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얼굴 작은 물집도 그냥 넘기지 마세요
7살, 10살 남매를 둔 주부 임세희(39 용인 죽전동) 씨는 올 여름 아이들의 피부 때문에 유난히 걱정이 많다. 아토피 피부염과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아들은 평소에도 피부가 민간한 편이어서 신경을 쓰고 있는데, 이번엔 큰 딸의 팔꿈치와 발등에 난 사마귀가 문제였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오돌도돌하게 튀어오른 것들이 점점 커져 어느 순간 팥알만한 크기까지 자라나 있었던 것. 뒤늦게 발견한 임 씨는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아이를 피부과에 데려가 제거시술을 받았다. 사마귀는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동생이나 친구 등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의사의 얘기에 다시 한번 놀란 임 씨. 치료를 해 주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온 게 한없이 미안하기만 했다.
사마귀나 티눈, 농가진, 완선, 여드름 등 방학을 맞은 아이의 피부질환 치료에 엄마들의 궁금증이 많다. 특히 휴가철 수영장이나 바닷가 등에서는 아이의 피부질환 예방에 더욱 신경이 쓰일 수 밖에. 그냥 지나치기 쉬운 여름철 어린이 피부질환과 함께 휴가철 내 아이의 피부건강 지키기 요령을 알아본다.
오돌도돌 사마귀, 바이러스가 주원인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마귀와 티눈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인구 10만명당 사마귀 진료환자는 10대가 2711명으로 가장 높았고, 9세 이하도 2143명이나 됐다.
사마귀는 피부나 점막에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감염으로 발생한다. 표면이 오돌도돌한 구진(1cm 미만 크기로 피부가 솟아오른 것)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 피부 어느 곳에나 생길 수 있지만 주로 손 팔 다리 얼굴 등 노출 부위에 많다. 사마귀는 발생 부위나 모양에 따라서 보통 사마귀, 편평 사마귀, 손발바닥 사마귀, 음부 사마귀(성기 사마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분당 금곡동 심덕택피부과의원의 심덕택 원장(분당피부과개원의 협의회장)은 “일반적으로 사마귀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에게 자주 발생하는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면역력 강화와 치료를 병행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외관상 문제 뿐 아니라 생긴 부위에 따라 통증이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게 되므로 발병 시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보통 사마귀는 가장 흔하고 표면이 거칠고 올라가 있으며 다양한 크기의 구진이 손등이나 손톱 주위, 얼굴 등에 발생한다. 특히 음부 사마귀는 자궁경부암과 관련이 있고, 가장 흔한 성인성 질환으로 알려져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사용되는 사마귀 치료법은 각질용해제, 냉동요법, 전기소작법, 면역요법, 약물요법, 레이저요법, 주사요법 등인데, 이들 치료법의 완치율은 약 50~60% 정도. 사마귀는 바이러스가 주된 원인균이므로 어떤 치료법을 이용해도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심 원장은 “사마귀의 위치, 크기, 숫자, 환자의 나이, 면역상태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하게 되며, 재발하면 병변이 커지기 전에 빨리 재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발바닥 티눈 예방하려면 꽉 끼는 신발은 금물
흔히 굳은살로 알려져 있는 티눈 역시 청소년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는 질환. 만성적인 과도한 뒤틀림이나 마찰, 압력 등이 원인이다. 비교적 넓은 부위에 작용하면 굳은 살이 되지만 국소 부위에 집중되면 티눈이 생기는 것이다. 위에서 누르면 아픈 특징이 있고, 발바닥 티눈의 경우 염증이 생기거나 티눈 부위에 고름이 차면 통증이 심해 잘 걷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태하피부과의원 분당점의 고창조 원장은 “바이러스가 원인인 사마귀는 피부 위로 볼록하게 솟아오르고 색이 거무스름한 편인 반면, 죽은 세포인 티눈은 피부 심층에 핵이 있고 색이 말간 것이 특징”이라며 “우선 전문의를 찾아 티눈인지 사마귀인지부터 감별한 후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0대의 경우, 성장이 급격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갑자기 커진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장시간 신으면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꽉 조이지 않는 편안한 신발을 신고, 발바닥에 압력이 가해지는 심한 운동이나 장시간 걷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고 원장은 “티눈이나 굳은살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잡아 뜯거나 칼로 잘라내는 것은 증상 부위를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치료방법은 약물을 바르거나 냉동치료 또는 레이저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처부위 긁지 말고 수건 등 소독해 감염 차단
농가진은 벌레에 물렸거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이가 상처 부위를 긁어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이 침투해 생기는 병이다. 주로 취학 전 어린이에서 많은데 전염성이 매우 강해 단 하루 만에 쌀알 만한 반점이 메추리알 크기로 변해 몸 전체로 퍼진다. 얼굴 특히 코 입 주변, 팔 다리에 잘 생기며, 물집 주위가 몹시 가려워 조금만 긁어도 터지면서 진물이 나다가 설탕물이 말라붙은 것 같은 딱지모양을 보인다.
