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슬픈 계절에 우리 만나요’ 인천 가수 백영규

아직도 인천 여성 팬들이 많아 즐거워요

7080 복고풍 속에 다시 떠오른 가수 백영규

지역내일 2011-08-16

“귀뚜라미 울음소리에
가슴깊이 파고드는데
들리지 않는 그 목소리에
스쳐가는 바람소리 뿐~~“


노래방 문화 이래 그 어느 때 보다 관심 높아진 음악 세계. 7080세대 노래가 뜨면서 그 시절 추억을 함께했던 사연들이 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지금 중고생 자녀를 둔 연령대의 주부들이라면 ‘슬픈 계절에 우리 만나요’를 부른 가수 백영규를 혹시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인천 논현지구 맞은편 월곶에 살며 경인방송에서 여성 팬들의 신청곡을 틀고 있는 백영규 뮤지션.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이 설레는 이유는 뭘까.


< 통기타 못 치면 간첩이었던 것처럼 요즘은 노래를 

“옛날에는 노래를 주로 들었었죠. 감상 중심의 노래문화가 최근 들어 참여로 바뀌었어요. 물론 노래방도 한 몫 했죠.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복고풍이 뜨면서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어요. 우리 같은 가수들 입장에서 이런 현상은 우선 반갑죠.”

가수 백영규. 실제로 그를 만나보니 7080시절 모습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비록 몸을 불고 머리 숯은 적어졌지만 기타를 튕기며 슬프디 슬픈 표정으로 애처러운 노랫말을 전하던 당시 분위기를 되찾아 내기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복고풍 노래들이 다시 뜨면서 함께 관심을 받기 시작한 통기타 가수들. 가수 백영규. 그도 다르지 않다. 반가운 마음을 전하려 ‘재 관심’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그 말이 적절하지 못했음은 그의 대답을 통해 깨닫는다. 

“사람들은 우릴 잊었지만, 7080가수들은 꾸준히 노래를 하고 곡을 써왔어요. 비록 무대 밖에서지만요. 뮤지션이기 때문이죠. 활동을 놓지 않고 음악을 해온거죠. 그렇기 때문에 최근 재조명과 관심이 가능하고 감사해요.”


< 호시절 뒤에 찾아온 제2의 음악세계

백영규의 음악인생 출발은 인일여고 출신 여성 싱어와 ‘물레방아’ 혼성듀엣을 시작하면서부터다. 거슬러 올라간 시간은 70년대 말. ‘순이생각’, ‘잊지는 말아야지’, ‘슬픈 계절에 우리 만나요’ 등 노래곡이 크게 히트를 쳤다. 정말 되는 일만 생기던 호시절이었다.

그는 “지금으로 말하자면 뮤직뱅크 같은 가요순위 차트 프로그램에서 연이어 1등을 먹었어요. 음악인생 출발 자체를 아픔 없이 순항한 셈이죠. 하지만 음악도 세월처럼 유행을 탔어요. 고심과 고전이 인생을 흔들던 때를 맞이했어요. 양지와 음지 사이를 오갔다고 할까요.”

음악차트에 더 이상 오를 희망이 사라지자 대신 생활고가 그에게 찾아왔다. 어렵고 되돌리고 싶지 않는 암흑기는 그 끝을 예고하지 않았다고. 그때부터 백 가수는 본격적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다. 

그가 만든 곡들은 김세화의 ‘아그네스’, 박정수의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 방미의 ‘계절이 두 번 바뀌면’ 외에도 유심초 등 유명 가수들에게로 갔다. 자신이 작곡한 곡이 수상을 하게 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빛을 받고 사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 경인방송에 닭띠 여성팬 많은 까닭

뮤지션 타이틀을 달게 된 백 가수는 현재 경인방송 음악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매주 오후 4시부터 생방송으로 나가는 경인방송의 ‘백영규의 가고싶은 마을’프로그램이다. 이곳에 그는 인천지역 주부들을 만난다.
“정말 다양한 사연이 많아요. 또 목요 스페셜 코너는 인천의 문화를 집중 다뤄요. 또 공연시설을 갖춘 주민센터를 찾아 주민들과 음악회를 열고 있어요. 팬들과 가깝게 만나는 통로죠.”

그는 방송 프로그램 외에도 정기 공연도 열고 있다. 가수이자 뮤지션으로서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 7월 2일고 3일은 ‘지금 몇시죠?’란 타이틀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팬들을 만났다. 

추억은 곧 노래. 혹시 지나간 백 가수의 슬프고 애잔한 가요곡이 생각난다면 매일 오후 4시부터 시작하는 경인방송을 들으면 좋겠다. 백영규의 색깔을 함께 하는 7080가수들의 노래들을 2시간 동안 맘껏 들을 수 있으니까.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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