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골 작은 모임- 초중고 통역자원봉사 동아리 ‘CYCT’
“환영합니다! Welcome to Chuncheon!”
봄내를 소개하는 노란 병아리들의 미소
꿉꿉한 장마철, 일기예보를 뒤덮는 연이은 집중호우 소식에 몸도 마음도 가라앉을 수밖에. 그런 7월의 토요일 아침 9시, 시내 외곽에 위치한 김유정문학촌에서 춘천지역 학생들로 구성된 통역자원봉사모임 CYCT(Chun-cheon Youth Culture Translator) 회원들을 만났다. 오늘의 일정은 방학 중 활동계획과 스케줄 조정,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이깟 여름 장마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듯 눈빛들이 빛난다.
춘천을 알리고자 스스로 모인 아이들
“쿠알라룸푸르에서 잠깐 살다 들어왔는데, 그때 인연으로 친구 가족들이 많이들 춘천으로 여행을 왔어요. ‘겨울연가’와 ‘흰 눈’에 열광하는 그들과 국립춘천박물관, 김유정문학촌, 남이섬 등을 갔었는데 우리가족의 기본적인 영어와 중국어 통역으로는 많이 부족함을 느꼈어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죠.”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김채연(춘천여고, 1학년)양이 CYCT를 만들게 된 계기다. 그때 춘천에는 통역을 매개체로 봉사활동을 펼치는 청소년단체가 없었다고. 누군가는 시작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주변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뭉치게 되었단다. 그렇게 올해 초 시작된 CYCT는 지난 5월 춘천시자원봉사센터로부터 정식 자원봉사단체로 승인까지 받았다.
재능과 시간으로 봉사하는 아이들
기본적으로는 영어나 중국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아이들로 구성되었지만 그들 스스로 관광통역을 하기엔 많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다고. “대부분이 중학생 멤버이기 때문에 천천히 진행하기로 했어요. 먼저 춘천에 대한 공부가 먼저였죠.” CYCT 회원들은 그래서 우선 봉사 장소를 김유정문학촌과 남이섬으로 정하고 김유정 선생의 작품을 읽는 일부터 준비했다고 한다. 그리고 남이섬에 깃들어 있는 남이장군의 정신세계와 청평호반, 그리고 불모지에서 최고의 관광 상품으로 변모한 주식회사 남이섬에 대한 공부도 시작했다.
주위에서는 간혹 공부할 시간도 부족할 텐데, 봉사는 나중에 대학가서나 하지 그러냐는 반응도 있다고. 사실 현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봉사학점은 20시간만 확인받으면 되지만, CYCT의 봉사활동은 이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별도의 공부도 필요했고 게다가 남이섬의 경우 어린 학생들이라 전철 이동시간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CYCT 회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책을 통한 외국어 공부는 한계가 있지만 봉사를 통해 실전에서 외국인을 만나고 그 과정 속에서 다양한 돌발 상황들에 스스로 대응하면서 각자들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만들고 있었다. 봉사는 절대 힘들고 어렵고 부담스러우면 안 된다는 것에 동의하고 각자들 스스로의 시간도 적절하게 분배하고 있었다.
재능기부의 새로운 방향 제시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기부문화, 여기에 경제적인 기부를 떠나 자신의 재능을,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기부하는 바람직한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는 것이 달라진 요즘의 추세다. 가진 돈을 베푸는 것도 좋지만 자기가 가진 정성과 열정을 내려놓는 것이다 보니 상대방에겐 더 고맙고 감동스러운 모습일 수밖에. 더군다나 앞으로 우리사회를 이끌 어린 학생들의 행보라 더욱 대견해 보인다.
어린 학생들의 뜻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김유정문학촌의 권금순 간사는 “스스로가 만들어낸 역할 속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무엇보다 큰 자부심과 사회성을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 아이들을 북돋아 주었다.
7월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남이섬 통역봉사. 아침 8시까지 남이섬에 도착해 여름 휴가기간 동안 남이섬을 찾을 외국인들을 맞을 준비에 모두들 바쁘다. 비록 지금은 첫 걸음마를 뗀 단계라지만 이 정도의 열정과 성의라면 굳건히 뿌리를 내려 춘천의 자랑스러운 홍보도우미 역할도 척척 해낼 것이다.
* 현재 활동 중인 CYCT 멤버
김채연(춘천여고) 장용하(강원고) 이지현(남춘천여중)
김민철, 정은교, 김주영, 강범수, 권혁준(남춘천중)
김혜민, 김혜지, 정하은, 차승윤(춘천여중)
김주연, 김지훈(대룡중) 김아영, 김현지(우석여중)
엄수진(봉의여중) 정민규(소양중) 박민지(성림초)
문의 : 010-8253-2632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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