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선 켄템포러리, 조각가 김경민 개인전

지역내일 2011-07-09

작가 특유의 해학과 드라마틱한 연출이 돋보이는 신작 선보여

 평범한 일상을 유쾌한 조각 작품으로 재현해 온 조각가 김경민이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개인전 <LIFE STORY>를 갖는다. 7월 6일부터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 김경민은 특유의 해학성과 섬세한 모델링, 드라마틱한 연출이 돋보이는 신작 13여 점을 선보이며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전시공간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일찍이 인상주의 이후 작가들이 제목과 텍스트를 반영하는 현대작품 해석의 인식론적 이해에 시동을 걸었다면, 뒤샹은 ‘레디-메이드 (ready-made)’, ‘개념미술’과 같은 신개념을 소개하며 현대미술의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시켰다. 이렇듯 추상과 비구상, 개념과 이즘(ism)이 두드러진 난해한 현대미술에서 김경민은 쉽고 재치 있는, 그리고 보편성을 추구하는 작품으로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말하기를 “상처와 고통으로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작품을 통한 따뜻함과 치유를 전달해 주고자 한다”고 했다. 그의 작업은 존재적 철학, 예술의 담론과 같은 거창한 미학적 내용을 표방하는 대신, 미술사적 흐름과 시대의 변화에도 불변하는 인간의 기본적 윤리를 담음으로써 미술의 원초적 기능을 행하고 있다.
 김경민 작가는 주변의 소소한 풍경과 인물을 작가적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하여 이를 경쾌한 조각작품으로 표현한다. 작가이자 동시에 세 아이의 어머니로, 그리고 한 남편의 아내로 생활의 주 무대가 되어 온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모습에 그녀만의 풍부한 상상력을 더해 이를 입체적 인물상으로 빚어낸다. 김경민은 여전히 가족이라는 큰 틀을 주제로 작업하지만, 이전에는 어깨가 무거운 엄마 (돼지엄마)나 철딱서니 여동생 (쉿!)을 연상시키는 작품과 같이 집단 내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전시작에 있어서는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전체의 균형을 보다 강조하였다. 사이좋게 목욕을 하는 모습을 그린 ‘친한 사이’에서는 맞닿음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고 상부상조하는 부부와 모자의 모습이 눈에 띄고, 아슬아슬하게 외줄을 타는 ‘산책 가족’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는 듯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밀하게 짜여진 공간 구성과 섬세한 연출도 특별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여러 개의 조각 작품이 하나의 통합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1층 전시공간은 흡사 단막극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관람객은 김경민의 인물상이 펼쳐 보이는 해학적 풍경 속의 주인공, 가족, 친구 또는 관객이 되는 경험을 하며 일상의 행복과 소소한 기쁨을 추구하는 작가의 의도를 공유하게 된다. 2층에서는 기존의 단순 큐브형 받침대에서 벗어나 공간과 기능, 재질의 특성을 고려한 독특한 형태의 스탠딩 작품을 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작가는 계단 모퉁이, 천장 등과 같은 숨은 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전시의 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함과 동시에 보는 이의 시각적 재치와 재미를 더했다.
 김경민 작가는 성신여자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조소과를 전공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학사 졸업 직후 제 7회 MBC한국구상조각대전(1996)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 초부터 그 실력을 인정받아 온 작가는 이후 국내외 유수 갤러리에서 꾸준한 전시를 선보여 왔다. 강렬한 색채와 특징적 묘사, 해학적 설정이 돋보이는 김경민의 조각은 보편성과 대중성으로 조각공원, 지하철 역사, 대학로 거리 등과 같은 공공 현장에서 종종 발견되며 국립현대미술관, MBC 방송국,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등을 비롯한 주요 기관에도 영구 소장되어 있다.
전시문의 02-720-5789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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