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입법보좌관, 대학교수, 시민단체 출신 등 의원 개개인의 자질이 눈에 띄게 높아졌어요. 거수기라는 우려는 안해도 됩니다.”
류수용 인천시의회 의장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이른바 ‘거수기’ 논란에 못을 박았다. 오히려 “의욕 넘치는 의원들의 뒷받침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인천시는 시장과 시의회 다수당이 같은 민주당 소속이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여야로 나뉘어져 있는 것과는 다른 경우다.
인천시의회는 전임시장 시절 ‘거수기’라는 비아냥에 시달려야 했다. 같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회의 때는 호통을 치다가도 표결에 가서는 대부분 시의 의견을 따랐던 행태를 비꼰 것이다.
류수용 의장은 새 의장에 취임한지 20일에 불과하다. 전임 의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낙마했기 때문이다. 류 의장은 “주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의회를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주민과의 소통으로 집행부만을 바라보는 의회에서 벗어나 주민과 밀착해 ‘거수기’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인천시의회가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1년 동안 5대 의회보다 훨씬 많은 4번의 공청회, 8번의 토론회를 개최한 점을 증거로 들었다.
류 의장은 인천 부평구의원을 4번이나 했다. 인천지역 지방의회의 산증인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류 의장은 지방의회의 현주소를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지방의회 출범 20주년 기념 전국 기초단체 시·군·구 의장 오찬 간담회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기초의회 의장단을 대통령이 만났다는 사실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광역의회 의장단은 왜 안 만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류 의장은 일부에서 흘러나온 이른바 ‘형님주선’ 만남이었다는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문제를 제기하니 한번 (모임주선을)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혀를 찼다. 그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런 사례 하나로도 이 정부 들어 지방자치가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를 행정적 시각으로 보기보다 정치적 계산으로 바라보는 세태를 지적한 것이다. 현재 전국 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은 이상구 경북 포항시의회 의장이 맡고 있고 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은 민주당 소속 허재안 경기도의회 의장이 맡고 있다.
류 의장은 의회 인사권 독립과 지방자치법 개정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류 의장은 “광역의회의 경우 대부분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예산을 다루고 있다”며 “이를 전문적인 보좌 없이 의원에게만 맡긴다는 것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대충 하라는 말과 같다는 얘기다. 그는 “일부에선 배부른 소리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미 일부 지방의회에선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 인천시에선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인천시 재정난이 워낙 커 이를 지적하는 입장에서 말을 꺼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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