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회 맛의 결정에는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五感)중에서, 씹을 때에 이로 느끼는 촉감 즉 육질의 쫄깃쫄깃함과 혀로 느끼는 미각이 주로 관여한다. 우리 국민들은 씹힘성 그리고 일본인들은 미각에 중점을 두고 생선회를 먹는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지리적으로도 대단히 가깝고 생선회를 먹었던 역사도 기록상으로는 조선 중기 이후로 거의 같은 시기지만, 생선회 식문화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우리는 살아서 펄떡펄떡 튀어야 맛이 좋다고 생각하는 개념의 활어회(活魚膾) 문화, 그리고 씹을 때 이로 느끼는 씹힘성 문화로 표현할 수 있다. 반면에, 일본은 죽여서 일정 시간 지난 후가 혀로 느끼는 맛이 더 좋아진다는 개념의 선어회(鮮魚膾) 문화, 그리고 혀로 느끼는 미각의 문화로 구분된다.
또 우리나라는 생선회와 초밥의 소비 비율이 8:2 정도인 생선회 문화인데 반해, 일본은 그 비율이 2:8로 초밥을 즐기는 초밥 문화다. 초밥은 카운터에 앉아서 조리사가 만든 것을 바로 먹는 것이 맛이 가장 좋은데, 이것은 기분만의 문제가 아니며 초밥 밥의 온도가 초밥의 맛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초밥은 침을 빨리 빨아들일수록 맛이 좋은데, 초밥 밥이 너무 뜨거우면 식초 냄새가 강하게 느껴지며, 체온보다 낮은 초밥을 먹으면 짠맛과 신맛 등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런 이유로 초밥은 배달용으로는 적합지 않다. 초밥은 신선한 생선과 초밥 밥의 맛의 조화이며, 여기에 간장 맛을 곁들여서 초밥의 맛을 더 좋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간장이 맛의 주제가 되어서는 안되므로 간장을 아주 조금 묻히는 것이 좋다.
초밥 위에 얹는 생선은 흰 살 생선과, 붉은 살 생선이 있으며, 조개류도 있다. 초밥의 종류에 따른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담백한 맛을 내는 흰 살 생선초밥을 먼저 먹은 후, 조개류 및 붉은 살 생선초밥을 먹는 것이 순서다. 그리고 초밥을 하나 먹고 생강 초절이나 연한 차(茶)로 입안에 남아 있는 생선 맛을 씻어낸 후, 다음 초밥의 맛을 즐기는 방법이 좋다.
생선에는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 및 DHA, 그리고 유리아미노산인 타우린, 각종 비타민류, 무기질 등의 기능성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생선회를 많이 먹는 일본인들은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건강수명이 세계1위인 민족이다. 최근 미국인 및 유럽인들도 생선회를 많이 먹는다.
붉은 살 생선에는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인 DHA 및 EPA, 무기질, 비타민 등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동맥경화, 뇌졸중 등의 순환기계통 및 당뇨병 등의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고, 머리도 좋게 한다. 오징어와 새우에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다고 해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중의 하나로 오징어와 새우를 분류하고 있다.
이것은 잘못된 상식으로 오징어와 새우에 많이 들어 있는 타우린이, 같이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을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로 만들어서 몸에 나쁜 LDL-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침착되어 있는 것을 씻어 내므로,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질환 등의 순환기계통의 성인병을 예방한다.
굴은 타우린,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하여 바다의 의약품으로 불리는 완전식품으로, 유럽 사람들이 날것으로 먹었던 유일한 수산물로,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하루에 175개나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암가계로 유명한 나폴레옹과 정력의 대명사로 알려진 카사노바도 굴을 많이 먹었다. 여름철(R자가 없는 달) 굴은 독이 있는 것이 아니고 맛과 영양분이 겨울철 굴보다 떨어진다.
생선회에는 3대 영양소(단백질, 지방, 탄수화물)가 들어 있으며, 이들 영양소의 칼로리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4㎉/g이고, 지방은 9㎉/g로 배 이상이다. 즉 생선회는 다이어트 식품이 아니고 건강식품인 것이다.
글 구미 에스코드스쿨학원 조헌구 원장(054-458-8887)
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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