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사람들 -부천 신흥초 최지만 교사
“부자 되고 싶다면 ‘삼십오 법칙’ 실천 하세요”
목표 있는 저축과 절약방법 교육 … 연봉 80% 저축, 10% 기부, 10%로 생활
날이 갈수록 먹거리와 쓸거리가 흔해진 세상. 하지만 ‘근검절약’이란 말은 마이너스 통장 앞에서 점점 더 설득력을 잃어 가는지도 모른다. 돈 쓸 일이 많아 저축은 생각지도 못한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자신의 연봉 10%로 생활하며 예금통장 10개를 관리하는 이도 있다. ‘빚 없이 사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실천하는 부천 신흥초교 최지만 교사를 만났다.
물건 사기 전에는 3번 생각하고 5번 비교하고 10년 쓰자
부천 신흥초에서 6학년 학생을 가르치는 최 교사는 얼마 전 이경규와 김구라가 진행하는 tvN 토크쇼 ‘화성인바이러스’에 출연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의 근검절약 노하우가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물건을 사기전 꼭 필요한지 3번 이상 생각해요. 자동차, 가전제품, 가구, 옷은 한번 구입하면 최소 10년 이상 바꾸지 않죠. 비록 3번 이상 생각해도 꼭 사야할 물품이 있다면 적어도 5곳 정도의 온오프라인 쇼핑몰을 비교검색 후 가장 저렴한 곳에서 구입하죠.”
최 교사의 근검절약과 검소한 생활신조를 담은 ‘삼십오 법칙’이다. 그는 삼십오 법칙에 따라 결혼 전 구입한 컴퓨터를 10년째 사용하고 있다. 7년 전 부인이 혼수로 가져온 텔레비전과 세탁기, 냉장고와 식탁, 침대와 책상 등도 그대로다. 어디 이뿐이랴.
“학교에 나오려면 그래도 웬만큼 옷은 입어줘야 하잖아요. 때문에 주로 이월상품전문 쇼핑몰을 활용해요. 일반 가격의 50~70% 이상 저렴하죠. 또 10년째 몰고 다니는 자동차도 연료 반만 채우고, 주행 중 2000rpm을 넘지 않도록 정속 주행을 합니다.”
부창부수이랄까. 최 교사의 절약정신은 부인에게 전염되었다. 부인도 쇼핑을 하려면 홈쇼핑 하프클럽을 찾는다. 또 더 돈을 아끼려고 밤 10시 이후 할인혜택이 큰 시간대 쇼핑시간을 애용한다.
가난이 가져다 준 교훈 - 작은 돈 오래 모아야 원하는 것 살 수 있다
어린 시절 최 교사 부친의 직업은 개척교회 목사였다. 늦은 나이에 맨몸으로 시작한 교회는 생활고로 이어졌다. 최 교사는 고등학교 때까지 점심도시락 하나로 하루를 버티며 이틀에 한 번 먹는 저녁에 의지해 야간자율학습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일찍이 겪어버린 가난 때문에 어른이 되어 직업을 찾으면 저축을 해서 여유 있게 살겠노라 다짐하며 자랐어요. 커서 보니 도시 서민들이 어렵게 사는 대부분의 원인이 무리한 집장만으로 얻은 빚 때문이란 것도 알았죠. 제가 대출 없는 내 집 마련을 위해 지금 전세로 사는 이유도 이 때문예요.”
하지만 절약정신이 몸에 밴 최 교사 눈에 비친 아이들의 모습은 자신의 학창시절과 너무 차이가 커서 놀라곤 한다.
“요즘 아이들은 고가 휴대폰을 손쉽게 장만하죠. 고장이 없어도 예쁘고 비싼 신제품이 나오면 거리낌 없이 바꾸잖아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냈어요. 아이들에게 1인 1통장을 만들고 용돈으로 저축을 하게 했죠. 작은 돈을 오래 모아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원리를 알리기 위해서예요.”
그래서 최 교사는 경제교육을 할 때도 ‘우리나라 빚이 1조원을 넘었다’ 고 말로 하지 않는다. 대신 ‘일주일에 1000원 용돈을 바로 써버리면 과자 한 봉지 밖에 사지 못하지만, 석 달을 모아 저축하면 1만2000원으로 맛있는 피자를 사먹을 수 있다’는 식으로 저축 효과를 설득한다.
목표 있는 저축이 돈을 모은다
최 교사의 청렴과 검소한 생활은 ‘2010년 저축의 날 국무총리 표창’으로 이어졌다. 또 ‘경기교육발전유공 스승의 날 기념 경기도지사표창’ 등도 수상했다. 언제부터인가 교직원 연수 때가 되면 최 교사는 재테크와 저축 노하우를 알리는 경제교육 단골 강사로 변신한다.
“사실 돈을 모으는 것 보다 쓰는 것이 중요해요. 문제는 본인 삶이 어려우면 주위 이웃을 돌아보기조차 어려워져요. 제가 저축을 하는 이유는 일차로 내 집을 장만하는 것이지만, 그 이후에도 저축는 계속할 계획예요. 어려운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서죠.”
최 교사는 돈을 모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사회와 이웃 그리고 교회공동체를 위해 사용하고 싶다고. 10여 개의 예금통장에 소득의 80%를 저축하고 10% 이상을 독거노인지원과 장학헌금 등에 사용하며 나머지 10%로 생활하는 이유도 그런 희망 때문이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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