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비욘드입시학원 조성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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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습득하는 모든 지식은 나선형(spiral) 지식향상에 기반을 둔다. 마치 소용돌이처럼 작은 한 점에서 시작하여 조그만 원이 점점 커지는 형태를 띠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지식 또한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넓혀져 가는 것일까? 우선 대답은 예스! 노! 둘 다이다.
한 어머님께서 상담을 요청하셨다. 우선 전교 석차 10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으며, 어학원 또한 꾸준히 다녀서 영어에 대한 감 또한 뛰어난 아이었다. 유명한 대형 어학원을 꾸준히 다녔는데, 이제는 더 이상 실력향상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하셨다. 이런 경우 대다수의 어머님들은 학생이 그 학원 시스템에 너무 적응이 되어 더 이상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하고 학원을 옮기곤 한다. 물론 행동주의 심리학적인 면으로 바라보았을 때, 학생에게 주어지는 자극은 중요하다. 학생에게 있어 공부를 향한 자극은 끊임없이 주어져야하며, 이러한 자극들로 인해 생기는 결과물들은 강화가 되어 마치 반석위에 세운 집처럼 무너지지 않는 지식으로 자리하게 된다. 하지만 끊임없이 주어지는 자극 속에서도 학생의 실력이 늘지 않는 정체기는 오기 마련이다. 이는 학생에게 주어진 지식의 방향성은 나선형이지만, 실력 자체는 계단식으로 확장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가 그렇다. 워낙 가진 지식이 없을 때는 주는 대로 먹고 그 지식이 쑥쑥 자라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정체기와 급속도의 실력향상이 번갈아가면서 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어의 정체기에 학생의 실력은 그냥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인가. 학생의 두뇌는 끊임없이 들어오는 자극과 영어의 노출 속에서 성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결과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학원을 옮기는 경우, 그 정체기는 실력향상의 기회를 놓치게 되며, 오히려 영어 실력이 하락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어머님들의 불안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나, 본인은 어머님들께 좀 더 기다려 볼 것을 부탁드린다. 결국 공부는 학생 본인이 하는 것 이지만, 어머님들의 조바심 또한 학생의 실력향상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학생은 기존 학원을 계속 다니기로 했다.
우리 학원에 중3 친구 한명은 지난 3월, 학원 개원과 함께 시작한 개원 멤버이다. 학원 시스템 자체가 워낙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타이트한 시스템이기도 하지만, 그 친구는 그런 시스템 안에서도 유독 열심히 하는 친구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그런 태도를 단 하루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은 사실상 미비했다. 그동안 공부하는 버릇이 부족했고 갖춰진 기초가 부족한 탓이다. 난 이 친구가 우리 학원에 다니는 많은 아이들 중 곧 최고가 될 것이라 믿는다. 그동안 착실히 쌓은 기반이 2학기에는 점수로 나타날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 친구의 이름과 점수 또한 밝혀볼까 한다.
일개 신생 입시학원의 원장으로서, 마케팅에 힘을 쓰고 원생모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본인 또한 학생을 위하는 교육자이다. 학원을 옮기는 일은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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