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하는 주부들이 모여 동네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뭐가 있을까. 부천시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단은 시내 3개구 각동의 주부들이 모인 부천시정 모니터 역할을 한다. 행정기관의 입장에서 보는 정책과 주민입장의 실생활에 필요한 시정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생겨난 제도가 주부모니터단이다. 올해로 3기에 접어든 부천시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단 김미진 회장으로부터 그간의 활동과 앞으로 계획을 들어보았다.
주부라서 더 잘 안다, ‘정책 소비자의 눈’
“IMF 때 13년간 다니던 대한항공을 퇴직하게 되었죠. 그 후 검정고시 학원 강사로 일했어요. 주변에 한글조차 못 읽는 어려운 이웃이 있다는 것을 당시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시작한 것이 이웃 나눔 활동이죠.”
모니터단 3기 김미진(48) 회장이 모니터링을 처음 시작한 계기는 공모 당시 캐치플레이어가 ‘나눔’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 회장은 전국을 돌며 비영리단체 집수리봉사단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사는 부천을 위한 일을 찾고 있었다.
모니터단은 현재 구별로 모두 100여 명이 활동한다. 연령은 30~50대까지의 주부들이다. 직장인, 전업주부 등 각양 각층이 모였다. 주된 활동은 온라인으로 시정과 국정에 대한 정책제안. 모니터링을 하면 정책에 따라 활동비를 포인트로 받는다.
모니터단은 온라인 활동 외에도 월 1회 정기모임에 참석한다. 정보공유와 지역사회 나눔활동을 위해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별로 치면 더 많은 수의 모니터들이 부천시 행정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민원보다 더 빠른 정책제안 결과에 자부심 느껴
“모니터단은 부천시의 잘된 정책과 시정을 요하는 정책을 시와 행안부에 직접 제안하죠. 전국 단위 안건은 행안부에서 담당하고 그 중 지역에 해당하는 내용은 다시 지자체로 내려와 시정절차를 밟아요.”
올해 시정된 대표 사례는 ‘부천시내 광케이블 선 도로 방치’ 건이다. 모니터가 행안부로 올린 제안이 부천시로 내려왔고, 한국통신을 거쳐 해결됐다. 아이들이 행여 전선을 만질 경우 겪게 될 위험을 자녀를 키우는 주부이기에 미리 캐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물가로 서민들이 생활고를 심하게 겪고 있잖아요. 모니터단은 시내 대형유통업체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쪽과일 판매를 제안했어요. 수박 같은 과일은 식구가 적은 가정에서 끝까지 다 먹기엔 부담스런 가격과 크기잖아요. 실제로 마트에 쪽과일 수가 많아졌다는 엄마들의 반응을 들을 땐 보람을 느껴요.”
모니터단은 전국단위 활동을 한다. 그래서 전국단위로 해결되어 부천시가 함께 혜택을 볼 때도 있다.
“전국 모니터단에서는 학생신분이 아닌 청소년들의 교통버스 할인제도를 제안해서 받아들여졌어요. 또 서울에서는 먼저 직장맘을 위한 자녀 유치원 대신 보내주기 핸드폰 신청제도도 시행중이죠.”
절차가 까다로운 법을 바꾸지 않고도 제안으로 달라질 수 있는 일을 살피고 만드는 일이 모니터단의 역할이자 보람이다.
부천시 생활정책. 무엇이 얼마나 달라져야 하나
모니터단은 워크샵이나 도 대회 등에서 타 지역과 자연스럽게 정보교환이 오간다. 그래서 부천시 행정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국의 모니터단 활동이 그만큼 세부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부천은 도시크기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아요. 그래서 아파트는 물론 소형 빌라 단지가 생각보다 많지요. 아파트 단지도 그렇지만 소형빌라주거지역은 아직도 CCTV 등 안전망이 부족해요. 늦은 밤 청소년 탈선 등을 막으려면 취약지역에 CCTV 보급이 시급해요.”
김 회장은 이밖에도 외지인 중심의 부천시의 각종 축제 개선이나 청소년 밀집지역 금연구역 설정 등도 향후 풀어내야할 모니터단의 숙제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의견들이 필요하다.
“선거 때문에 올해만 모니터 활동 기간을 2년으로 늘렸어요. 모니터단 공개 모집은 매년 연초에 해요. 모니터단에서는 불편함을 불평하기 보다는 개선하려는 시각을 원해요. 또 도당동과 소사지역 집수리처럼 이웃 나눔을 함께 한다면 더 좋겠죠.”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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