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 - 또 하나의 가족, 그들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

지역내일 2011-07-26

일산 애견·애묘동호회 여기여기 모여라~ 

 애완동물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사육하는 대상이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은? 반려(伴侶)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사람과 더불어 산다’는 의미가 강하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의식 속에,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온 반려동물들. 그들이 있어 행복하다는 사람들이 일산에서 뭉쳤다. 애견·애묘 동호인들의 이야기, 살짝 들어보자.

블랙 앤 화이트 그림 좋~죠, ‘웨스티&스코티 일산동호회’
 하얀 웨스티와 까만 스코티만 가입되는 애견동호회. 둘을 모으면 그 자체로 그림이 될 법해서 만들었단다. 결성 목적은 단 하나, 나의 반려견과 여행가기. 까페지기 김길용 씨는 처음 간 바다여행이 아직도 그립다. “모래사장 위에 아기(강아지) 발자국과 제 발자국이 나란히 찍히는데 어찌나 예쁘던지···.” 허나, 결성 취지만큼 현실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15~20마리의 애견들을 동시에 이동시키자니 어려운 점이 한 둘이 아니다. “2마리 이상은 사람보다 더 비싼 숙박료를 내야하죠. 아예 펜션 한 동 전체를 빌려야 되는 경우도 있고.” 애견과 함께 여행 한 번 하는데 수고와 경비가 만만치 않단다. 경비도 경비지만 장소 섭외도 어렵다. 그래서 자주 여행을 떠날 수 없지만, 기회만 잡으면(?) 봄 잔디, 여름 모래사장, 가을 낙엽, 겨울 눈밭 어디든 가리지 않는다는 웨스티&스코티 일산동호회. “대한민국 다 뒤지면 우리 동호회 식구들 갈 곳 없겠어요? 찾아내서 조만간 한 번 뭉쳐야지요.” 

어떤 견종이든 상관없어요. 강아지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오케이!! ‘강·사·모 고양모임방’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 ‘강·사·모’는 많은 애견동호회 중에서 꽤 큰 규모를 자랑한다. 독 쇼(dog show)에서 우승 경력도 화려하다. 일산지역만 20~25명의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는데, 이들이 ‘강·사·모 고양모임방’이다. 이 동호회는 단일종이 아니라 자유견종 모임이다. 회원 정은주 씨는 다양한 견종들을 만나는 일이 흥미롭단다. “작은 아이(강아지)부터 큰 아이까지 생김새만큼 성격들도 어찌나 다른지 볼 때마다 새롭죠.” 다양함에 마냥 좋은 점만 있으랴. 문제는 견종마다의 다른 성격. “자유견종 모임은 개들끼리 물고 싸우는 사고가 생기면 휴면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관리자들은 땀 좀 흘리죠(웃음).” 장항동에 있는 애견카페에서 주로 만나는데, 날씨가 좋을 땐 공원으로 산책을 나간다고. 모임 후에도 종종 회원들끼리 뭉쳐 정보를 나누는 것도 이들이 함께 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 그래서 정모 외에 번개도 자주 갖는다는 강·사·모 고양모임방. “일산에 사는 다양한 아기(강아지)들 모두 뭉치면 재밌겠죠?”

묘족의 매력에 푹~빠진 일산애묘동호회 ‘귀족벵갈냥이네’
 고양이 동호회? 슈렉에서 봤던 그런 고양이를 만날 수 있으려나, 설렌다. 약속장소로 들어서니 고양이들이 우르르. 그 중 눈 큰 고양이 한 놈, 인터뷰 내내 리포터 앞을 지키고 앉았다. ‘귀족벵갈냥이네’는 벵갈과 같은 품종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끼리 뭉쳐보자며 만든 동호회란다. 그러다 추억거리를 만들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 회원들의 선택은 캣 쇼.
 캣 쇼(cat show)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자신이 브리딩(품종개량)한 고양이를 선보이는 행사를 말한다. 독 쇼와 마찬가지로 심사기준에 따라 우승 고양이를 선발한다. 회원 노주희 씨도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캣 쇼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처음 나간 쇼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죠(웃음). 활발하던 녀석이 우리 순서가 되자 꼼짝을 않는 거예요.” 고양이가 소심하고 겁이 많은 편이라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고. “애묘동호회는 아직 애견동호회처럼 많지 않아요. 소규모의 모임이 대부분이죠.” 얌전하고 우아한 고양이들이 보고 싶다면 귀족벵갈냥이네를 방문하시라. 많은 고양이를 한꺼번에 본 첫 느낌은 이랬다. 고양이, 참 예쁘다.


tip: ‘웨스티&스코티’ 까페지기 김길용 씨가 조언하는 ‘동호회, 제대로 즐기는 노하우’
1. 자유견종 .단일견종 . 가입 전, 동호회 성격부터 파악하세요.
동호회를 선택하기 전, 가입이유를 생각하자. 자유견종 모임은 여러 종류의 개(고양이)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사람에게 적당하단다. 기르고 있는 종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면, 단일견종 모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2. 개, 고양이 싸움이 사람싸움 된다고? 견종의 특성을 이해해주세요.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된다”는 말이 있다. 동호회에서도 마찬가지. 개(고양이) 싸움이 견주 싸움으로 커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즐기자고 모인 자리니만큼 서로 이해하는 배려는 필수!
한은주 리포터 kamankongi@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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