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라는 말은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많이 접하게 된다. ‘나 우울증 인가봐’, ‘너 우울해 보인다, 우울증 치료 받아봐’, ‘모연예인이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며?’, 친구들 사이의 대화에서도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들이 빠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많은 유명 인사들의 자살로 언론이나 매체를 통해서도 우울증에 관한 기사가 끊이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우울증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나 자신, 우리 가족, 우리 아이의 문제일 수도 있다.
초등학교 2학년 A군의 경우를 보자. A군은 한 달 전부터 물건을 훔치는 행동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상담을 받으러 왔다. 아무리 혼을 내도, 며칠이 지나지 않아 또 사사로운 물건을 훔치는 행동이 반복되었다. 학교생활에서 큰 문제점은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 급식을 잘 안 먹으려고 하고, 이전보다 말수가 좀 줄어들었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혼자 있을 때가 많아졌다고 한다. 집에서는 최근 들어 유달리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잠을 잘 때도 엄마 옆에서 자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A군은 검사 상에서 심한 정서적 불안정 상태로 나타났으며, 수개월 전부터 부모님 사이가 안 좋아 진 것 때문에 매우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부모님이 언제 이혼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이 모든 것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우울증을 키워 왔었다.
우울증이란 말 그대로 우울한 기분이 지나쳐 일상생활의 지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고, 기운도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누워만 있고 싶고, 재미있는 TV를 봐도 재미가 없고,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고, 밤에 잠도 안 오고, 사람들이나 친구들도 만나기 싫고, 하는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안 좋은 생각만 자꾸 떠오르고, 살고 싶지도 않고, 심하면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우울증이다. 어른들의 경우에는 이런 일반적인 증상들을 나타내며, 스스로도 ‘내가 우울증인가’ 하고 인식할 때가 많다.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에는 어른들의 전형적인 우울증하고는 차이가 있다.
조성일 의학박사
정신과 전문의
희망가득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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