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딸이었다가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누군가의 엄마가 되는 순간, 여자들의 삶은 바뀐다. 우리 어머니네 삶이란 자신을 깎아가며 더 소중한 가치를 찾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거창한 이유를 갖다 대도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일상에는 순간순간의 외로움과 허전함이 감돈다. 하지만 이럴 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내 생각에 고개를 끄덕여줄 한 사람이 있다면 힘을 낼 수 있는 것이 또 여자 아닌가? 삼십대 엄마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이해하고 배워가는 모임 ‘춘삼모’. 그들의 행복한 수다를 들어봤다.
6년째, 언제나 그 자리에서 30대 엄마들을 기다린다.
2006년 1월 12일. 여섯 명의 30대 엄마들이 만났다. 이들은 모두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사이. 100일이 채 안된 아기들을 안고 모임을 찾은 엄마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만든 모임이 ‘춘삼모’. 한 달에 한번 정규적인 모임을 갖고, 서로에게 언니와 동생이 되어주기로 했다. 대부분이 객지에서 시집 온 그녀들은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위로 받고 도움 받을 친정이 가까이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임은 벌써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회원도 늘어 20명이 넘었다. 하지만 힘든 점도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때로는 오해도 생기고, 갈등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춘삼모’ 회장을 맞고 있는 이영아씨는 “대부분은 사람이 그리워서 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죠. 때문에 처음 6명이 만났을 때 함께 나눴던 생각과 규칙을 지키면,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다”며 언제나 그 자리에서 30대 엄마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지친 일상 위로하는 친정 같은 모임
제주도 빼고 전국 각지에서 다 모였다는 ‘춘삼모’ 회원들은 90% 이상이 춘천이 고향이 아니다. 때문에 그녀들에게 ‘춘삼모’는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친정과도 같다. 6년 전, 첫 모임의 멤버이기도 한 김순애(35)씨는 “그때가 임신 6개월이었어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화천에서 답답하고 우울해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그런데 모임을 다녀오면 제가 밝아지니까 신랑이 매주 태워다 주었다”며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7개월 된 셋째 아들을 안고 있던 친정 온 기분이라며 아기와 함께 웃고 있는 엄마, 모임에 참가하려고 가평에서 춘천까지 오는 엄마. 산후 우울증에는 ‘춘삼모’가 최고라는 엄마. 그녀들에게 ‘춘삼모’는 지친 일상을 위로받을 수 있는 친정 같은 모임이자, 삶의 활력소였다.
지금처럼 늘 항상 그 자리에 있어주길...
‘춘삼모’의 이영아 회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앞으로 함께 좋은 일도 해보고 싶은 계획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중요하고 소중한 일은 지금 현재 아이들 잘 키우고,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 것이 아니겠냐”며 더 나은 모임을 만들기 보다는 언제나 행복한 모임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춘삼모’ 회원들 역시 “지금처럼 늘 항상 그 자리에서 아이들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고, 마음이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고, 고민이 있을 때 함께 해결해주는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같이 행복해지고 싶은 30대 엄마라면 누구나 환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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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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