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전문 일미옥

소박하지만 화려한 여름철 보양식, 콩국수

지역내일 2011-07-18

여름철 음식의 대표주자 콩국수. 더위가 맹위를 떨칠 때면 어린 시절 시원한 콩국물에 국수를 말아먹던 콩국수가 그리워진다. 이맘때면 대한민국 식당마다 콩국수를 계절음식으로 내놓지만 어린 시절에 먹었던 구수하고 진한 콩국물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가뜩이나 요즘 음식점 중에는 콩가루를 이용해 만든 콩국수까지 등장했지만 웬만해선 일반인이 식별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어디 제대로 된 콩국수 파는 집 없나요?" 리포터가 수소문하고 인터넷 블로그를 뒤져서 찾아낸 콩국수 제대로 하는 식당, 서초구 방배동의 ''일미옥''을 찾았다.


보신탕집이었어?


내방역 인근 좁은 골목에 자리한 일미옥을 찾았을 때 순간 당황했다. 간판에 보신탕이라고 써진 대문짝만한 글씨가 한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보신탕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찜찜하긴 했지만 시원한 콩국수의 유혹을 뿌리칠 수는 없었기에 식당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일미옥은 일반적인 한식당 분위기 그대로다. 방석을 꺼내 앉는 좌식 테이블로 꾸며진 60여석 규모의 깨끗하고 아담한 음식점이다. 여름철 식중독 사고도 많은 데 주방을 오픈해서 위생 상태도 직접 볼 수 있어 안심이 된다. 콩국수를 시켜놓고 주인장에게 찜찜했던 ''보신탕''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했다.


"오는 분들마다 물어봅니다. ''멍멍이탕''이냐고요. 멍멍이탕은 못 먹던 시절에 큰 그릇에 각종 야채를 듬뿍 넣고 고기 조금 넣고 먹던 몸을 보하는 좋은 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혐오식품으로 변해버렸죠. 물론 저희 집 보신탕은 멍멍이탕은 아닙니다."


보신탕의 이미지를 바꿔보기 위해 일미옥 강신교 대표(48세)는 보신탕의 주재료인 고기를 소고기로 바꾸고, 기존 보신탕과 흡사한 맛을 내는 소고기보신탕 메뉴를 선보였다.


"여성분들이 더 좋아합니다. 6~7가지 채소가 들어가 있고 소고기도 부드럽고 3~4시간 끊인 고기 육수의 진한 맛이 들깨가루와 어우러져 칼칼한 맛을 내지요."


단골손님들에게 웰빙음식으로 검증 받은 소고기보신탕은 전골 3~4인분이 2만 8000원이고 1인용 뚝배기로 주문하면 6000원이다.


 콩국물, 그 고소함의 극치란?


잠깐 사이 주문했던 콩국수(7000원)가 나왔다. 넓은 스텐리스 그릇에 담긴 순백의 하얀 콩국수 위에는 패랭이꽃이 피어 있다. 일반적으로 콩국수 고명으로 오이, 토마토, 삶은 달걀 등을 올리는데 이 집에서는 식용 꽃을 장식해 식욕을 돋우는 발상이 놀랍다. 크림 파스타를 연상시키는 콩국물은 좀 되직하다 싶을 만큼 걸쭉하다. 소문처럼 콩국물 맛은 콩 비린내가 전혀 없고 고소함의 극치랄까, 어린 시절 먹었던 그 이상의 깊고 진한 맛이 느껴진다. 콩국물에 잣이 가미 되어 청량감을 더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우리 집 콩국수는 콩국물 본연의 맛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오이를 넣으면 콩국물에 오이가 배어서 콩 본연의 맛을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되지요. 그리고 콩국물이 너무 걸쭉하다고 간혹 ''물을 더 넣어 달라'' ''얼음을 넣어 달라''는 손님들도 있습니다. 물론 물을 희석하면 2~3그릇 더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드시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콩의 진한 맛이 희석되기 때문에 진정한 콩 맛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집 콩국수 먹을 때는 온전히 국물 맛을 즐기십시오. 김치도 넣지 말고요."


 콩국수 한 그릇의 진정성


강 대표의 콩국수 만드는 과정은 정성 그 자체다. 시장에 가서 국내산 백태 중에 가장 비싼 콩을 사온다. 콩국물을 만들기 전에 1차로 벌레 먹은 콩, 깨진 콩, 덜 영근 콩을 골라낸다. 비싼 콩의 15퍼센트를 버려야 하지만 고유의 콩 맛을 내기 위해서는 이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단다. 2차로 잘 생긴 엄선된 콩만을 12~14시간 불려서 삶는다. 새벽에 손님상에 내놓을 콩국물을 강대표가 직접 정수한 물을 사용해서 맷돌기계로 갈아 놓는다.


"콩을 갈 때 수돗물 넣고 갈았는지, 정수한 물로 갈았는지 누가 압니까. 직원들이 절 보고 미련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손님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싶기 때문에 누가 보던 안 보던 정수한 물을 사용합니다."


일미옥의 인기 메뉴에는 전복, 낙지, 갈비로 맛을 낸 해물갈비찜(2만 8000원, 3~4인용)과 수육 80g에 복분자 와인까지 제공되는 곰국시(6000원) 등이 있다.


주소 : 서초구 방배 4동 873-18호(내방역 5번 출구로 나와 첫 골목 입구에 자리함)
영업시간 : 오전 11시~밤 12시
주차 : 가능
문의 : (02)533-7199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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