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생식구조로 질병 발생 가능성 높은 곳이 자궁생식기 계통이지만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 조심하고 진료한다고 해결이 어렵지 않은 질환이니 관심을 가지자.
요즘 들어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는 통에 임씨(26, 회사원, 여성)는 과장님께 오늘도 한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녀도 일을 열심히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요즘 냉이 너무 심해져 속옷의 느낌이 너무 좋지 않아 자주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바빠서 남자친구와도 자주 만나지 못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어 내버려 두었지만 점점 냉이 심해지는 통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 병원을 찾았다. 임씨는 세균성 질염으로 진단받았다.
흔히 질염이라고 하면 성관계가 잦거나 관리를 잘 못하는 여성들이 걸리는 것이라 오해하여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질염은 여성의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며, 여성의 3분의 2가 일생 중 한 번 경험한다고 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재발이 잦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기 때문에 귀찮고 반갑지 않은 손님임에는 분명하다. 질의 내부는 따뜻하고 습기가 많기 때문에 병원균이나 곰팡이가 증식하기 쉬운데, 여기에는 많은 젖산균이 있어서 이런 세균들을 쫓아낸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런 환경적 균형이 깨졌을 경우, 염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질염에 걸린 경우, 속옷을 적실 정도로 냉과 분비물이 많아지며 비린내와 같은 냄새도 난다. 피부가 민감한 환자의 경우는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 질염은 하체 쪽의 습열이 심해져 무르고 황색의 냉이 나오고 가려우면서 열이 나는 것으로 설명한다. 임씨의 경우도 진찰을 해본 결과, 체내에 습열이 있었고, 냉이 심했으며 황색이면서 가려움증이 있었다.
임씨에게 습열을 제거할 수 있는 탕약을 처방하고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였다. 약을 복용하니 임씨는 점점 가려움증이 사라지면서 냉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질염은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해주며, 이후에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상세히 안내해 주었다. 질염은 생활 습관을 함께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너무 꽉 끼는 속옷이나 바지는 외음부를 압박하여 통풍을 막기 때문에 입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자궁의 기운이 약해졌을 경우 면역력이 약해져 질염이 자주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질염이 거의 회복되었을 때에 임씨에게 자궁의 기운을 보해줄 수 있는 탕약을 추가로 처방해주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다.
경희보궁한의원
박주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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