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성공시대- 보세아동복전문점 ‘앵두나무’ 이지현, 이지순
아이와 눈을 맞추고, 사랑으로 품는 엄마표 앵두나무
엄마 손을 잡고 들어오는 아이를 환한 웃음으로 맞는 이지현 씨. 눈 깜짝할 새에 매장 한켠에 놓인 나지막한 분홍소파에 앉아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다. 아이돌보기는 어느덧 이 씨의 몫. 또 다른 이 씨, 이지순 씨는 서글서글하고 수더분한 성격으로 아이엄마와 한바탕 웃음꽃을 피운다. 그렇게 닮은 듯 다른 두 여자가 있는 ‘앵두나무’ 풍경이다.
부족한 점은 채우고, 안아주고…, 자매라서 행복해요!
“학습지 교사를 했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참 재미있었는데, 더 나이 들기 전에 뭔가 다른 걸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2년 전, ‘앵두나무’는 그렇게 해서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지현 씨의 숨길 수 없는 아이사랑은 예서도 여지없이 발휘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이 씨 뒤엔 탁월한 인간관계와 추진력을 자랑하는 동생 이지순 씨가 있다.
그는 평소에도 인터넷 가격비교를 통해 아이의 옷을 구입하고, 예쁜 옷들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권유하고 판매하기도 했다. 동생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이지현 씨는 “동생이 영통에 사는 데, 동네 아는 엄마들을 한 차에 태워 가게로 데려오기도 한다”며 동생을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런 언니에게 이지순 씨는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언니가 고생이 많죠. 제가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인 일들은 다 언니가 하거든요. 디스플레이부터 매장 문 닫고 고객에게 옷 배달해주는 일까지….” 가족 간에 같이 일하다보면 의가 상하기 마련이라는데, 워낙 어렸을 때부터 자매 사이가 남달랐다는 지현, 지순 씨에게 ‘앵두나무’는 형제애를 새록새록 일깨우고 돈독하게 해주는 고마운 열매였다.
충분한 사전조사 기간은 기본, 아이엄마들 성향 파악 중요
이들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남대문을 찾는다. ‘앵두자매’라며 반갑게 맞이해줄 만큼 상인들과 친해지고 단골가게도 생겨났지만, 처음엔 맘에 드는 옷을 원하는 대로 구매하는 일이 쉽진 않았다. 매장오픈을 염두에 두고 상인들 얼굴도 익힐 겸 시장조사 기간만 6개월 이상을 소요했다. 사전조사 기간만큼은 충분히 거쳐야 한다는 게 지순 씨의 생각이다.
“필요하든 필요 없든 처음엔 3~17호별로 한 장씩 옷을 구입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도 그렇게 가져온 옷들은 언니나 우리 아이들한테 하나씩 입히고, 주변에 인터넷보다 싸게 판매하고, 어느 정도 소진을 하긴 했죠.”
주변의 아이엄마들의 이용후기는 곧 정보가 됐다. 요즘에도 예쁜 옷이 있으면 일단 자신의 아이들에게 먼저 입혀보고, 빨아보고, 사이즈도 가늠해보는 등 사전검수단계를 거친다. 졸지에 지순 씨의 4살 난 딸은 인터넷쇼핑몰 ‘앵두나무’의 전속모델이 됐다. 온라인쇼핑몰(www.앵두나무.com)은 거창하진 않지만, 아이를 데리고 나오기 힘든 경우 엄마들이 집에서도 편안하게 이용했음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지역마다 엄마들이 원하는 스타일도 다르더라고요. 그래도 기본은 좋은 원단의 실용적인 옷들인 것 같아요. 요즘 남자애들은 캐릭터 티셔츠, 여자애들은 화려한 핑크가 대세고요.” 지현 씨의 말마따나 핑크로 수놓은 매장 안이 꽤나 앙증맞아보였다. 아이들 감각에 맞춘 눈높이 세탁기, 싱크대 등 나무로 만든 인테리어소품도 눈에 띈다. 이것저것 뚝딱뚝딱하기 좋아하는 지순 씨의 작품이란다.
첫 술에 배부르랴~, 길게 보고 가격, 고객 꼼꼼히 챙겨야
“잘 나가는 옷이라고 해서 무조건 많이 사다 놓으면 안 돼요. 결국 재고로 남을 수도 있거든요. 어느 정도 팔렸다 싶으면 다른 상품으로 대체하는 요령도 필요하죠.” 오픈 후 1년이란 시간을 보내며 지현 씨가 얻은 경험이다. 여유 자금 없이 처음엔 작게 시작한다 해도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옷들을 많이 갖다 놓게 되고, 그러다 보니 순수입은 아직 만족할만한 단계는 아니다. 예상했듯 지금은 당장 손실을 보더라도 길게 봐야 한다. 그래도 2년 새 주변 상권의 프랜차이즈 아동복 매장들이 문을 닫는 와중에 ‘앵두나무’는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켜왔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원하면 주문한 옷을 그날즉시 배송해주려고 하는 이 씨 자매의 부지런함 덕분은 아닐까. 백일부터 초등6학년까지 앵두나무의 아동복들은 여타 온라인 상품 판매가격과 동일하다. 같은 원단의 같은 제품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싼 곳에서 구입하기 원하는 엄마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여름상품 세일 중이었다.
“이제 가을 옷도 가져다 놓아야 하는데, 정말 원단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지순 씨가 걱정을 늘어놓는다. ‘앵두나무’의 가을색은 어떤 색일까. 지순 씨는 가을에 유행할 옷들을 검색해서 리스트를 뽑아오고, 그 중 적당한 것을 선택하고 중재하는 일은 언니 지현 씨의 몫이다. 가을 옷에 어울릴만한 모자, 구두, 머리띠 등 액세서리까지…. 분주한 가운데서도 ‘앵두나무’는 이름만큼이나 귀엽고 밝은 이미지를 잃지 않는다. 지순 씨의 둘째 아이 태명이자, 지현 씨도 상호명으로 생각했었다던 ‘앵두나무.’ 마주보고 있는 두 개의 알맹이처럼 찰떡궁합 텔레파시를 자랑하는 이 씨 자매의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가 탐스런 앵두처럼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문의 앵두나무 031-271-2140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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