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바로 이때. 자녀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그간 미뤄왔던 질병을 치료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방학이 시작되면서 부족한 학업보충도 좋지만, 학기 중에 쌓인 학업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으로 약해진 자녀의 몸과 마음을 추슬러보는 것은 어떨까?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는 체력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건강이야말로 여름철에 더욱 신경써야하는 중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여름 더위관리, 생활 관리부터
방학에는 규칙적이고 계획적인 생활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의 생활패턴이 학교에서 학원으로 장소만 옮겨질 뿐 특별히 달라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학기 중과 비슷하게 생활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적인 환경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름이 되면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특히 실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은 냉방병을 조심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찬 공기로 가득 찬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뇌 활동의 둔화, 두통, 감기, 피로, 소화불량의 원인이 된다”면서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얇은 긴 옷을 입거나 얇은 담요를 준비해 하체를 덮어 보온해주는 방법”을 권했다. 또한 틈틈이 외부의 바람을 쐬며 가벼운 운동을 하는 방법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정한 수면리듬을 유지하는 것도 여름을 현명하게 나는 방법이다. 동인한의원 김호선 원장은 “잠을 늦게 자게 되면 청소년기 성장에 방해되므로 방학 중에도 학기 중의 수면패턴을 유지해야한다”며 “최소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하라”고 조언했다.
여름철에 심해지는 비염이나 아토피,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빨리 치료해야한다. 이들 알레르기 질환은 환절기뿐 아니라 무덥고 습도가 높은 여름철이 되고 에어컨 등에 노출횟수가 늘어나면 증세가 더욱 심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더울수록 뱃속을 따뜻하게 해야
사람마다 더위에 맞서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뜨거운 햇볕과 무더위에 에어컨만 마구 틀어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차가운 음식만 찾는 사람도 있다.
여름철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속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때문에 더위를 잊기 위해 차가운 음식만 먹는 것은 건강을 상하는 지름길이다. 바깥 온도가 높아질수록 우리 몸의 표면온도는 올라가지만 몸속의 내부 온도는 떨어지게 된다.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뱃속의 기운은 차가워져 소화기 계통이 약해지기 쉽다는 것. 김 원장은 “자꾸 찬 음식을 먹으면 몸의 양기를 빼앗기게 되고 더위 먹게 된다”면서 “여름철에는 더욱 차가운 음식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날이 더울수록 따뜻한 속성의 차를 마셔 뱃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몸을 따뜻하게 하며 신장 기능을 돕고 위장 보호에 좋은 보이차, 대추차, 생강차, 인삼차 등으로 간단하게 여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여름 건강관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보양식이다. 여름 보양식에는 체력증강과 피로해소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이 풍부하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먹는 음식만으로 더위를 이길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보양식을 섭취하고 과식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건강한 여름을 위한 건강수칙
여름은 각종 계절성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건강을 망칠 수 있다. 유행성결막염을 비롯해 바이러스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하지만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음식물을 익혀서 먹고 물은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아침을 거르지 말고 가볍고 균형 있는 식사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한다. 육류나 생선, 콩, 잡곡, 신선한 야채와 과일 등 균형 있는 식사를 하고 과식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지나치게 낮은 온도의 에어컨 바람은 냉방병 및 여름 감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인 26~28℃를 유지하며,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는 5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선풍기를 켠 채 잠을 잘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체온 저하 및 질식사를 예방해야 하고 어린이나 기관지 천식 있는 사람은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지 않아야 한다.
한방고전 동의보감은 ‘여름철 석 달은 밤에 늦게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하루 종일 부지런히 활동하고 만사에 신경질 내지 말고 좋은 성과를 올리게 하며 순리대로 기운을 펴는 것이 여름에 순응하여 양생하는 길이다. 이와 반대로 하면 속이 곯아 학질에 걸려 겨울에 중병이 든다’고 전한다. 여름철에 건강관리를 잘못하면 가을, 겨울철 건강까지 나빠진다고 하니 여름철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동인한의원 김호선 원장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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