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가족 나들이, ''포천 아트밸리''

폐석산의 비경 속으로 시원하게 빠져들다!

천주호, 전시관, 공연장, 조각공원이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진 문화예술 공간

지역내일 2011-08-08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주말 오후, 늦은 점심을 먹고 나니 갑자기 나들이를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멀리 떠나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어디로 갈지 한참을 고민해야 했다. 그러다가 예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포천 아트밸리''가 떠올랐다. 방치된 화강암 폐채석장을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 놓은 곳이다. 이렇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떠난 포천 당일 여행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노란색 모노레일 타고 오른 ''아트밸리''
의정부에서 포천으로 이어지는 43번 국도는 교통정체가 심한 편이다. 특히 나들이객들이 몰리는 주말이나 공휴일의 경우 오전에는 포천 방면으로, 오후에는 의정부 방면으로 정체가 계속된다. 그런데 오후 늦게 출발했더니 반대편 차선에 꽉막혀있는 차들을 보면서 여유 있게 달릴 수 있었다. 오랜만에 지나는 길이라 양쪽 도로변에 즐비한 식당들과 의류할인매장, 차를 탄 채로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패스트푸드점 등을 둘러보며 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포천시 신북면사무소를 지나 368번 지방도로 우회전을 한 후 ''포천 아트밸리'' 이정표를 따라 비교적 쉽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건 주차장 바로 앞에 입구가 있었던 것. 오래 걷기 싫어하는 나와 딸에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게다가 경사진 주 진입로 구간에 관람객들을 위한 모노레일까지 설치돼 있는 게 아닌가. 망설일 필요도 없이 왕복 탑승권이 포함된 입장권을 구입했다.
입구 바로 앞에 있는 ''돌문화전시관''에서 이곳을 조성하게 된 과정과 포천 화강암의 특성 등에 대한 자료들을 둘러본 후 모노레일 탑승장으로 향했다. 민간 사업자가 운영한다는 이 모노레일은 전체길이가 총 420미터다. 노란색의 앙증맞은 이 이동수단을 타고 편하게 올라가다보니 서서히 전체 경관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좌측 아래에는 지난 장마 때문인지 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이 내려다보였다. 숲 사이에 웅장하게 솟은 암벽도 천천히 오르면서 감상하니 훨씬 더 멋있게 다가왔다. 그늘도 없이 경사진 길을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날씨가 더울 때에는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강암 절벽 아래 조성된 야외공연장과 전시관
정상에 오른 후 먼저 전시관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전시관 우측에는 계곡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좌측에는 약 40미터 높이의 화강암 절벽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앞에는 다양한 음악회와 공연이 열리는 야외공연장이 조성돼있고, 비록 나무 그늘은 없지만 멋진 파고라(pergola, 서양식 정자)들이 친환경 공원의 분위기에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전시관에서는 ''들리는 그림, 보이는 음악전''을 개최하고 있었다. 마네의 그림 ''투우''를 보면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에드가 드가의 ''무대 위의 무희''를 보면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전시회다. 전시실 한쪽 벽면에다 그림을 보여주면서 음악을 함께 들려주기도 하고 전시된 작품 아래에 걸린 헤드폰을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게 했다. 이 전시회는 오는 9월 25일까지 계속된다.
전시관 2층에는 ''자연'', ''사람'', ''동물''이라는 주제로 종이에 그림을 그린 후 벽에 붙여 전시할 수 있도록 한 ''나도 화가 갤러리''가 있다. 또한 인형이나 열쇠고리, 공주거울, 곰돌이볼펜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창작체험실도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천주호와 깎아지른 절벽이 연출하는 이국적인 풍광
전시회장을 나와 이곳의 비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천주호로 향했다. 천주호는 화강암을 채석하며 파 들어갔던 웅덩이에 샘물과 빗물이 유입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호수다. 가까이에서 본 천주호는 비록 북경 용경협에 비해 그 규모는 훨씬 작았지만 신비로운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과 짙푸른 물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광이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최대 수심은 20미터로 가재와 도롱뇽, 버들치가 살고 있는 1급수라고 한다.
호수 위쪽 정자에는 MBC 주말 드라마인 ''내 마음이 들리니'' 촬영장소라는 팻말이 걸려있어 반가웠다. 전망대 쪽에는 드라마 장면을 담은 사진과 함께 차동주 역을 맡은 김재원씨의 서명도 있어 잠시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좀 더 위쪽에서 호수의 장관을 즐기기 위해 나무로 꾸며진 산책로를 따라 전망데크로 올라갔다. 해발 255미터 높이에서 보니 깎아지른 절벽과 호수의 전체 모습이 한 눈에 시원하게 들어왔다. 화강암 절벽과 천주호 끝자락에는 소공연장이 설치돼있었다. 약 50미터 높이의 편평한 화강암 절벽을 뒤로 한 채 호수 위에 마련된 공연장에서는 소리울림 현상을 이용한 독특한 공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절경에 취할 수 있었던 것까지는 좋았는데 내려가는 길로 선택한 돌음계단은 ''아찔함'' 그 자체였다. ''돌아서 내려가는 계단''이라는 의미의 돌음계단은 수직 8미터 아래로 연결된 중앙 기둥을 끼고 빙빙 돌면서 내려가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한 사람씩 내려가야 할 만큼 좁고 가파른 계단을 난간에 의지해 간신히 내려오고 보니 한동안 어질어질 했다.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이용 자제''라는 경고문을 보고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포천 화강암으로 만든 멋진 조각 작품이 곳곳에
비록 전망데크에서 내려오느라 고생은 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위에서 봤던 수상공연장이 바로 앞에 더 멋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절경 한 가운데 꾸며진 텅 빈 무대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며 이곳에서 열리는 공연은 과연 어떤 분위기일지 상상해보기도 했다.
수상공연장 맞은편 언덕에는 전망카페가 있고 그 아래쪽에는 호박덩굴로 만들어진 돔형의 ''시크릿가든''과 ''호박터널''이 예쁘게 꾸며져 있다. 이곳이 화강암 채석장이었던 만큼 포천 화강암으로 만든 조각 작품들이 탐방로 곳곳에 설치돼있다. 특히 조각공원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잔디 위에 넓은 간격으로 시원스럽게 전시돼있어 감상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나무 그늘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자와 그늘막을 군데군데 설치해 두기도 했다. 자칫 흉물스럽게 버려질 수도 있었던 폐석산을 이렇게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여느 공원들과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운행하는 모노레일을 타고 폐장시간에 딱 맞춰서 내려오고 보니 하루를 숲속 친환경 공간에서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포천에는 아트밸리 외에도 산정호수나 허브아일랜드, 국립수목원, 아프리카예술박물관 등 다양한 나들이 명소들이 있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TIP - 포천 아트밸리 이용정보
개장시간 : 하계(3월~10월) 08:00~19:00, 동계(11월~2월) 08:00~18:00
입장료 :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모노레일 탑승료(왕복) : 성인 4,000원, 청소년 3,000원, 초등학생 2,000원
문의 : (031)538-3484, www.artvalle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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