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무림에 고수가 있고 연예계에 반짝반짝 스타가 있다면, 우리학교에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가르침의 고수 겸 스타가 있으니 이름하야 ‘스타~쌤’! 본지에서는 특별한 가르침과 필(Feel)로 학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우리학교 스타쌤’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우리학교 스타쌤 - 조성철 교사(배재고 수학)
“선생님은 저희들의 롤 모델입니다”
배재고등학교 출신이면서 현재 배재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조성철(37)교사. 고등학교 다닐 때 그의 꿈은 ‘수학교사’가 아니라 ‘배재고등학교 수학교사’였다. 배재고등학교에서 꿈을 키우고, 배재고등학교에서 그 꿈을 이룬 조 교사. 그는 학생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제자이기 전에 후배로서의 안쓰러움과 사랑이 우선이 조 교사. 그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고등학교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꿈 키워준 지금의 교장선생님
조 교사가 배재고에 배정이 된 것은 그의 말대로 ‘운명’이었다. 그가 다닌 보성중학교에서 배재고에 배정이 된 게 그의 학년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배재고 배정 통보를 받았을 때 그는 ‘마냥 좋았다’고 그때를 회상한다. 부모님 역시 ‘역사 있는 명문고’라고 좋아하셨다고.
그의 고등학교 시절은 남달랐다. 전교학생회장을 역임하며 최고성적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배양전(배재고와 양정고의 축구시합)이 있을 때면 남다른 애교심으로 경기를 즐기고 그 분위기를 만끽하며, 추억을 만들어갔다. 그런 그에게 ‘배재고 수학교사’의 꿈을 실어준 것은 현 배재고 교장이면서 당시 수학선생님이던 배현수 교장.
“교장 선생님은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학을 잘 가르치셨어요. 한 번 들으면 귀에 쏙쏙 들어오고... 이해가 안 될 수가 없었죠. 그런 선생님에게 수학을 배우며 수학이 정말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수학이 재미있어지고, 곧잘 하게 되면서 많은 친구들이 그에게 어려운 문제풀이를 물어왔다. 친구들의 문제풀이를 도와주면서 그는 자신이 ‘설명’하는 데에도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가지게 된 꿈이 ‘배재고 수학교사’.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품은 그 꿈을 단 한 번도 가슴에 서 놓은 적이 없다고. 그느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자마자 2000년 8월 24일 배재중학교에서 그 꿈을 풀어내기 시작, 6년 전부터 배재고등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저자 직강’으로 풀어나가는 교과서 수업
조 교사는 2006~2007년 수학교과서 편찬위원으로 교과서 편찬 작업에 참여했다. 지금 그가 가르치는 수학교과서에는 ‘조성철’이라는 세 글자가 선명히 인쇄되어 있다. 배재고 학생들에게는 그의 수업이 ‘저자 직강’인 셈. 교과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 교사는 “교과서 편찬 작업에 정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한다.
그런 그이기에 잘못된 방법으로 수학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는 수학을 잘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당부가 있다. 첫째는 학습을 하라는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학(學)에만 익숙하지 습(習)을 하려하지 않아요. 배운 게 있으면 반드시 스스로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 하나는 내신을 간과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신대비에 부실한 선행학습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
“내일 모레가 학교 시험 기간인데 다음 학기 선행문제를 푸는 학생들이 있어요. 학원 숙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학원에서 내신 주간에 선행학습을 강조할까요? 선행이 많이 되어있는 학생들이 현재 과정 심화문제는 손도 못 대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에 대비해야겠죠.”
그는 그만의 방법으로 학생들의 수학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수업 시간에 배운 풀이 외에 다른 풀이방법을 제시하라는 것. 학생들이 제시한 그들만의 풀이법은 고스란히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로 남고, 조 교사만의 수상도 이어진다. 나만의 풀이방법을 찾기 위해 풀이에 열중하는 것은 그 스스로 체험한 최고의 살아있는 수학 공부법이다.
추억 만들어가는 선생님, 제자들에겐 롤모델
조 교사가 학생들을 보는 시선에는 ‘측은함’도 포함된다. 공부라는 굴레에 묶여 고등학교에서만 얻을 수 있는 추억 하나 만들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 교사는 시간을 쪼개 축구경기도 함께 하며 아이들과의 추억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학생들 역시 그런 선생님의 마음을 잘 알아서일까. 축구경기를 할 때면 만년지각생도 지각을 하지 않는다고.
그는 얼마 전 학생들과의 또 다른 추억 만들기를 위해 자신과 꼭 닮은 ‘심슨가족의 주인공 바트’를 담은 ‘반 티셔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선생님은 저의 롤 모델”이라는 학생들의 말에 전율과 행복감을 동시에 느낀다는 그. 그가 이루고 싶은 또 하나의 꿈은 수학교사로서 수능출제에 도전해 보는 것이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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