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 폐질환자, 금연은 선택 아닌 필수

지역내일 2011-08-19 (수정 2011-08-19 오전 10:14:14)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호흡기내과 정연태 과장





왜 사람은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끊지 못하고 계속 피우는가? 물론 흡연하는 사람에게는 각자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담배는 의학적인 면에서 보면 폐암, 방광암 등 각종 암들, 요즘 돌연사로 공포의 대상인 허혈성 심질환, 그리고 매우 괴로운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이하 COPD)등의 많은 질환의 원인으로 백해무익한 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여러 질병을 유발하므로 이에 따르는 치료비 증가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 주변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예를 들면,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 같이 거주하는 가족들, 특히 어린이들의 폐 기능 및 성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등, 소위 간접흡연에 의한 피해가 거론되고 있다. 금연운동, 공공장소 흡연금지 등 흡연율을 감소시킬 수 있는 여러 시도를 하여도 약 25%의 흡연율을 더 이상 감소시키기 어렵다는 사실도 밝혀져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수준은 아니지만, 감소 추세에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왜 담배를 계속 피우는 현상이 존재할까? 여러 설명이 있을 수 있으나 인간이란 동물은 생각보다 이성적이지 않으며, 동시에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사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담배가 과연 쾌락을 줄 것인가.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그런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담배를 끊으면 금단증세로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본 적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금연 후 더욱 건강해져 각자 고유의 즐거움을 더 추구할 수 있어진다.




금연운동을 분석해 보면 주로 담배에 대한 피해를 강조하여 흡연을 금지해야 하는 논리가 주이다. 여기에 다른 제안을 해본다. 금연을 해야 할 이유를 찾기보다 흡연을 계속한 이유를 스스로 한 번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담배를 피우면 정말 스트레스가 풀리는가? 담배를 피우는 것이 진정으로 즐거운가? 집사람이 담배를 끊으라고 하면 집사람의 화를 돋게 하기 위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본인 스스로 몸을 괴롭게 하려고, 즉 자학 증세인가?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본인은 COPD란 병에 관심이 아주 많다. 이렇게 된 동기는 20여년 전 대학병원의 전임강사 시절 호흡곤란에 대한 의학실험을 하다가 대상이 마땅하지 않아 본인 스스로에게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투여하였다. 최저농도 바로 윗 단계의 저농도에서 기도폐쇄 발작이 일어났고 당시에 느꼈던 호흡곤란 감각이 지금도 생생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죽음의 공포이다.




담배를 계속 피우는COPD환자에서는 병 진행을 가속시키는 흡연을 중지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다. COPD가 진행하면 발생하는 호흡곤란이 얼마나 큰 대가를 요구하는가를 설명해도, 심하지 않은 COPD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은 등산할 때 느끼는 호흡곤란 정도로 생각해버린다. 복통, 넘어져서 발생하는 피부 열상 등의 일반 통증은 정상인도 느끼는 감각이지만, 병적인 호흡곤란은 정상인이 절대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다. 비유해보면 헤엄 못 치는 사람이 물속에 빠진 경우에 느끼는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매우 고통스러우며 공포감도 동반한다. 이러한 호흡곤란이 진행될 때 나타나는 COPD는 흡연자의 15%정도에서 발생하며, 천천히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담배를 계속 피우면 종국에는 정말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어, 극도의 죽음의 공포까지 경험하게 된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피우는 담배가 결국에는 당신을 만성 폐쇄성 폐질환자로 만들어 살아서 숨쉬는 것이 엄청난 괴로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당신의 폐를 생각한다면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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