분당 구미동 서울메이피부과의원의 오상현 원장은 “평소 아이가 건강하고 증상이 약하거나 수가 적은 경우, 다른 전신증상이 없다면 깨끗이 씻은 후 소독과 함께 딱지를 제거하고 항생제 연고를 발라주면 된다”며 “자녀의 손과 손톱을 깨끗이 하고 피부를 긁지 못하게 하는 한편, 합병증이 동반되거나 병변이 많고 자꾸 번져나간다면 항생제 치료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폭스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직접 접촉이나 포말에 의해 전염되는 물사마귀 역시 아이들을 괴롭히는 여름철 피부질환 중 하나. 아토피가 있는 아이에서 흔한데, 이차감염이 생기기도 하므로 목욕할 때 때밀기와 같은 자극을 피해야 한다. 대부분 흉터 없이 자연히 없어지기도 하지만 가려움증, 자가감염, 전염이나 이차감염이 있다면 치료해야 한다. 핀셋으로 제거하거나 액화질소, 레이저 제거방법 등이 쓰인다.
도움말 우태하피부과의원 분당점 고창조 원장, 심덕택피부과의원 심덕택 원장, 서울메이피부과의원 오상현 원장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뜨거운 태양에 지친 우리 아이 피부관리법
* 햇볕에 타서 피부가 따가워요
어른에 비해 약한 아이의 피부는 햇볕에 금방 그을릴 뿐 아니라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가 벗겨지는 화상을 입기 쉽다.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강한 햇볕에 노출된 아이가 피부 따가움을 호소한다면 차가운 우유를 화장솜에 묻혀 피부에 덮어두면 진정효과를 볼 수 있다. 2도 화상에 해당하는 물집이 생겼더라도 집에서 직접 터트리는 것은 금물.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하며, 허물이 벗겨질때는 일부러 벗기지 말고 자연스레 벗겨지도록 뇌두는 게 좋다.
* 페이스페인팅 후 얼굴이 가려워요
어린이 행사장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페이스페인팅 이벤트. 즐거운 마음으로 얼굴이나 팔에 그림을 그렸다가 물감 색소에 들어있는 독성 때문에 트러블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피부건강을 생각한다면 페인팅 전에 크림과 로션을 듬뿍 바르고 1시간 이내 지우는 것이 좋다. 멋내기 스티커 역시 접착부분에서 피부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비누칠을 해 약한 힘으로 문질러 씻어낸다.
* 수영장 다녀온 후 빨간 뽀루지가 났어요
수영장 물에 들어 있는 염소계 소독제는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드물게는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토피 등의 질환이 없는 아이도 염소농도가 높은 물에 들어가거나 염소성분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손발의 피부가 건조해지고 각질이 일어나면서 피부가 허물처럼 벗겨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수영장에서 나온 후에는 샤워를 철저히 해서 소독제 성분을 말끔히 닦아주고 건조해진 피부에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 벌레에 물렸어요
모기에 물리면 바로 붉게 부어오르는 어른에 비해 아이들은 24시간 이후부터 붉어지고 가려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아이들은 가려움을 참지 못해 손톱으로 긁게 되지만 2차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주의할 것. 가려움증을 줄여주기 위해 모기 물린 곳을 비누칠로 씻어준 후 얼음팩으로 냉찜질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아이가 물린 부위를 긁지 못하도록 치료용 밴드를 붙여주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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