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자신만의 다이어트 비전을 그려라

지역내일 2011-07-10
결코 화려하지 않은 제 진료실이지만, 유일하게 내세울게 하나 있다면 바로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유리창이랍니다. 창밖의 풍경이라고는 경찰서와 아파트 단지 그리고 어디나 있을 법한 이차선 도로가 다입니다만, 커다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깥 풍경과 공기가 질식할 것만 같은 일상에서 작은 탈출구가 되어주지요. “日新又日新” 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요. 같은 일을 몇 년 이상 하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제게 재산이라고는 열정 하나인데 이걸 잃게 될까봐 늘 위의 구절을 떠올린답니다. 제 마음에 있는 창문인 셈이지요.
여러분들에게 묻습니다. 혹시 지금 일상에 파묻혀 그냥 흘러가는 대로 모든 것을 내맡긴 채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 직장에 들어가기만 하면 뼈를 묻는단 심정으로 일을 해서 내 능력을 인정 받으리라던 다짐은 저 멀리 사라지고, 복지부동(伏地不動)을 최고의 모토로 삼으며 몸을 사리고 계시진 않은가요? 이 세상 최고의 남자와 결혼했다는 신혼 초의 행복은 사라지고, 살면서 밥을 가장 많이 먹은 아빠와 사촌오빠 중간쯤 되는 남자로 남편을 바라보고 있진 않은가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 손가락, 발가락 개수를 제일 먼저 확인하며,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달라고 바라던 마음은 사라지고, 어린 자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진 않나요? 옷가게 점원으로부터 맞는 사이즈가 없다는 수모를 겪고 나서 이를 갈며 시작한 다이어트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라며 자포자기하고 있지는 않나요?
제가 비만 주치의이다 보니 오늘도 다이어트에 대한 얘기를 빼먹을 수가 없네요. 그래서 말인데요. 다이어트도 인생과 똑같답니다. 중심을 잃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일상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만의 다이어트 비전을 그려보는 거죠. 비전은 유명 연예인의 사진이 될 수도 있고, 구체적인 체중, 체지방량, 신체 사이즈 등의 숫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시켜야 합니다. “지금 몸으로도 나는 충분히 아름답고 행복하지만, 날씬해지면 더 많은 기회를 누리며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라고. 이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기 위해 비전보드를 만들어보세요. 워너비 모델의 사진을 붙여놓고 구체적인 목표와 함께 이를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들로 보드를 꾸며보세요. 완성된 나만의 비전 보드를 컴퓨터 앞이나 침대 옆과 같은 곳에 붙여두고 수시로 들여다보면서 해이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으세요. 늘 새로운 사람은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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