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어학원 박종율 원장
중학교에는 영어회화 시험이 없다. 대부분의 시험은 교과서에 기반을 둔 지문과 문법위주의 지필시험이다.
그토록 사회적으로 고무시켰던 원어민 학습도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 얼마나 답답한 현실인가.
초·중·고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이상
초·중·고등 영어교육을 다년간 접한 필자가 절실하게 느꼈던 우리의 영어교육현실은 이렇다. 우선 초·중·고등 영어의 지향하는 바가 너무나 다르다. 영어교육의 방향과 수준에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한 예로, 대다수의 초등생 학부모들은 현행 중·고등 교과의 영어 학습이 어떠한 형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원어민 중심의 영어 학습을 지향한다. 머지않아 자녀들의 영어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감에 사로잡히면서...
중학교에 아이가 진학하면 아이는 본격적인 학습경쟁을 겪게 된다. 물론 중학교에는 영어회화 시험이 없다. 대부분의 시험은 교과서에 기반을 둔 지문과 문법위주의 지필시험이다. 문법적 지식이 약하더라도 성실히 학업에 임하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이다.
중등 2학년 과정도 그리 어렵지 않다. 3학년이 되면 지문과 문법의 난이도가 상향 조정된다. 하지만 성실히 학업에 임하면 기존의 성적 유지에는 문제없다. 아이는 만족하고 부모들은 아이가 제대로 영어를 수학하고 있는 줄로 생각하기 쉽다.
바로 이것이 우리 영어교육에 있어서 가장 큰 함정이다.
중학교에 들어서면서 학생들의 경쟁이 학교시험에 집중하게 된다. 각자의 능력에 맞는 넓고 깊은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고 지극히 평이한 수준의 교과서 몇 페이지에 눈에 불을 켜고 집착을 하게 된다. 바로 이 성적으로 한 학생의 영어능력이 평가된다.
소위 특목고나 자사고에 지원하고자 하면 단 한 문제에 대한 실수도 큰 오점으로 남는다. 교과영어의 수준이 낮아 한 학생의 영어실력 전반을 평가할 변별력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특목고 역시 이 영어 성적만으로 지원생의 영어 실력을 판단, 모집하도록 강요받는다.
더 커나갈 수 인재들의 학습능력을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리고 교과서 몇 페이지에 집착하도록 만들어 버린 현실에 할 말을 잃을 따름이다. 그토록 사회적으로 고무시켰던 원어민 학습도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 얼마나 답답한 현실인가. 현재 학생들의 영어 경쟁력 약화는 이러한 협의적인 교육환경에 기인한다고 본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의 수준차이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영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다. 수능에는 문법문항이 두 문항쯤 출제된다. 문법은 역시 중요치 않은 영역이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의 내신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의 상당부분이 문법과 관련이 있다. 이들 시험은 독해와 문법문항이 시험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첫 번째 중간고사를 치른 후 문법이 약한 학생은 위기의 상황에 서게 된다. 문법이 한두 달 안에 정리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단기간 안에 전체적 숙달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는 곧 잘한다고 하는데 영어내신이 만족스럽지 않은 학생들이 겪는 전형적인 예이다. 왜일까? 중등영어 시험과 고등영어 시험의 수준차이가 너무 심해서가 가장 큰 이유라 하겠다. 고등시험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대부분 중학교 시절에 교과서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고등수준에 대비해서 노력한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영어 학습에 관심이 있는 현명한 학생, 학부모라면 학교 상관없이 고등학교 내신관련 시험지를 한 번쯤 구해봄직도 하다.
초등교육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계도하지 못한 중등영어와 고등영어의 현실적인 수준차이의 극복을 학생 본인에게 맡기고 방치한 정책, 눈앞의 현실에만 급급해하고 만족해하며, 몇 년 뒤를 대비하지 못한 학부모, 이를 알면서도 학생들에게 올바른 영어 학습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학원, 즉 우리 모두가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이러한 현실에 맞는 대안은?
-문법과 독해는 영어의 골격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 문법과 독해는 영어의 골격이다. 삼십 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문법과 독해는 꼼꼼하고 야무지게 배우는 것이 좋다. 원어민 학습에 많이 노출된 학생들은 상급학교 진학 시, 이 부분의 극복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듣기는 받아쓰기와 노트요약 등의 방법으로 반복을 통해 꾸준히 시키는 게 좋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일단 숙달되고 실력이 늘수록, 성과는 만족스럽다. 초등학교 때부터 독해와 문법학습을 위주로 원어민 수업을 병행하는 방법을 권해주고 싶다. 영어의 골격인 문법과 독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사회적으로 회화능력을 강조하지만, 정작 대다수 중·고등 학교의 영어시험은 아직 삼십 년 전 유형에서 그리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학교영어에서의 독해와 문법 중심, 이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아이가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이의 영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기부터 회화능력을 극대화 시켜줄 교환학생제도를 비롯한, 다양한 영어 학습 환경도 사회적으로 이미 충분히 조성되어 있다. 시행착오를 겪기에 시간이 너무 제한적인 중·고등시절에 속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노력과 투자에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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