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운영자모임 열어 … 작은도서관이 지역거점 기능
"최근 자료열람 위주의 기능뿐만 아니라 독서문화운동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도서관 역할을 수행해줄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역 도서관의 존재와 역할을 고민하고 공유하는데 민·관이 함께 해야 합니다."
11일 오후 3시 도봉구청 16층 다목적회의실에는 도봉구의 도서관 운영자 58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역내 공립·사립 도서관은 물론 작은 도서관과 학교 도서관의 지역공동체 문화 조성을 위해 '도봉구 도서관 네트워크'를 개최한 것이다.
◆지역사회의 도서관 발전방향 = 이날 행사에서는 전문가의 강의와 도서관 운영자의 모범사례 발표가 있었다. 화두는 지역사회와 도서관을 어떻게 연계·발전시킬 것인가다.
먼저 정진수 덕성여대 교수가 '지역사회와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정 교수는 "지역내 공공도서관이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작은 도서관이 지역거점의 기능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통해 공공도서관의 기능을 지역내 모든 곳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 사서가 한명도 없이 시민들이 운영하는 시흥시 신천도서관장의 사례 발표가 있었다. 이옥금 신천도서관장은 "'도서관희망씨'라는 시민자원활동가 60여명이 직접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기부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며 "조직의 내실화를 기하면서 동시에 주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연계된 사업을 추진하는 등 발전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원하는 도서관 = 참석자들은 강의가 끝난 뒤 '지향하는 도서관'과 '도서관 이용자가 원하는 바'에 대한 주제토론을 했다.
이순임 도봉어린이문화정보센터 관장은 "도서관 이용자들은 원하는 시간에 쾌적한 공간에서 깨끗한 도서를 이용하길 원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의 여러 도서관과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공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제토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네크워크에 참석한 김숙희 새마을문고 도봉지부회장은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다는 큰틀에서만 생각하고 있었다"며 "이런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도서관에서 하는 방식을 우리 문고에서도 접목해 좋은 문고, 좋은 도서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임필순 도봉구 도서관팀장은 "참석자들이 도서관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역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인식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며 "운영주체는 다르지만 지역내 도서관이 하나의 도서관을 지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치단체들은 대부분 도서관 건립이나 도서 확보, 지역내 대학과의 연계 등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도서관 정책을 내놓고 있다. 도봉구처럼 도서관 운영자를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은 보기 드물다.
도서관 네트워크가 열리기까지 이동진 도봉구청장의 노력이 숨어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 4월부터 매월 셋째주 '주민과 함께하는 목요데이트'를 시작했다. 그중 가장 첫번째가 공공도서관 이용주민과 민간도서관 관계자, 아파트 내 작은도서관 이용 주민들이 참가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나온 요구가 공공도서관과 사립도서관 간의 협력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도서관 정책 추진이었다.
◆도서관팀 만들어 지역도서관 활성화 = 이를 받아들여 이 구청장은 도서관 관련 업무의 통합지원을 위해 지난 5월 1일자로 도서관팀을 신설했으며 이날 도서관 네트워크도 개최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서울시내 자치구들은 광역도의 시·군보다 문화정체성을 확립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번 네트워크가 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을 통해 지역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도봉구에는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을 합해 80개가 있다. 앞으로 구는 작은도서관을 100개까지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작은도서관 지원·육성조례를 제정할 방침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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