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수험생이 된 고2 아들에게

지역내일 2011-07-31

논술서당 
박시성 원장
903-7353


 1993년은 이 아빠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는 한 해가 되느니라. 먼저 그해에 아빠는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되었느니라. 그때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나의 천직인 줄은 몰랐느니라. 그리고 매년 겉모습만 바뀌면서 혼란만 주는 대학입시제도가 나름 꿋꿋하게 지켜온 내신/수능/논술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던 첫해가 또한 1993년이 되느니라. 그 숱한 우여곡절의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데 문뜩 정신을 차려보니 1993년 이듬해 얻은 나의 아들이 이제 고2... 수험생이 되어 있었느니라. 목수집 문짝이 덜렁거린다는 말이 이제사 귀에 들어오는 2011년 여름이니라.
  지천명을 눈앞에 둔 사람이 느끼는 심정이 모두 그러하겠지만 이 아빠 역시 뭐 하나 이루어 놓은 거 없고 그렇다고 알뜰하게 아들들을 보살피고 지켜주지도 못했고...참으로 지난 세월이 안타깝기만 한데 그나마 그 18년의 경험이 우리 아들이 헤쳐 가야 할 수험생의 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는 있겠다  자위하면서 이제 수험생의 기본 자세에 대해 몇 마디 하고자 하느니.
  공부를 하는 데는 역시 기본 자세가 중요하느니라. 무엇을 공부하느냐보다 공부를 하려는 의지가 살아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책상이 앉아 있는 시간의 절대량을 늘려야 하는데 그것은 몸이 따라주어야 되는 문제인바 바로 그 몸 훈련에도 몇 개월의 고투가 필요한 법. 1, 2학년 때 공부와 다소 사이가 좋지 못했던 아들이 지금부터 고3이라는 마음으로 본격적인 수험생활로 진입해야 하는 이유이니. 흔히 예비고3이 되는 겨울방학 때부터 초발심하여 이를 악물고 공부하려고 애를 써 봐도 워밍업만 하다가 3월 첫 수능모의고사에서 처참한 현실에 봉착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예 고등학교는 대체로 4학년까지 하는 게 최근의 유행이고 대세라 여기고 게다가 재수생활도 인생의 다양한 경험 중에 하나이니 그 또한 긴 인생 행로에서 보면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지금부터 시작하는 게 2012년 12월의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맞이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는니. 
  그리고 내신과 수능, 그리고 논술 공부가 전혀 다른 장르가 아니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느니. 내신 대비 공부를 제대로 하면 그것이 수능 공부고 수능 문제집을 많이 풀어보는 것이 논술공부의 튼튼한 기반이 된다는 것은 논술선생으로 보증하는 사실이니라. 반대로 논술공부를 통해서 수능문제의 더 심도 있게 분석할 수 있는 눈이 생기고 수능공부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내신 대비 때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게 될 터인데, 내신은 이미 망쳐놔서 별로 애착이 안 가고 수능 공부는 뭐 어디가 끝이고 어디에서 시작해야 될지 막막하니 학원 진도나 따라가고 논술은 3학년 때 좀 하면 될 것이라는 뜬구름 잡는 공상에 빠져 허송세월하다가는 앞으로 2년 6개월이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것 또한 명심해야 하느니.
  마지막으로 현재 대입체제에서는 수능의 언수외탐영역에다가 문이과 계열별 논술까지 꾸준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1년 이상 준비를 해야 비로소 나름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니 어느 한 과목도 어렵다고 포기해서도 안 되고 점수가 좀 잘 나온다고 소홀히 관리해서도 한 된다. 경쟁자가 많은 경기에서는 방심은 곧 실패이며 외통수 전략은 스스로를 궁지로 모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과생인 아들의 경우는 2학기부터는 선택할 사탐과목까지 염두에 두고 공부를 해 나가야 하느니. 
  올해 논술문제에 영어제시문을 활용하는 대학이 기존의 한국외대,경희대, 동국대 외에 서울시립대, 이화여대가 가세하였으니 내년에 전 대학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많으므로 외국어 영역 공부도 좀더 수준 높게 공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사실 명심하여야 하느니라. 남은 시간은 1년 남짓인데 할 것이 너무 많다는 느낌도 들겠지만 지금부터 시작하면 아들의 그 역량이면 충분히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수 있다고 이 아빠는 믿는다. 앞으로 아빠와 소통하면서 인생의 한 고빗길을 같이 넘어보자꾸나. 파이팅 우리 아들! 그리고 예비고3 수험생이 되는 이땅의 모든 우리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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