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아이를 ‘엄친아’라고 부르듯, 아파트도 그런 곳이 따로 있다. 살기 좋고 쾌적한 주거 공간에 주민을 위한 문화 시설 도서관을 마련한 아파트. 아이들이 차를 타고 가지 않아도 언제나 안전하게 들러 보고 싶은 책을 읽고 쉬다 오는 곳. 이런 곳이 아파트 안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수구 송도 해모로 아파트가 그 주인공이다.
< 우리 아파트의 문화지수 알리는 ‘도서관’
하루가 다르게 변모 중인 송도국제도시. 계획도시의 대표 격인 연수구 송도동은 주부들이 이사 가고 싶은 도시 중 하나다. 시원스런 도시미관도 그렇지만 그 안살림을 들여다보면 더욱 호감이 가는 이유. 따로 있었다.
인천메트로 캠퍼스타운역 입구에 자리한 송도 해모로 아파트가 단지 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오가며 들러 읽고 싶은 책을 보거고 빌려간다. 또 도서관 야외쉼터를 이용해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하고 있다.
송도 해모로 문춘화 부녀회장은 “주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이용하거나 아이들끼리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온다. 특히 단지 내 차들을 지하주차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엄마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보내고 있어 주민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내 도서관이 더 인기 있는 이유는 접근성 외에도 송도 지역에 아직까지 공공도서관이 없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올 9월이면 어린이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지만 주민입장에서는 걸어서 5분 거리 안에서 책을 해결한다는 것 자체를 즐겨하고 있다.
< 주민을 위해 주민이 운영한다
송도 해모로는 아파트를 지을 때부터 한진중공업 측으로부터 주민공용 시설로 도서관 자리를 따로 마련했다. 또 입주 당시 시설과 책들도 건설 시공사와 연수구청 및 인천문화재단 의 지원을 받았다.
아파트 중앙 관리동 2층에 자리한 도서관은 단지 내 15개 동 어느 곳에서든지 쉽고 빠르게 오갈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한다. 또 시설도 서가와 열람석 외에 에코 마당을 따로 두어 쾌적하고 아늑한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인가. 지금까지 도서관 운영 주체는 이곳 아파트 부녀회다. 부녀회원들은 날마다 한 명씩 도서관 사서 역할을 맡는다. 문을 여는 오후 2시가 되기 전 미리 나와 청소부터 책 정리까지를 맡아 관리한다.
송도 해모로 부녀회 민순옥 총무는 “부녀회가 주축이 되어 도서관 관리를 하지만 통장과 입주자대표자회의에서도 힘을 합해 돕고 있다. 앞으로 주민 사서나 봉사자를 모집해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송도 해모로처럼 아파트 도서관 만들려면
편리함과 문화공간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 아파트 내 도서관. 그렇다면 송도 해모로처럼 아파트 안에 도서관을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이곳의 문 부녀회장은 도서관을 열 장소 확보를 우선으로 꼽는다.
“도서관을 열 수 있는 장소로 문고 설립이 가능한 약 10평 이상의 공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기본 집기로 서가, 열람대, 도서대출 전산처리용 컴퓨터, 열람석과 소파 등을 최소한 갖춰야 한다.”
또 도서관을 운영하려면 운영위원회도 있어야 한다. 송도 해모로 처럼 부녀회 중심도 좋지만 입주자대표자회의 조직을 활용하면 아파트 내 시설과 비용 등 도서관 운영과 일하기가 쉽다.
이밖에도 문고운영 담당자를 두면 이용자는 물론 관리 면에서도 편리하다. 가령 관리를 전적으로 자원봉사 형태로 둘 것인지 혹은 주민 중 학교사서 도우미나 도서관 업무관련자를 활용할지도 선택한다.
문 회장은 “해모로에서는 정기적으로 주민대상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받고 있다. 아파트 내 도서관 운영의 관건은 도서 확보와 만족도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신간을 제대로 비치하는가도 도서관 이용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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