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하듯 공간을 채워나간 거리의 풍경들
교하아트센터에서는 7월 15일까지 ‘풍경들-유경연’展을 연다.
길 위의 어둠을 뚫고 달리다가 마주친 이정표, “사고 다발 지역 - 밥 먹고 가세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두 문장이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붙어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이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까. 또한 정말 지극히 당연한 길 위의 “발언”이다 싶기도 하다.
그림을 그린다는 건 작가 유경연에게 이와 같은 것이다. 사는 게 바쁘고 힘든데 잠시 쉬어갈 시간이 있다면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다. 실은 사는게 바쁘고 힘든데 언제 그림까지 그려?......라는 표현이 더 솔직하다.
그녀는 요즘 풍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여러 번 중첩된 밑 작업 위에 동서양의 풍경에서 얻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같이 그린다. 몰아넣기도 하고 풀어놓기도 하고, 가득 채우기도 하고 텅 비워 놓기도 하면서 모자이크하듯 공간을 채워 나간다. 그 속에 누군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또한 완성된 것이기도 하고 미완의 것이기도 하다. 모든 이미지들과 생각들이 경계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다. 새롭고 싶은데 진부하지 않은가 라는 고민과 꼭 그려야하는가 하는 고민까지. 부엌에서 잰 걸음으로 일을 하다가 구석에 잔뜩 쌓인 먼지들을 노려보다가 캔버스 앞에서 주저앉는 형상이다. 그녀에게는 한 가지 간절한 바람이 있다. 무엇을 한다고 말하기 어려우나 소통되기를 원하는. 그리고 계속 그릴 수 있기를 바라는.
전시문의 031-940-5179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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