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작은 쌀가게에서 시작했던 ‘한살림’은 2010년 8월 기준, 전국 19개 지역에서 약 23만 2천 세대의 도시 소비자 회원들과 약 2천 세대의 농촌 회원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공동체 내에서 직거래를 통해 이뤄지는 친환경농산물의 연간 공급액만도 2009년말 기준, 1천 5백억원. 명실상부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생협 운동이지만, 이제까지 춘천에 매장이 없어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난 15일, ‘한살림’ 춘천매장이 문을 연다고 해서 기쁜 마음에 찾아가봤다.
조합원들의 관심과 열정으로 매장 탄생
남춘천여중 정문 앞에 문을 연 ‘한살림’ 춘천매장.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태어나는 매장인만큼 아침부터 시끌벅적 많은 발길이 도착해있었다. 수많은 이들 사이로 먼저 눈에 띈 것은 매장 앞에 자리잡은 자가발전자전거. 누구든지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눈앞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든 이 자전거는 상징적인 의미이긴 하지만 ‘한살림’의 녹색생활 실천 의지를 나타내는 듯 보였다.
사실, 춘천의 ‘한살림’이 매장을 만들기까지는 조합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다. 2009년 7월, 3명의 조합원이 모여 첫 모임을 시작한 후, 환경, 교육, 농업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집에서 마을모임을 가졌다. ‘안전한 먹거리 공부 소모임’도 만들고 환경수세미 뜨기를 통해 ‘빠른손’이라는 뜨개 소모임도 만들었다. 이렇게 환경에 대한 자각과 관심은 이어지고 있었지만 일주일에 한번 물품을 공급받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조합원들은 춘천 매장을 오픈해야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2010년 12월 ‘매장추진위’를 결성하고, 조합원들이 직접 매장자리를 찾아나섰다. 속초, 원주, 서울에 있는 매장을 방문하고 연구했다. 일주일에 2,3회씩 모여 회의를 하고, 의견을 조율하여 인테리어 공사계획부터 매장 운영 계획서까지 직접 만들었다. 김진실 이사는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관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환경과 생명을 생각하는 열린 공간
생명밥상, 생명농업, 생명세상을 함께 살리는 매장인만큼, 생산자에게서 직접 공급받는 다양한 농산물과 건강한 먹을거리를 저렴하게 만날 수 있는 ‘한살림’은 조합원이 되어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조합원이 되고 싶다면, ‘한살림’ 운동에 대한 이해가 먼저 되어야만 한다. 때문에 책자를 읽거나 간단한 교육 후 간단한 서식을 작성하고 가입비 3만원을 내면 된다. 매장은 평일 9시 30분에서 7시, 토요일은 5시까지 운영되며, 일요일 휴무.
앞으로, 조합원들의 증가와 함께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좀 더 많은 활동을 할 계획이라는 ‘한살림’은 수익의 일부를 지역 사회에 환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매장 옆에 자리잡은 사랑방을 통해 더 많은 모임과 조직 활동가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김진실 이사는 “한살림 춘천매장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며, 함께 차 한 잔하며 환경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라며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데 작은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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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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