입술 외에 라식 에피라식 라섹 백내장 노안수술까지 합하면 무려 4000여건이 넘는다. 2003년 알티산렌즈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직후부터 시술을 계속해오면서 아시아 최초로 수술 100케이스를 달성했고, 2009년에는 알티산렌즈 골드메달리스트와 알티플렉스 명예대상(Honor award)을 수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빠른 판단, 설명은 간단명료하게 이해하기 쉽도록
이 원장은 연세대의대 강남세브란스 안과교수로 8년여간 재직하다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츄세츠 안과병원 연수를 마쳤다. 지난 2003년 3월 동문인 이승혁 원장과 함께 연세플러스안과를 개원한 아래 지금까지 지역 안과전문병원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저희 병원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자부심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시력교정은 물론 백내장 녹내장 등 노인성 질환과 안 성형에 이르기까지 눈 건강에 관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도와드릴 수 있다는 거죠. 새로운 장비를 갖추는 것에 머물지 않고 과학과 통계가 있는 병원을 지향하면서 국내외의 여러 학회와 해외 연수에 주기적으로 참여하고 있구요. 최상의 수술 결과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의사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하고 공부하길 좋아하는 그는 올해로 7년째 대한안과의사회 학술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의 솔직한 표현처럼 ‘싫든 좋든 공부를 안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연스레 많이 공부할 수 밖에 없는 자리’다. 이 원장은 연구 논문과 임상 결과에 대한 논문을 해마다 한 두 편씩 꾸준히 써오면서 연구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그는 복잡하고 빠르게 진화하는 시술법에 대해 밝다.
환자들 역시 최신 의학기술에 근거한 그의 진료서비스에 만족감을 감추지 않는다. 진료실 이나 수술장 안에서 머뭇거리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상황에서도 빠른 판단을 내리고, 환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간단명료한 설명이 그 뒤를 따른다.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장 먼저여야 하죠. 그때 그때 따라잡지 않으면 뒤처지고 도태될 수 밖에 없으니 열심히 공부하고 진료해야 결과도 좋아요.”
풍부한 경험 지닌 의사에게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 받아야
이 원장은 개원 초기 그를 찾아왔던 30대 초고도근시 남자환자를 잊을 수 없다. -12디옵터의 시력으로 라식수술조차 어려워 결혼과 취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그는 이 원장에게 알티산렌즈 수술을 권유받은 후 그동안 참았던 설움의 눈물을 흘렸다. ‘환자들과 공감하는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는 순간이었다.
“시력이 나빠서 안경을 쓰고, 안경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우울해지고 성격까지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수술 후 안경을 벗은 환자들을 보면 확실히 수술 전보다 말수도 늘고 성격이 한결 밝아졌다는 걸 느낍니다. 그럴 때 제 일에 대한 보람과 긍지가 확 밀려와요.”
어릴 때부터 카메라 만지기를 좋아했고, 현미경 등 과학기기에 관심이 많았던 이 원장은 자신의 관심사를 좇아 안과를 선택했다. 다른 전공과와는 달리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진료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단다.
“15세 소녀가 배가 아프다고 했을 때 어느 과로 가서 진료받아야 할까요. 하지만 눈이 아프다고 한다면 생각할 것 없이 안과로 달려갈 거란 말이죠.”
이 원장은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만나는 일이 단조롭기보다는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또 어떤 환자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설렘과 기대감 속에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이유다.
“서구식 식습관과 환경변화로 시력이 점점 더 약화되는 시대인만큼 눈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어요. 환자 개인의 모든 상황을 고려한 맞춤 수술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당연히 어느 의사에게 수술을 받았느냐도 중요합니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죠.”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환절기 눈 건강, 이렇게 지키세요
봄 가을 등 환절기에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때문에 충혈된 눈으로 안과를 찾는 환자가 많다. 이재범 원장은 “눈의 충혈이나 가려움증이 지속되는 경우 결막염이나 각막염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며 “증상이 지속 되는 경우 전문의의 검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출 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눈을 만지거나 비비지 않는 게 좋다. 먼지가 많은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로 유입되는 먼지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력이 나쁘지 않은 경우라도 보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어느 정도 눈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피로한 눈이 휴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눈이 지나치게 건조하다면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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