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정영돈
홧병의 증상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화(火)와 비슷하다. 열이 치밀고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나 가슴 부위에 덩어리가 뭉쳐져 있는 것으로 느낀다. 불안하고 초조하고 우울한 증상도 나타난다. 열이 치밀다 보니 피부에 무언가 많이 나고 얼굴빛도 안 좋다. 이와 함께 불면 피로 소화불량 식욕부진 호흡곤란 빈맥 전신동통 등도 나타난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나타나는 증상이 워낙 다양하고 사람에 따라서 다르다. 또한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원의 다른 과를 여기저기 다니다가 마지막으로 홧병클리닉을 찾는다.
홧병은 정신적인 스트레스, 충격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신적인 부분을 치유하는 게 먼저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정신과 신체를 따로 보지 않아야 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라는 말도 있듯이 신체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 그로 인해 간장에서 화를 만들고 화가 위로 올라가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지나도 화는 그대로 남아 심장에 모인다. 그것이 쌓여 어느 순간 홧병의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홧병을 의심해 병원을 찾으면 우선 진단을 통해 그 원인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긴장되고 불안정한 심리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내부의 막힌 것을 풀 수 있는 약물을 처방한다. 필요한 경우 체질에 맞는 침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치료를 통해 상황이 어느 정도 좋아지면 운동요법, 식사요법 등으로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자세다. 한방에서는 질병에 있어 思慮過多(사료과다), 즉 지나친 생각과 고민을 큰 원인으로 보는데 홧병은 정신의 고통이 신체로도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과 신체를 결코 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통증이 나타난다는 것은 내 몸이 신호를 보내는 거다. 그 신호에 잘 귀 기울여 본인 내부의 소리를 잘 들어서 풀 것은 풀고, 이겨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 홧병의 증상
- 가슴이 막히고 답답하다
- 명치끝이 아프고 소화가 안 된다
- 잠이 안 오고 불안, 초조하다
- 갑자기 우울해지고 한숨만 나온다
- 변비도 생기고 온몸이 지근지근 아프다
- 심장이 갑자기 뛰고 속에서 덩어리가 위로 치미는 듯하다
- 얼굴에 열이 오르면서 추웠다 더웠다 하고 손발에 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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