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이 찾아낸 ''자생억새''
익산 용안·웅포지구 184ha 거대억새 군락지 조성
… 전북대 "에너지·일자리·관광 파급 기대"
''으악새 슬피우는'' 가을을 알렸던 억새가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작물로 재탄생한다.
농촌진흥청은 올해부터 2013년까지 금강 하구인 전북 익산시 웅포면과 용안면 일대 184ha에 거대억새 재배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국비 60억원이 투입되는 이 단지조성에는 공모를 통해 전북대 환경생명신기술연구소와 원광대가 참여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지난 2008년부터 국내 억새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1100여 주의 억새를 채집, 각각의 특성을 살폈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억새를 활용할 방안을 찾던 중이었다. 억새는 넓고 깊게 뻗은 뿌리는 토양 침식을 막고 수질정화 능력도 탁월하다. 수천년간 자생한 식물로 기존 생태계와의 교란을 염려할 이유도 없다. 억새밭은 그 자체로 관광자원이 되고 수확한 부산물은 바이오 에탄올, 연료펠릿으로 사용할 수 있어 세계 각국에 앞다퉈 재배하는 비식량작물이다.
식량과학원 바이오에탄올작물연구팀은 줄기굵기가 10㎜에 키가 4m까지 자라는 물억새를 찾아냈다. 보통 억새의 2배에 달하는 거대억새를 발견한 후 2010년 대량으로 증식하는 방법까지 개발해 냈다. 성체가 되는 3년 이후부터 15~20년까지 매년 수확이 가능한 에너지원을 찾아낸 셈이다.
이번 금강하구에 조성되는 억새 군락지에는 농진청이 개발한 ''거대억새 1호'' 400만주가 식재된다. ''거대억새 1호''는 이미 지난해 남강과 영산강, 인천 등지에서 적응성을 연구해 왔다. 농진청 바이오에탄올연구팀 구본철 팀장은 "거대억새는 말린 무게가 1㏊당 30톤 정도로 생산량 또한 일반 억새보다 50% 이상 많다"면서 " 회분 함량이 낮아 고체 펠릿으로 만들면 옥수수·볏짚 펠릿보다 품질이 뛰어나 난방연료로 손색이 없다"라고 말했다.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는 바이오에탄올 생산량도 1㏊당 1만4610ℓ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할 전망이다.
억새 단지 조성은 여느 작물재배 못잖게 꼼꼼하게 진행된다. 거대억세가 성체가 되기 까지 3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 크게 4단계로 진행된다.
전북대 연구소는 6월 억새 묘목 20만주를 용안지구 10ha에 우선 심을 예정이다. 억새가 뿌리 내리기를 기다려 내년 2월 억새를 캐낸 뒤 뿌리를 잘라 증식작업을 거쳐 4월 하순에 용안지구와 웅포지구에 심는다. 1㎡에 2주씩 184ha에 400만주를 심는다. 친환경 재배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농약이나 비료 사용은 일체 금지된다. 단지 조성을 책임지고 있는 전북대 명 현 교수(사진)는 "묘목 식재는 물론 주변 식물보다 키가 커지기 전까지 3~4회 잡초 제거 작업 등을 사람이 직접 해야 한다"면서 "3만여명의 일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전체 사업비의 절반 이상이 인건비에 들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익산시는 억새단지가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 현 교수는 "2013년이면 금강하구가 연간 5000톤 이상의 에너지 작물과 일자리, 그리고 생태관광이 가능한 ''바이오에너지'' 기지로 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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