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댄스 시어터, 뉴욕 시티 발레단, 보스턴 발레단, 샌프란시스코 발레단과 함께 미국 내 정상급 발레단으로 손꼽히는 ‘오리건 발레단’. 특히, ‘오리건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 어린 아이들이 등장한다는 점 때문에 초연 당시 러시아에서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바로 그런 점 때문에 관객들의 찬사가 끊이지 않는 공연이다. 그런데 ‘오리건 발레단’이 오는 8월 내한 공연을 앞두고, 공연에 등장하는 50명의 어린 무용수들을 뽑기 위해 한국의 발레 꿈나무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시행했다. 절반 이상이 예술중학교 학생들이 선발된 가운데, 춘천에서도 선발된 학생이 있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 윤하은(성림초 6)양을 찾아가봤다.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
세계적인 발레리나들과 함께 큰 무대에 당당히 서게 된 윤하은 양. 주말마다 서울에서 4시간씩 진행되는 공연 연습 외에도 매일 3시간 이상씩 발레 연습을 하고 있다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김은희발레아카데미’로 발길을 향했다.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는 윤양은 예원중 입시를 앞두고 있어 오디션 준비도 따로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게 평소실력으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오디션에 합격한 비결을 묻자, “그냥 최선을 다했습니다. 너무 긴장도 많이 되고, 큰 기대는 안했는데, 합격했다고 하니 정말 기뻐요”라며 13세 앳된 소녀의 모습으로 수줍게 웃는다.
그저 유연성을 길러주고 싶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7세에 발레를 시작한 윤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발레를 시작했다. 본인이 좋아서 열심히 하다 보니 크고 작은 대회에서 입상도 많이 했다. 하지만 전국 대회를 나갈 때마나 느껴지는 수준 차이는 윤양에게 자신감을 잃게 했다. 그리고 어느새 5학년. 이제 발레를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계가 찾아왔다.
지옥훈련으로 다져진 체력으로 4시간 공연 연습은 힘들지 않다.
현재 윤양의 발레를 지도하고 있는 김은희 원장을 만난 것은 그때쯤이었다. 희망을 갖고 찾아온 윤양에게 김원장은 전공생으로는 받을 수 없다는 충격적인 말을 건냈다. “작년에 저를 찾아왔을 때는 기본기가 잘못 닦여 있었습니다. 무릎도 안펴지고, 팔하고 목을 쓰는 라인도 세련되지 못했죠. 예원중 입시를 보고 싶다고 했는데 100%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윤양과 그녀의 어머니는 포기 할 수 없었다. 입시 준비가 아닌 체형교정부터 시작하겠다며 김원장에게 지도를 부탁했다. 그리고 기본기를 시작으로 하루하루 달라지는 윤양을 보면서 김원장은 책임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 아이는 춤을 춰야 할 아이구나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도 부모도 이렇게 노력과 열정을 다하는데, 제대로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죠.” 그래서 하루 3시간 이상씩 하드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근육 모양을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근력 트레이닝은 물론, 프로 축구 선수 못지않은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지구력 트레이닝도 함께 해나갔다. 식이요법도 병행 했다. 지옥 훈련을 하면서도 윤양은 꿋꿋하게 잘 따라갔다. 그리고 뭔가 제대로 되고 있다는 자신감이 윤양을 더욱 단단하게 키워갔다.
관객과 호흡하는 발레리나 되고 싶어요.
서울에서의 4시간 연습시간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윤양은 “다른 친구들을 힘들다고 하지만 제가 받고 있는 지옥 훈련에 비하면 정말 즐겁게 할 수 있는 정도”라며 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앞으로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 했다. “선생님은 항상 말씀하세요. 하루를 쉬면 본인이 알고, 이틀을 쉬면 선생이 알고 삼일을 쉬면 관객이 안다고요. 발레라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일이잖아요. 평생 성실하게 해 나가고 싶습니다.”
문의 262-5497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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