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금. 이 금값이 요즘 장난이 아니다. 8월 한 달간 금 가격은 12% 상승, 월간 상승폭으로는 2009년 1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금 가격은 지난 2007년 2월 1돈 당 8만 원 대에서 2010년 10월 19만 대를 거쳐 9월 1일 현재 23만 원 대로 급등했다. 너도나도 금펀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추석명절 선물로 금제품이 새롭게 떠오르는 등 금값 상승으로 인한 다양한 생활의 변화가 생길 정도다.
금값에 대한 여러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뉴스를 접하며 ‘우리 집 장롱 속 금도 팔아볼까’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쉽게 금을 구입할 때와는 달리 막상 금을 팔려고 하니 팔아본 경험이 없어 어디에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조차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금을 팔려는 사람들을 위해 금 팔 때 유의할 점에 대해 알아봤다.
장롱 속 금, 아이들 돌 선물이 이제와 목돈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아들을 가진 주부 현모(46·잠실동)씨는 요즘 보유하고 있는 금을 어떻게 팔아야 할 지 고민이다. 두 아들의 백일과 돌잔치 때 받은 선물이 대부분인 현씨는 어림잡아 계산해본 금값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현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백일이나 돌 선물이 대부분 1돈짜리 금반지였다”며 “집안 어른이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많은 돈수의 금팔찌나 금목걸이, 금거북이 등을 선물받았다”고 말했다.
가지고 있는 금을 얼추 헤아려 봐도 25~30돈. 20만원이 넘는 시세를 적용해보니 적어도 500만~600만원에 이르는 돈이다.
아이들이 성장한 지금 현씨가 금을 팔려고 하는 이유는 한 가지. 오른 물가와 대출금 이자, 거기에 대입을 앞둔 아들의 교육비로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금을 팔려고 하자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도 금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있고, 아파트 상가 금은방에도 금을 산다는 글귀가 씌어있는데 어디에다 팔아야 손해를 덜 보고, 또 안전한지가 궁금합니다. 또 제가 금에 대해 잘 몰라 속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금 시세와 정보 파악이 우선
금을 팔 때는 금 시세를 알려주는 인터넷 비교사이트, 금 시세 정보 등을 통해 사전에 시세 동향을 파악해두는 것이 현명하다. 금값이 계속 오르면서 금은방에서의 매매는 줄어든 반면, 한국금거래소 등 온라인으로 시작해 오프라인에 매장을 내고 전문적으로 금을 매입하는 업체들이 2~3년 전부터 성업 중이다. 그런 금거래소에서는 금값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있어 쉽게 시세를 파악할 수 있다. 금거래소에서 금 가격을 책정할 때 쓰는 주요기준은 런던 금시장연합회에서 제시하는 국제 금 시세.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하는 금 시세에 파운드화나 원 달러 환율 역시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국제 금 시세를 원화로 계산하는 복잡한 계산법을 거쳐 그날그날의 금 가격이 나오게 된다.
한국금거래소 최은규 부사장은 “소비자가 금을 팔려고 할 때에는 금에 대한 정보나 시세를 어느 정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부당업체로부터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 금에 대한 지식이나 시세정보가 부족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금의 단위인 ‘돈’이 몇 그램(g)인지 정확하게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법정계량단위가 그램이므로 1돈이 3.75g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일부 부당 업체는 1돈이 4그램이라고 속여 매입단가를 낮추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 꼭 확인하고 요구해야
또 금을 저울에 계량할 때에는 반드시 그 중량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믿고 맡기면 중량을 낮게 불러주는 경우가 많다. 처음 중량과 금을 저울에 올렸을 때의 중량을 반드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제거할 수 있는 큐빅 등은 최대한 제거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제품에 따라 정제비(99.99% 골드바를 재생산하는데 드는 비용)를 요구할 수도 있다.
최 부사장은 “정제비로 1000원에서 3000원 정도가 적당하며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또 판매 후 반드시 통장송금을 요구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에 대해 “현금 수령 시 매입단가를 낮추는 경우가 있고,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을 살 때에는 부가세를 내는 것이 당연하지만 금을 팔 경우에는 부가세를 낼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금을 팔 때 부가세를 내야한다거나 부가세를 운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한편 순금(24k)은 물론 18k와 14k 금도 팔 수 있는데, 18k와 14k 역시 순금과 함께 실시간 시세를 확인할 수 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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