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최 성 경기 고양시장 “고양시민은 우리 자신에 자부심이 있다”

지역내일 2011-07-09

서울시 답변 없으면 기피시설 2단계 운동 전개 
가장 큰 관심은 “일자리, 특히 주부 일자리”

 “고양시민은 자신이 고양시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양시민의 능력과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면 고양시를 한단계 높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최 성 고양시장은 지난 1년 동안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도시’를 강조해왔다. 고양시의 자부심과 정체성, 주민이 주인이 되는 길을 찾아왔다.
 최 시장은 인터뷰 내내 고양시를 “단순한 베드타운을 넘어 자족적인 정체성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기피시설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했다. 단순한 기피시설 철거가 아니라 잊고 있던 우리 도시의 권리를 되찾는 과정이었다는 설명이다. 신한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드라마 ‘드림하이’에 투자하고 수중촬영장인 아쿠아스튜디어를 개장한 것도, 프로농구단 고양 오리온스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주민참여형 시정의 대표적인 모델인 미국 로체스터시 관계자들이 방문한 것도 주민들의 힘과 에너지를 한데 모으는 것과 관련이 있다. 
 최 시장은 앞으로 시정 목표를 ‘일자리’라고 못을 박았다. 특히 주부 일자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주부들의 일자리는 가정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1인 기업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서울시와 기피시설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어왔다.
 그동안 48만명의 시민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했고 고양시와 서울시 환경단체까지 동참했다. 협상테이블로 서울시를 끌어들였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난지물재생센터 불법 시설물 2개소와 도내지 차고지 내 불법시설물 52개소를 자진 철거했다. 이것은 지난 십수년 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던 서울시가 고양시에 보인 첫 조치였고, 명백한 고양시민의 승리다.
 하지만 특별팀이 꾸려지고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역 국회의원들과 서울시의 합의설 등이 돌출했다. 오세훈 시장이 어떤 이유였는지 모르지만 불신만 커졌다. 

일부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합의설이 나오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관련자들도 당혹해했다는 후문이 있는데.
상당히 당혹스러웠다. 최 성 시장이 지역 국회의원을 공격하지 않으니까 무엇인가 다른 게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지역 국회의원을 공격하면 지역을 분열시키려는 서울시의 전략에 휘말릴 수 있다. 유연하고 의연하게 대처할 생각이다. 

앞으로 기피시설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긴 싸움이라고 본다. 초선 시장이 서울시라는 골리앗을 상대로 1년만에 결판낸다는 것은 성급한 것이다.
2단계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주먹구구식이지만 우리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와 오 시장이 진정성을 가지고 나오면 해결되겠지만 애써 무시하고 고양시의 의도를 정치적 접근으로만 보면 부담스러운 결과가 서울시에 갈 것이다. 

신한류 메카를 만들기 위해 드라마 ‘드림하이’ 제작을 지원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평가는 엇갈린다. 아직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데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배용준과 더불어 2PM 소속의 옥택연 우영 등이 일본에서 인기가 많아 벌써 일본 관광객들이 드림하이 세트장을 방문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앞으로 드림하이가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에 방영되고 현재 협의 중에 있는 드림하이2 제작에도 고양시가 참여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미 꽃박람회에서 1000만불 계약이 성사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엔 아쿠아스튜디어를 개장해 벌써 ‘더 타워’라는 대작의 촬영이 진행중이다. 앞으로 아이돌 스타 중심의 한류를 넘어 전통문화 음식문화와 같이 문화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고양시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말똥게와 버드나무가 공존하는 한강 하류에 위치한 ‘장항습지’가 있다. 보호대책은.
 고양시 덕양구 신평동 한강하구, 신곡수중보에서부터 일산대교까지 약 7.6㎞구간에 조성된 장항습지(총 면적 7.49㎢)는 66만㎡ 규모의 버드나무 군락과 말똥게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현재 한강 하구의 유일한 습지로서 멸종위기종인 붉은발 말똥게와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고라니 등이 서식하고 있는 환경부 지정 습지보호구역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물새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보호정책을 명문화한 ‘남사르 협약’에 대한 가입을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최근 김포시와 경기도가 각각 한강변 개발사업과 경인 아라뱃길 사업의 확대 구상으로 신곡수중보의 이설을 주장하고 있다. 시는 신곡수중보의 이설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미국 로체스터시 관계자들이 최근 고양시를 방문했다. 주민참여형 모델도시로 알려진 로체스터시 관계자를 초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주에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시의 존슨 전임 시장 등 NBN((Neighbors Building Neighborhoods)운동 핵심 전문가 3명이 고양시를 찾았다.  지난해 고양시 해외투자 및 홍보마케팅을 위해 미주지역을 방문했을 때, 로체스터시를 찾아 도시살리기 운동과정을 직접 확인한 게 인연이 됐다.
 NBN이란 ‘우리 이웃 또는 우리 마을을 키우는 이웃들’이란 뜻으로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시 정부가 아이디어를 내 1994년부터 시작된 일종의 주민참여형 지역개발 프로젝트를 말한다.
 시는 지원자 역할만하고 도로 교통 교육 등 지역의 주요 문제를 시민들의 의견과 힘으로 직접 해결해 나가는 자치운동을 뜻한다. ‘주민참여조례’의 제정과 ‘복지나눔 1촌맺기’운동 등 시민에 의한 거버넌스 체제를 처음 경험하고 있는 고양시로서는 이번 NBN운동 전문가들의 내방은 정말 뜻 깊은 일이다.
 시민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NBN프로그램 소개’, ‘고양을 중심으로 한 한국형 로컬 거버넌스의 새로운 도전과 방향’ 등을 주제로 강연과 토론을 통해 성공한 지방자치의 경험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년간 중점을 두는 분야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겠다. 행사에 가서 물어본다. 단 한분이라도 일자리 문제로 자유로운 사람이 있느냐고.
 임기 내내 그게 제일 어려운 일이다. 일부에선 기초단체장이 처리하기엔 벅차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수십만개 일자리보다 맞춤형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 중에 주부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 ‘부자엄마 행복한 아빠 프로젝트’라는 책도 썼지만 주부들의 일자리는 가정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건설 교통 도시개발도 중요하지만 교육 복지 일자리를 고민하려고 한다.
 당초 공약이었던 무상급식이나 친환경무상급식 등은 성과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정체 상태인 주부 일자리는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요즘 관심을 기울이는 게 1인기업이다. 자신의 능력 예를 들면 통역능력이나 손재주만 있으면 자신의 집을 기업으로 삼아 얼마든지 사업을 펼칠 수 있다.
 시가 이들을 다른 기업에 연결해주고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장소를 제공한다면 더 나아가 인증제도까지 운영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시정의 방향과 흐름을 듣고 싶다.
 9월 제2 킨덱스 개장, 10월 전국체전, 내년 국제꽃박람회 등 주요 일정이 배치돼 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분산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시민의 에너지를 모아 이를 하나로 연결시킨다면 내년 10월쯤에는 새로운 로컬 거버넌스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미 지난해 10월 문화축제의 달을 운영하면서 각종 행사와 거리축제를 시험해봤다.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10월 전국체전은 국제 수준의 축제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의료관광 꽃산업 마이스산업, 미디어산업이 총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참여위원회 등 다양한 소통 통로를 확보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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