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장애인 자립일터를 찾아서

지역내일 2011-08-15

커피 한잔과 쿠키 하나로 ‘더불어 사는 세상’ 시작해 봐요

 커피 한잔을 마실 때 내가 조금 더 착해진다면, 내가 먹은 쿠키 한 개로 누군가 환하게 웃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날씨는 덥고 불쾌지수 높은 여름, 시원한 간식거리 하나도 이웃을 생각하며 먹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장애인들의 자립과 직업 훈련을 돕는 우리 지역 일터들이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장애아동부모 자립일터 ‘카페 휴’
애니골 갈 때 들르는 가격 예쁜 카페
 애니골 오르또 옆 골목으로 200미터쯤 들어가면 ‘카페 휴’를 알리는 펼침막이 보인다. 사회적 기업 ‘함께하는 우리’ 건물 2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아들의 부모들이 운영한다. ‘함께하는 우리’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사회적인 자립을 위해 일하는 곳이다. 장애 가족을 위한 일자리 마련과 직업훈련, 창업도 지원하는데 카페 휴는 그 노력의 일환으로 탄생한 곳이다. 2010년 2월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장애 가족들이 사회로 한 발 내딛을 수 있는 작은 발판이 되어주고 있다.
 ‘카페 휴’의 주 고객은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이다. 부모들에게는 쉼터가, 장애 청소년들에게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는 실습장이 되기도 한다. 장애와 관계없이 ‘맛있고 가격 예쁜 커피’에 반해 자주 찾는 단골들도 있다. 에스프레소가 2천원, 라떼 종류는 3천원으로 가격이 싸서 단체 모임을 갖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들른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고교2년생 딸을 키우는 김 아무개 씨도 창업 멤버로 일한다. 그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며 마음을 닫고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카페에 찾아오는 장애아와 부모들을 보며 더 용기를 얻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는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점차 나아져 간다고 느낀다. 김 씨가 추천하는 커피는 에스프레소다. 그는 “향이 진하고 맛있어 순수한 커피의 맛을 볼 수 있다”며 환하게 웃는다.
문의 031-907-7754
영업시간 오전 10:30~오후 9:00
위치 풍동 572-1 (애니골 오르또 뒤편)

지적장애청년들의 사회진출 준비하는 ‘카페 까메오’
장애청년 바리스타가 건네는 커피 한 잔
 수영, 헬스, 요가 등 운동을 하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로 늘 북적거리는 탄현동 고양재활스포츠센터 1층. ‘카페 까메오’에서는 지난해부터 나비넥타이를 맨 청년 두 명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두 사람은 발달장애를 지닌 이정후, 김성원 씨로, 고양시종합장애인복지관에서 직업 재활 훈련을 받고 있다. 까메오 근무는 이들이 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전 단계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두 사람은 커피를 만들고 과자와 빵을 팔고 물건 값을 거슬러 주는 일을 스스로 한다.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직업재활팀의 직업훈련 교사들과 2~3년 이상 사회 적응 훈련을 진행하며 차근차근 배워 익힌 과정이다. 바리스타들의 컨디션, 매장을 찾는 손님 수에 따라 속도가 조금 느릴 때도 있다. 간혹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매장 한 쪽에 ‘발달장애인이 운영하는 카페’라는 글귀를 보지 못한 손님들은 일반 매장에서 하듯 따지기도 한다. 이정후 씨는 “주문이 많이 밀렸을 때 많이 힘들다”면서 “손님들이 잠시만 기다려주고 천천히 주문해 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류미정 직업재활팀장은 “세상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고, 관계를 통해 사회를 집약해 배울 수 있는 것 또한 귀한 경험”이라고 말한다. 김성원 씨는 “깨끗하고 깔끔하게 매장을 정돈하는 것, 잔돈 바꾸는 것이 힘들다”고 말한다. 그가 추천하는 메뉴는 카라멜마끼아또,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아메리카노, 가격은 1천원이다.
문의 031-929-1500
영업시간 오전 9:30~ 오후 8:00(5시 이후는 직업훈련교사가 근무)
위치 탄현동 111-1 고양재활스포츠센터 1층 

지적장애인들의 일터 ‘위캔쿠키’
먹을수록 착해지는 우리밀 수제쿠키
 중국에 포츈 쿠키가 있다면 고양시에는 위캔 쿠키가 있다. 과자를 쪼개면 행운의 말이 나오는 포츈 쿠키만큼이나 사는 사람, 만드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직업을 갖고 사회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장애의 유형 가운데서도 특히 지적장애인에게는 더 어렵다. 사회관계를 원활하게 맺어가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위캔 쿠키의 노력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장애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일터를 마련하고 ‘쿠키를 만들기 위해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쿠키를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회복지법인 위캔센터는 지적장애인 직업재활시설로 2001년에 설립했다. 40여명의 지적장애인이 반죽 팀, 성형 팀, 포장 팀으로 나누어 일한다. 팀별로 담당훈련교사를 배치하고 있다. 최수희 기획총무팀장 “착한소비라는 개념에서 쿠키를 만든다. 쿠키를 판 수익금으로 장애인들에게 임금을 주고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 생활하고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위캔 쿠키는 유기농, 우리밀, 국산재료 같은 건강한 재료에 첨가제를 전혀 넣지 않고 쿠키를 만든다. 구입은 자체쇼핑몰(www.wecanshop.co.kr), 유기농 전문매장에서 할 수 있다.
문의 031-969-3533
영업시간 아침9:00~오후6:00
위치 덕양구 벽제동 4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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