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의 자랑스런 빛날인 상일여고 김상경 양

생물 분야에서 빛나는 사람 되고 싶어요

지역내일 2011-07-10


 


지난 2일 상일여고에서 진행된 과학기술앰배서더 노벨석학 특별강연회. 강의를 맡은 앤드류 파이어 교수를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리는 한 학생이 있었다. 3학년 김상경(이과)양. 김양은 앤드류 박사가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RNA 간섭현상’을 실제로 연구 실험한 적이 있다.


“이 실험을 할 때만 해도 이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박사님의 강연을 직접 들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강의 후 질문할 시간도 있다는데 뭘 질문할지 생각하느라 어제 한숨도 못 잤어요.”


강의가 끝난 후 “노벨상을 받으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란 질문을 앤드류 박사에게 직접 던진 김양. 김양의 꿈은 생물이나 생명공학 관련 연구원이 되는 것이다.


 


해부실험에 마음 사로잡혀


초등학교 6학년 강동교육청 영재교육원에 다닌 적이 있는 상경양은 교육원 공부를 하며 “정말 과학이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특히 여름 방학 중에 진행된 해부실험은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의 마음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개구리와 오징어를 해부하는데 다른 아이들은 만지지도 못하고 심지어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었어요. 저는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이렇게 재미있는 실험을 왜 학교에서는 하지 않나 생각할 정도로 푹 빠져서 해부했던 것 같아요. 그날 이후 ‘생물’과목은 제게 아주 특별한 과목이 됐어요.”


중학교에 진학 후 생물은 가장 좋아하는 과목에서 ‘가장 잘 하는’ 과목이 됐다. 재미있게 이것저것을 물어보고 공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성적도 좋게 나왔다고.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었던 상경양은 생물올림피아드 대회에도 도전,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생물학과’ 계통 진학을 당연하게 생각한 상경양은 멘토와도 같은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바로 생물을 맡고 있는 강은영 교사다.


“선생님의 수업은 정말 최고에요. 체계적이고 거기다 재미있기까지 하죠. 선생님 말씀을 듣다보면 중학교 때 올림피아드를 대비하며 공부한 내용들도 새록새록 기억이 나요. 선생님을 만나 생물의 탄탄한 기초를 닦은 것 같아요.”


강 교사 역시 “정말 ‘성실’ 부분에서는 1등을 줄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며 “깊이 있는 공부를 스스로 찾아하는 학생”이라고 상경양을 칭찬했다.


 


학교 프로그램으로 꿈 키워


1학년 때 CA 활동으로 과학실험심화반에서 활동, 2학년이 되서는 상일여고가 진행하고 있는 한양대와의 고교 대학연계 실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김양은 “한양대학교에서의 실험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며 “전문적인 실험도구로 뛰어난 환경에서 실험하다보면 예전에는 실험으로 확인하지 못했던 것들도 그 결과를 눈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2학년 겨울방학을 이용해 진행한 ‘예쁜꼬마선충의 게놈 DNA추출과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RNA 간섭현상을 이용한 유전자 발현 역제 실험’ 연구는 과학실험의 모든 단계를 체험해보는 소중한 기회였다.


“처음엔 정말 막막했어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했는데 저희가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는 거예요. 허탈감에 빠져 ‘왜 실험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까’를 곰곰이 고민해봤죠. 고민하다보니 저희가 너무 대학생 조교선생님들한테 의지해 ‘우리들의 실험’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어요.”


그때부터 더 나은 실험을 위해 고군분투한 김양.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다시 체계적으로 공부에 몰입, 드디어 제대로 된 실험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유전자 돌연변이 과정 자체가 너무 신기했어요. 또 해결되지 않은 많은 불치병에 도움이 될 물질이 생체 내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생물 분야, 손꼽히는 사람 되고 싶어


숙명여대와의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해 뇌구조에 대해서도 공부한 상경양은 지난 해 분자생물학회가 주체하는 바이오유스캠프에도 참가했다. 캠프를 통해 그는 “환경생태학에도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늘 열심이던 상경양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서울시 영재교육원에도 다니며 실험과 이론공부를 병행하던 김양에게 슬럼프가 찾아온 것은 2학년 1학기. ‘이 정도 하면 되겠지’라는 마음과 함께 친구들과 노는 게 마냥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시험 결과 성적이 평균 1~2등급씩 모두 하락했다. 그때 김양은 다시 한 번 자신에게 물어봤다. ‘공부를 왜 해야 하지?’ ‘좋은 대학교에 가는 게 인생의 목표가 아니잖아?’ 많은 고민과 생각 끝에 상경양이 스스로에게 내린 결론은 ‘좋은 대학에 가는 게 목표는 아니지만 좋은 대학교에 가면 나에게 좀 더 많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였다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다시 한 번 채찍질했다는 상경양은 말한다.


“생물학이나 뇌 분야를 공부해 그 분야에서 손꼽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앤드류 박사님의 강의를 듣고 나니 노벨상이 꼭 다른 나라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더라구요.”라고.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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