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크는 아이들

지역내일 2011-07-26

“숲에서 뒹굴고 뛰놀며 자라요”

 자박자박. 전날 천둥번개와 함께 비가 쏟아진 숲길을 아이들이 평화롭게 걸어간다. 바람의 흔적을 말해주듯 나뭇가지들이 떨어져 있다. 돌멩이들도 굴러가다 멈춰 서 있다.
교사 김민진 씨가 말한다.
“눈을 감고 소리를 들어볼까요? 무슨 소리가 나나?”
“바다 소리가 나요.”
“새 소리가 들렸어요.”

오감으로 느끼고 상상력 커지는 숲 유치원
 흥국사(덕양구 지축동 소재)의 숲유치원은 올해 초 문을 열었다. 매주 토요일 오전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한다. 11시에 모이면 사찰 뒤쪽에 있는 숲으로 올라간다. 가공되지 않은 자연의 품 안에서 아이들은 온갖 생명을 만난다. 새가 우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를 듣고 떨어진 열매와 곤충들을 만난다. 날씨와 컨디션이 허락하는 날은 제법 높은 곳까지 오른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언덕에서 구르는 놀이다.
 12시부터는 점심을 먹는다. 오후 2시까지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헤어진다. 텃밭을 가꾸기도 하고 투호놀이 같은 전래 놀이를 하기도 한다. 미술교사인 학부모가 준비하는 만들기 활동도 있다. 5~8세의 어린이라면 신앙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 배드민턴장과 탁구장을 개방하고 있으니 가족이 함께 참여해도 무료하지 않게 보낼 수 있을 듯하다.
 교사 김민진 씨는 “유치원이나 영어 수업 등 틀에 박힌 활동을 하던 아이들이 산에서는 색다른 느낌을 받는 것 같다”고 말한다. “횟수를 거듭 할수록 보는 눈이 넓어지고 상상력도 풍부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 속 생명체와 친구가 되는 곳
 풍동에 사는 정미화 씨는 다섯 살 난 딸 선경이를 숲유치원에 보낸다. 정돈된 상태의 자연이 아니면 가까이 다가가기를 무서워하는 아이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걷는 것, 지저분한 것을 싫어하고 거미를 특히 싫어했다. 아파트 화단 옆에 낙엽이 떨어져도 겁을 내던 아이가 숲유치원에 다니면서 점점 달라졌다. 산길도 잘 걸어가고 버섯도 만지고, “이제는 거미도 무섭지 않다”고 말할 정도다.
원장 이원향 씨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 놀면서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한다. 자연 속에서 자라난 따뜻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문을 열게 된 취지다. 깊은 숲속, 공기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사찰의 환경을 미래의 아이들에게 제공하려는 뜻에서다. 참여하는 횟수도 제한이 없고 비용 또한 모두 무료다. 어떤 부담도 주지 않고 ‘자유롭게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흥국사는 숲유치원 외에도 일반인들을 위한 템플스테이, 초등학생을 위한 과학교실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1400여 년 전 창건된 사찰로, 약사전과 나한전 등 문화재로 지정된 시설이 모두 5가지에 이른다.
문의 02-381-7970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우리 지역 자연 속 배움터
파주 자연학교
주말학교와 여름캠프를 연다. 방과 후 숲학교는 현재 모집 중이다.
주말학교는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활동으로 꾸려진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는 자연 놀이터’라는 취지로 운영된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계절별 다양한 자연생태놀이를 진행한다.
여름캠프는 2박 3일로 진행된다. 모두 4회 차로 진행되며 모집 인원은 1회당 48명이다.
문의 031-947-7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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