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상을 마치고 즐기는 시원한 맥주 한잔의 묘미. 이는 주당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여름에는 맥주가 가장 맛있는 계절이라 했다. 여름의 끝자락, 더위와 하루의 피로를 해소해줄 시원한 맥주와 그와 찰떡궁합인 안주가 준비된 곳에 다녀왔다.
독일식 수제맥주 즐길 수 있는 ‘메가씨씨’
롯데호텔 잠실점 지하1층에 있는 메가씨씨에 들어서면 알싸한 술 익는 향이 풍긴다. 독일 정통 방식으로 직접 양조한 효모가 살아있는 하우스맥주가 브루마스터(맥주 제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맥주전문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 거대한 규모의 구릿빛 맥주저장탱크도 보이고 그 주변으로 맥주 제조 공간이 넓게 보인다. 천장과 벽에 설치된 관을 통해서도 맥주가 계속해서 흐른다.
이곳의 하우스 맥주 종류는 세가지로 Plis(필스), Wiezne(바이젠), Dunkles(둥켈). 저마다 독특한 맛과 향을 지녔다. 쌉쌀한 맛과 부드러운 거품이 특징인 필스는 누구나 선호하는 맥주. 바이젠은 뭔헨 지역 대표 맥주로 고급 밀을 사용한 건강식 밀맥주로 과일향이 느껴진다. 둥켈은 은은한 향과 구수한 맛이 살아있는 흑맥주다. 선택이 망설여진다면 100ml 3잔으로 구성된 샘플러(4000원)를 먼저 맛본 후 선택해도 된다. 잔 또한 독일 정통 맥주잔을 사용해 각 맥주마다 풍미를 살릴 수 있도록 했다.
맛이 제각각인 이들 맥주는 톡 쏘는 일반 생맥주 맛과 확연히 다르다. 차를 마시는 것처럼 부드럽고 특히 부드러운 거품을 고봉밥처럼 얹은 하우스맥주의 생생함이 맥주 특유의 쌉싸래한 맛을 한층 시원하게 느끼게 한다. 거품효모가 살아있어서 마셔도 맥주 특유의 배부름이 느껴지지 않는 점도 신기하다. 호텔 내에 위치한 만큼 안주 가격은 최소 2만 원 이상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30여 가지 독일식 메뉴 중, 독일정통음식 ‘학센’(독일식 족발, 4만원)은 맥주와 궁합이 딱 맞는 추천메뉴다.
중앙 무대에서는 매일 생동감 있는 라이브 공연이 펼쳐져 맥주 맛을 상승시켜준다. 평일에는 저녁 7시, 주말에는 8시부터 재즈공연이 펼쳐진다. 오픈 당시 방문한 스타들의 사인을 담은 맥주 컵을 진열한 곳 등 재밌는 이야기를 담은 인테리어와 장식품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2층에는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 바와 양주를 마실 수 있는 별도의 좌석이 있다.
*영업시간: 오후5시~ 새벽2시 *문의 (02)411-7421
일본 맛에 반할 안주 풍성한 ‘노부코 야끼야끼’
일본인 노부코 사장의 이름을 따서 지은 노부코 야끼야끼는 일본 전통 음식인 오코노미야키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맛보이고 싶어서 5년쯤 전에 오픈한 곳. 맛 블로거들을 통해 점점 입소문이 났고, 워커힐 호텔 일식당 셰프가 일본 현지 맛을 제대로 낸 오꼬노미야키를 구워내는 곳으로 추천해 모 일간지에 소개된 적도 있다.
신천역 먹자골목에 위치해 있지만 왁자지껄 시끄러운 호프집 분위기도 아니고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 분위기도 아닌 이곳은 일단 조용해서 맘에 든다. 오꼬노미야키를 만드는 파우더나 기타 장류를 노부코 사장이 직접 일본에서 가져와 요리하므로 일본 현지 맛에 가깝다는 평이다. 철판 요리인 오코노미와 기타 야끼류는 바로 주방 앞에 마련된 철판에서 즉석으로 조리되는데 주방과 홀 담당 직원간의 소통은 모두 일본어로 이루어진다. 때문에 약간 부족한 듯 보이는 일본풍 실내 분위기를 일본 분위기로 싹 바꿔준다.
이곳의 인기 안주는 오코노미야키와 철판 야끼소바, 간사이풍 오뎅탕이다. 달콤한 오코노미야키(1만5000원)와 맥주를 곁들여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데 오코노미야키의 종류는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연어샐러드, 튀김 등 맥주 안주에 제격인 사이드 메뉴도 많다. 특히 간사이 오뎅탕은 매콤한 듯 짭조름한 맛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춰 조금 개량된 맛으로 조리해서 사케와 더없이 잘 어울린다.
올 봄부터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산토리 생맥주를 취급한다. 대표적인 일본 맥주 산토리는 깊은 향과 부드럽고 고운 크림 거품, 그리고 상쾌한 끝 맛이 일품이다. 입점 기념으로 노부꼬야끼야끼에서는 500ml 한 잔에 1만원에 판매중인데 비싼 가격임에도 찾는 사람이 많다.
*영업시간: 오후5시~자정 *문의 (02)422-6646
눈 내리는 맥주집의 특별한 생맥주 ‘슈네’
슈네는 천장에 제설기를 설치해 생맥주통에 직접 눈이 쌓이게 하고 그 눈으로 냉각한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겨울이 아닌 평상시에 눈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데 그곳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생맥주가 나온다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가맹점 형태의 호프집 슈네는 인테리어도 눈이라는 컨셉트에 맞춰, 알프스에 위치한 마을을 연상시킬 수 있게 꾸몄고 입구 양쪽은 테라스 좌석으로 마련했다. 이곳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천장에 설치된 제설기다. 눈이 쌓이는 통 안쪽으로 생맥주냉각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맥주가 지나가는 관이 눈에 노출되도록 만들어졌다. 때문에 생맥주가 관을 통해 나와 빈 잔을 채우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되고 눈의 온도와 같은 차가운 생맥주가 나온다. 맥주 맛은 일반적인 전기냉각방식의 생맥주보다 더 부드러운 맛이 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안주 종류는 일반적인 호프집과 비슷하다.
밝은 분위기인 슈네 천호점은 젊은 층과 여성 손님이 비교적 많은 편. 안주류는 1만 원대, 생맥주는 500ml 2500원으로 부담이 없는 점은 장점 중의 장점이다.
*영업시간: 오후5시~새벽4시 *문의: (02)478-8511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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