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김충기 대표
마트에서 사던 농산물을 직접 지어 먹는다
농사의 원칙은 흙, 작물, 사람의 공존 … 도시농부 교육하고 텃밭사업 늘여
환경오염과 먹거리 사고가 잦아질 때마다 직접 농사를 지어먹고 싶어 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아무리 깨끗하고 잘 진열한 시중 식품과 농산물이라지만 농약과 제초제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 한 평 땅이 없더라도 아파트 베란다에 상자텃밭부터 시작한다는 도시농업. 그 단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cafe.naver.com/dosinongup) 김충기 대표를 만나보았다.
< 농사짓기에는 너무 젊은 나이 ?
간석동에 위치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우리 밥상에 오를 건강한 식품을 위해 농사법을 가르치고 활동하는 단체다. 이곳을 새로 맡게 된 김충기(34) 대표는 같은 단체에서 그동안 사무국장으로 일해 온지 올해로 4년째다.
아무리 도시농사라지만, 한 눈에 봐도 농사를 짓기엔 너무 이른 나이. 하지만 그는 농사 이론부터 실습까지 친환경 생태농업에 대해 남다른 식견과 의욕을 가진 보기 드문 청년 지도자다.
“도시농업은 단순히 작물을 경작하는 의미보다는 우리 농업과 생태 그리고 주민 공동체 회복에 더 비중이 커요. 지난 2007년 출범 당시엔 저 조차도 도시농업에 대해 생소했지만 지금은 카페 회원이 3000명으로 늘고 수료생이 300명을 넘었어요.”
그동안 도시에서 다양한 대안운동들이 있었지만 농업을 주제로 시민운동으로 가져온 경우는 없었다고. 농업은 농촌과 도시 그리고 농민과 도시민 모두에게 중요한 것처럼 이제 다양한 도시에서 각각의 역할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중에서도 반가운 소식 하나는 지난 6월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도시농업활성화계획이 다. 도시텃밭 8000개를 만들어 500만 명이 도시농업을 체험하도록 돕겠다는 것. 따라서 각 구에는 도시농업공원이 생겨나고 더 많은 도시민들이 농사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농사도 원칙이 따로 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농사에 관심을 갖아요. 또 작게라도 텃밭농사를 짓고 싶어 하죠. 그런데, 도시사람들에게 농사는 단순한 작물 수확 그 이상의 의미죠. 어떤 점이 좋아질까요? 오히려 피해를 주는 일은 없을까요?”
김 대표는 도시농업의 우선 가치 중 환경적인 측면을 먼저 꼽는다. 텃밭은 녹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이를 가꾸기 위해 흙을 살리는 작업은 생태계를 되살리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흙과 작물 그리고 사람이 함께 살기위해 농사도 원칙이 필요하다.
“농사문화자체는 소통예요. 농사를 짓다보면 가족의 화합과 이웃 간의 공동체, 세대 간 소통을 자연스럽게 낳죠. 아이들에게 텃밭 가꾸기는 먹거리 교육과 생태적인 감수성을 주잖아요. 또 노인들에게는 건강이자 여가기회죠. 결국 도시 농업은 교육과 먹을거리, 복지, 공동체 등 사회적 효과를 낳는 셈이죠.”
그 동안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는 도시농업의 대안으로 텃밭 보급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상자텃밭과 한평텃밭 등도 도심 자투리공간을 활용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텃밭 만들기다. 또 최근에는 부평도시농업공원처럼 도심 속에서 농사를 접할 수 있는 장소도 만들었다. 올해부터는 남동구 공공주말농장도 운영 중이다. 특히 도시농부학교에서는 친환경농법을 교육한다. 농사법을 모르는 도시민들을 위해서다.
<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가능
올해 초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는 기존 도시농부학교 외에도 연수도시농부학교와 인천대 텃밭학교를 열었다. 앞으로 남동도시농부학교와 동구도시농부학교 등도 진행 또는 계획 중이다. 여기에 아이들을 위한 ‘생태텃밭교실’ 운영은 교육적 가치가 높다.
김 대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와 복지관 등에 텃밭을 만들고 일 년 동안 갖가지 다양한 채소를 아이들과 함께 가꿔요. 생태체험과 먹을거리 교육이죠. 교육은 생태텃밭강사교육을 마친 강사단들이 진행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는 현재 텃밭강사단 3기를 모집 중이다. 기초적인 농사법을 알리는 교육과정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농법을 전수하기 위해서다. 또 개인적으로 텃밭을 가구고 싶다면 도시농업과 텃밭 관련 홈페이지 혹은 카페 등을 참고해도 좋다. 일단 따라하며 배워야 농사도 늘기 때문이다.
그는 “농법 전수를 해도 문제는 농사를 지을 땅 확보가 문제예요. 텃밭이 생기면 이곳을 중심으로 만나게 되고 함께 공부하고 생산과 나눔까지 일어나 도시 안에 공동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죠”라고 말했다.
(032-201-4549)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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