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눈물, 김치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 같은 역사의 굴레를 반복할 것이다.” 이는 유대인 대학살 장소인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걸려 있는 말이다. 이 글귀처럼 유대인들은 고난을 겪었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역사교육을 철저히 했다고 한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동북공정까지 우리역사에 대한 왜곡이 이어지고 있다. 역사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다가오는 요즘, 우리 역사에 대한 애정으로 역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으니 바로 백마중학교 역사탐험대다.
학교 밖에서 역사를 만나다
백마중 역사탐험대는 한국사를 가르치는 안효숙 교사의 열정에서 출발했다. 안교사는 학생들이 역사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학교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교과서 속의 역사가 아닌 과거에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살아있는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한달에 한번 정도 번개하듯 모여 주제를 정하고 토론을 진행하며, 관련된 체험활동으로 역사답사를 떠났다. 경기도 박물관에서 열린 조선시대 경기관찰사 기획전에 이어,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아시아 리얼리즘전에 다녀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실크로드와 둔황전’에서는 1283년 만에 귀향한 ‘왕오천축국전’을 만나기도 했다. 안 교사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아가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를 느껴 볼 수 있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교과서나 학교 수업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역사를 즐기고,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역사탐험대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안 교사의 시도는 우리 역사에 대한 학생들의 갈증을 해소해주었다. 역사탐험대는 주로 방과후나 토일요일에 활동한다. 입소문으로 시작해 어느새 25명의 학생들이 탐험대로 활동하고 있으며, 바쁜 학업 스케쥴에도 학생들은 주말을 반납한 채 동아리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3학년 유영근 학생은 “역사탐험대 활동을 하며, 우리 역사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고,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보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친구들과 함께 우리 역사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3학년 박선민 학생은 “평소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 역사책을 즐겨보고 있다”며 “책에서만 배우는 역사가 아니라 실제 현장으로 찾아가 역사를 체험해 볼 수 있어 동아리 활동에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역사, 아는 만큼 사랑하게 돼
백마중 역사탐험대 학생들은 지난 5월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개최한 청소년 역사체험 발표대회에 참가했다.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 중 지원자를 선발했다. 3학년 이서진 박선민 전예은 유영근 학생은 ‘고구려의 눈물을 닦아주세요’라는 주제로 참여했으며, 3학년 김원호, 2학년 서민지, 박소정 학생은 ‘돌섬아리아’라는 주제로 대회에 참가했다. 청소년 역사체험 발표대회는 전국 100여개의 학교 동아리에서 참가해 15팀만을 선정해 본선 대회를 진행하는데 그 중 ‘고구려의 눈물을 닦아주세요’가 예선을 통과, 본선대회에 진출했다. 최선을 다했으나 아쉽게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돌섬아리아’는 ‘독도요정’이라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일본의 끊임없는 독도영토 분쟁으로부터 독도를 지키는 수호신 같은 요정이란 의미다.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학생들은 우리 역사에 대해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됐다고 한다.
“평소 독도분쟁에 대해 ‘어른들이 알아서 하겠지’하며 방관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독도문제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여전히 독도문제는 민감한 사안인데 많은 사람들의 무관심이 안타까웠다. 대회 성적을 떠나 독도하나 만큼은 내게 큰 의미로 남게 됐다. 서울 한복판에서 외국인들을 만나 독도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해주고, 홍보했던 것이 큰 보람이었다.”(3학년 김원호 학생)
‘고구려의 눈물을 닦아주세요’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으로부터 우리 역사를 지켜내자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3학년 전예은 학생은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를 축소시키고, 고구려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을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리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역사의 진실에 대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이어 김치 왜곡에 대한 ‘김치의 눈물’ 홍보영상도 만들었다. 3학년 이서진 학생은 “일본과 했던 김치전쟁을 다시 중국과 하게 될 수도 있다”며 “중국은 동북공정에 이어 우리의 김치마저 자기들의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마중학교 역사탐험대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바로 아는 것, 나아가 역사의 진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변국의 끊임없는 역사왜곡으로부터 우리 역사와 문화를 지켜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중일 세나라는 미래를 위해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며 협력해야합니다. 미래의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선 역사의 진실을 서로 인정해야 하지요. 독도는 우리 땅이고, 김치도 우리 것이랍니다~.”(백마초 역사탐험대 일동)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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