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醫를 만나다- 고려중앙의원 전호열 원장

지역내일 2011-07-23 (수정 2011-07-23 오후 12:43:42)

名醫를 만나다- 고려중앙의원 전호열 원장
환자를 돌보는 평생 주치의라서 행복합니다




처음 그를 만나기 위해 병원에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한사코 인터뷰를 고사했다. ‘그냥 쬐그만 동네 병원에서 명의는 무슨…’ 쑥스러운 듯 말끝을 흐리던 그를 만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그를 추천한 야탑이비인후과의 조홍래 원장 덕분이었다.
한 아파트에서 위아랫층 이웃으로 살았던 조 원장과의 인연을 생각해 차마 거절할 수 없었던지 그가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줬다. 설렘과 들뜬 마음 품고 찾아가 만난 이번 주 우리 지역 명의는 성남 단대동 고려중앙의원의 전호열(54 가정의학과전문의) 원장이다.


기도하는 진심으로 환자 진료 
“찾아오기 힘들었을텐데, 길 찾기 어렵진 않았어요?”
진료실에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전호열 원장이 푸근한 미소를 건네며 반갑게 맞는다.
전 원장은 15년째 이 아담한 진료실에서 감기나 만성피로환자는 물론,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 각종 만성질환 환자들을 한결같이 돌보고 있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감기 때문에 찾아온 20대 청년 환자에게 며칠 전 다녀가신 할머니 관절염은 좀 어떠신지 안부를 묻기도 합니다. 할머니와 며느리, 손녀까지 3대가 함께 저희 병원에 다니기도 하지요. 한 자리에서 병원을 오래 하다 보니 다행히 동네 믿을 수 있는 병원으로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아요.”
전 원장에게 환자들은 그냥 환자가 아니다. 공경하고 섬겨야 할 대상이다. 그의 진료실 컴퓨터 모니터 아랫부분엔 전순○, 이종○ 두 사람의 환자 이름이 적힌 포스트잇이 몇 달째 붙어있다. 그는 매일 아침 그들을 위해 두 손을 모은다.  
“한 분은 욕쟁이 할머니, 한 분은 돌아가신 분인데 제게 큰 가르침을 주신 분들이에요.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 겉모습으로 환자를 판단하지 말고 질병 그 자체로 바라보자는 되뇌임을 끊임없이 할 수 있도록 해 주셨죠.”


‘담배 끊으세요’ 잔소리 많은 동네 주치의
진료실에서 그가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는 바로 ‘담배 끊으세요’다.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서는 순간 흡연자를 가려낼 수 있을 만큼 전 원장은 담배 냄새에 민감하다.
“그 소리 듣기 싫어 저희 병원에 안 오시는 분도 있지만, 제 잔소리에 오기가 발동해 금연에 성공하신 분도 있어요. 당장 저희 병원에 찾아온 건 감기 때문일지라도 환자 건강 전체를 놓고 보면 금연이 더 확실한 건강법이니까요.”
이유 없이 피곤하고 일상이 짜증과 불평으로 이어지는 ‘만성피로’ 역시 그가 환자 진료를 할 때 주의 깊게 살피며 챙기는 질환이다. 정작 환자 자신은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적인 문제인지, 정신사회적문제인지 가려내는 것부터가 먼저다.
“당뇨, 갑상선질환 등 내분비대사질환이나 간염 결핵 등 감염질환,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질환,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등 호흡기질환, 신부전 만성신장염 등 신장질환, 수면중 무호흡증, 암, 빈혈, 약물남용이나 알코올 의존 등 만성피로의 병적 원인은 다양합니다. 우울증이나 불안증 신체화장애가 있을 때도 권태 무기력증 등 만성피로 증상이 나타나죠.”
대부분의 질환이 대체로 오후에 피로가 심해지는 데 반해, 우울증이 원인인 만성피로는 자고 일어난 오전 시간에 오히려 증상이 더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인다.
“사실 진료실에서 환자 피로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아요. 오죽하면 ‘환자가 피로의 원인을 물어보면 의사가 피로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겠어요. 하지만 자세한 문진과 필요한 검사를 총동원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사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외항선 타는 마도로스에서 의사가 되기까지
어릴 때부터 똑똑하고 공부를 잘해 순탄하게 의대에 들어가 의사가 된 이들이 더 많겠지만 그에 비해 전 원장의 약력은 조금 특별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부산 해양대에 입학한 그는 해군으로 2년, 외항선 승무원으로 다시 2년의 청춘을 바다에 바쳤다. 술과 담배를 좋아하는 마도로스의 삶을 살다 의사의 길로 접어든 건 종교를 갖게 되면서부터다.
“의사가 되기로 마음 먹은 후부터는 정말 성격까지 변한 것 같아요. 급하고 터프하기까지 했던 성격이 사람들을 대할 때도 한결 여유있고 느긋하게 원만한 성격으로 다듬어졌죠.”
특히 전 원장은 걸으면서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유난히 즐긴다. 차를 갖고 다니지 않고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이유 역시 30분의 걷는 시간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퇴근 후 아내와 나란히 걸으며 탄천을 산책하는 것도 그의 수많은 행복 중 하나다. 꿈이 있다면 아내와 함께 해외 의료봉사를 떠나는 일. 전 원장은 벌써 10년째 네팔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예전엔 몰랐는데 ‘항상 감사하라’는 얘기가 요즘엔 가슴에 와 닿아요. 의료봉사를 통해 나를 이겨내는 방법도 배우고 행복이 뭔지도 느끼게 되어 기쁩니다. 제가 느끼는 삶의 행복과 건강함을 환자들에게 전해주는 일, 그게 진료실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이죠.”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나도 혹시 만성피로증후군?
전호열 원장은 미국 CDC(질병통제센터)에서 발표한 ‘만성 피로증후군’의 진단기준을 소개했다. 주진단기준에 해당되면서 증상기준 8개 중 4개 이상을 충족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한다.
■ 주진단기준: 내과적 또는 정신과적 원인 없이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검사를 해보아도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일을 줄여도 피로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때/ 피로 증상 때문에 이전에 비해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 증상기준
① 기억력 또는 집중력 장애
② 육체적 또는 정신적 활동을 힘들게 하고 난 후의 심한 권태감
③ 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은 증상
④ 근육통
⑤ 관절 부위가 붓거나 발적 증상이 없는 관절통
⑥ 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두통
⑦ 반복적 또는 재발되는 인후통
⑧ 목 부분이나 겨드랑이 부분 임파선의 비대 및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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