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名醫를 만나다- 용인 예일내과 박상진 원장

지역내일 2011-08-14 (수정 2011-08-14 오후 9:55:07)

간 질환, 간염을 알면 답이 보입니다 


지난 3월 지방의 한 특목고에 입학한 A군은 기숙사에 들어가려 했지만 학교에서는 B형간염 보균자라는 이유로 기숙사 입소를 불허했다. 기숙사가 4인 1실로 운영되기 때문에 칫솔이나 물컵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학생들이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 결국 A군의 아버지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 측에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간암의 70%는 B형간염 바이러스가 원인
“아직도 간염환자와 같이 밥을 먹거나 술잔을 돌릴 경우 간염에 전염된다며 꺼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지만 분명 이건 불합리한 차별이에요. 대표적인 간염인 B형간염은 혈액과 체액을 통해 감염되는데 가벼운 입맞춤이나 악수, 포옹, 기침 등으로는 전염되지 않습니다.”
용인 신갈동 예일내과의 박상진 원장(용인시의사회장)은 “B형 간염은 간경변증, 간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질환이지만 때로는 잘못된 정보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간염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간암이나 간경화가 떠오르면서 무서운 느낌이 들지만 B형간염은 예방접종을 통해 95% 이상 예방이 가능합니다. 설혹 보균자라 하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경화증이나 간암을 조기발견해 적절히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간암 예방은 B형간염 예방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간암 원인의 약 70%가 B형간염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B형간염 보균자, 6개월에 한번 정기검진 필수
“이유없이 살이 빠지고 피로할때 간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처럼 간은 상당한 손상을 입을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나 통증이 없습니다. 불평없이 묵묵히 맡겨진 일을 수행하다 결국 지칠 대로 지쳐 나가떨어지는 머슴같은 스타일이죠.”
간이 망가지는 동안 피로감이나 체중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그냥 지나치기 쉬워 문제다. 특히 황달이나 복수가 차오르는 경우에는 이미 치료를 받기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 원장은 B형 간염 보균자의 경우 약물치료의 적절한 시기를 정하고, 간암 등 합병증 발병을 확인하기 위해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검진은 필수라고 강조한다.
“간염을 정확히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만으로 암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2cm 미만의 조기 간암은 현대의학으로 80% 이상 완치가 가능해요. 암이 생겼더라도 얼마나 빨리 발견하는가가 관건이죠. 그래서 간의 상태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정기검진이 중요한 겁니다.”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 차별은 부당해
지난 2006년부터 5년째 용인시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박 원장은 서울 광주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11개 간 질환 전문의원 연합체인 ‘간사랑 네트워크’의 참여 의사다. 간사랑 네트워크의 태동에는 간 질환 환자들의 권익보호와 정보공유 모임인 간사랑동우회가 있었다.
“간 질환은 장기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인만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병입니다. 입원보다는 외래진료를 통해 통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간사랑네트워크는 종합병원보다 접근하기 쉽고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개원가들끼리 연합해 간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해보자는 뜻에서 출발했어요.”
그는 간질환의 치료 뿐 아니라 간 질환 환자들이 겪고 있는 건강, 취업 등 사회적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하는 것 역시 사회생활 속에서 병을 관리하고 대처하는 방법이다.    
“아직도 회사에서 직원을 뽑을 때 신체검사에서 B형간염 양성 반응이 나오면 취업에 불이익을 받는 등 간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많습니다. 간사랑동우회 홈페이지에 가 보면 아이가 B형간염 보균자라는 이유로 어린이집에서 퇴소 권고를 받은 사례가 수두룩해요. 간염바이러스 보균자 차별은 부당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간 질환에 대해 정확히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죠.”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간염마다 감염경로와 예방법 달라요
박상진 원장의 말처럼 간염을 정확히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B형간염 외에도 A형, C형, 알코올성 간염 등이 더 있다. 이들 간염은 감염경로와 예방법도 다르다.
* A형간염: 오염된 물과 음식 섭취를 통해 감염되는 수인성 전염병. 급성간염 형태로 나타나며 20~30대 젊은층에서 많다. 깨끗한 위생환경에서 자라면서 면역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병한다. 백신을 접종해 예방할 수 있는데, 급성A형 간염의 약 85%는 3개월 안에 회복되고 만성화되는 경우는 드물다. 
* B형간염: 대부분 출생 과정에서 B형간염에 감염되어 있는 산모의 혈액에 신생아가 노출되는 수직감염이 주원인. 신생아때 감염된 경우의 90%에서, 유년기에는 약 20%, 성인의 1% 미만에서 보균자가 된다. 수직감염 외에도 혈액이나 체액, 성접촉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3회 백신 접종을 맞아 항체가 생기면 평생 B형간염에 걸리지 않고 이후 추가 접종도 필요없다.(97년 이후 추가접종 폐지)
*  C형 간염: C형 간염은 B형처럼 혈액과 체액을 통해 감염되며, 만성화될 경우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도 없고 예방백신도 없지만 B형과는 달리 완치가 가능한 것이 특징.
* 알코올성 간염: 술을 과도하게 자주 마시면 손상된 간세포가 다시 회복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진행된다. 이중 알코올성 간염은 지방간, 간경변증과 함께 대표적인 알코올성 간질환 중 하나.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반응을 동반하는 상태가 되는데, 특별한 증상이 없어 다른 문제로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금주 외에 뾰족한 예방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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