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인기 없던 전북이 달라졌다

공급 적고 수요 늘어 …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자 6만8천명

지역내일 2011-09-03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전북지역이 변하고 있다. 애초 전북지역은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을 선호해 건설사들이 눈여겨보지 않던 곳이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말 청약 1순위 마감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중견건설사들이 전북을 향하고 있다. 지방도시 부동산 열풍이 부산과 대전, 광주에 이어 전주에도 이어지고 있다. 여름 비수기가 끝나고 시작된 신규 분양 현장에 수만 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이동식 중개업소(일명 떴다방)도 20여 곳 등장했다. "당첨되면 바로 1000만~2000만원 프리미엄을 주겠다"는 유혹이 이어졌다.


* 8월 26일 문을 연 한라비발디 견본주책. 이날 하루 7000여명의 방문객이 견본주택을 다녀갔다.

전북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공급 부족과 수요자들의 심리 변화에 기인한다.
전북지역에는 2005년만 해도 최고 2만1752가구가 공급됐으나 2007년 이후에는 1만1000~1만2000가구선으로 줄었다. 여기에 혁신도시 입주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한국GM 등 자동차 관련 업종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유입인구도 늘고 있다. 노후화된 아파트가 늘어나는 대신 신규 공급이 적다보니 당연히 몸값이 오르는 경우다. 이는 부산과 양산, 김해, 대전, 광주, 여수 등지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국민은행 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8일을 기준으로 전북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11.4% 올랐다. 전세가격지수는 9.3% 높아졌다. 전북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420만원선, 전세보증금은 292만원선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각각 15.7%, 18.2% 올랐다.
7월말을 기준으로 전북지역에서 85㎡ 이하 1순위 청약이 가능한 청약예금 가입자는 1297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새로 생긴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 가입자 중 1순위는 6만8627명이나 된다. 청약예금 가입자의 52배에 달한다. 뒤늦게 신규 아파트 청약을 위해 통장에 가입한 사람이 기존 가입자보다 월등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단독주택을 선호하던 소비자들도 공동주택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생활의 편리를 뒤로하더라도 매매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내년까지 조성되는 혁신도시에는 국민연금공단,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등 12개 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라 혁신도시에 따른 외부 투자자들도 몰려올 기세다. 혁신도시 아파트 청약을 외지인들에게도 열어놓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우미건설, 호반건설 등이 4개 단지 2500가구를 추가로 분양할 예정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 전주에 분양하면 미분양 처분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는데 최근 상황은 다르다"면서 "대형건설사들도 전주지역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도시의 경우 이미 투자자들이 움직였기 때문에 실수요자들로서는 묻지나 투자나 묻지마 계약을 해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거액이 들어가는 아파트 매매나 계약에는 신중함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주 오승완 기자. j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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