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면 으레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시골집을 찾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마을 아이들과 하루 종일 쏘다니다 들어오면 밭에서 막 뽑아온 채소들로 찌고 데치고 무치고 쌈해서 맛난 밥 입에 넣어주시던 할머니. 무릎 베고 누우면 부채바람 부쳐 주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구수한 사투리로 들려주시던 할아버지의 추억이 그리움과 함께 밀려드는 여름이다.
방학이면 체험학습, 보충학습, 해외연수까지 바쁜 요즘 아이들에겐 뜬금없이 낯선 경험담일수도 있다. 여름이 저무는 지금, 우리 아이에게 그런 추억 하나 없다면 다음 책들을 살짝 추천해 보자.
저학년 추천도서
‘개구리 삼촌’
김진경 글 김정진 그림, 문학동네어린이.
할아버지 댁에 가는 길에 눈 속에 차가 갇히게 되자 종인이는 할아버지 다리를 베고 옛이야기를 듣습니다. 개구리가 사람과 친척이 된 이야기, 설마 진짜 그랬을까 싶지만 할아버지 얘기를 듣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개구리 삼촌에게 마음이 기울게 됩니다. 눈이 차창을 겹겹이 덮어도 차 안은 종인이 식구들만의 아늑한 이야기 세상이 됩니다.
고학년 추천도서
‘할머니의 레시피’
이미애 글 문구선 그림, 아이세움.
서현이의 외할머니는 다른 할머니들과 조금 다릅니다. 장승같이 키가 크고 조금만 잘못해도 득달같이 야단치고 혼내는 할머니거든요. 심심한 시골집, 구더기 나오는 화장실,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할머니의 음식 맛이 기막히게 맛있다는 겁니다. 주물럭주물럭, 매콤달달, 보들보들, 뜨끈뜨끈한 요리들과 함께 겉보기엔 다정한 데 없는 외할머니와 고집쟁이 서현이의 사랑이 구수하고 맛있게 익어가는 이야기입니다.
학부모 추천도서
‘꽃할머니’
권윤덕 글그림, 사계절
어른이 된 우리들에게도 영원히 잊을 수 없는?할머니가 있습니다.?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에게 끌려가 만신창이가 되었던 위안부 할머니입니다.
푸근하고?따뜻한 이야기는 아니지만?원래는 소박하고?정겨웠을 그분들의 이야기도 아이들 이야기 한 켠, 우리 마음에 함께 담아두었으면 합니다.
도움말 대청초등학교 사서교사 김문희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 이밖에 추천도서
<저학년>
‘박뛰엄이 노는 법’ 김기정 지음, 계수나무
‘조롱조롱 조롱박’ 김진경 글 김진이 그림, 문학동네아이들
‘할머니 어디 가요?’ 옥이네 이야기 시리즈, 조혜란 글그림, 보리
<고학년>
‘꽃이 많아 꽃댕이, 돌이 많아 돌테미’ 김하늬 글 김유대 그림, 한겨레아이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