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은 ‘과목’이 아니다

지역내일 2011-06-11


 WE논술(문지논슬)
 허선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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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일에 치러진 평가원 모의시험을 두고 변별력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자기주도 학습에 힘을 실어주고 교육방송인 EBS 교재의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쉬운 수능이 학생들의 공부방향을 오히려 어렵게 한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따라서 논술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올해 발표된 대학별 모의논술고사의 출제 방향은 상대적인 변별에서 볼 때 수능을 대체 또는 보완하는 기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논술은 대학차원에서 학생의 대학수학능력을 평가해서 입학의 전형 기준으로 삼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고등학교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시험과는 구별된다. 논술시험에서는 학생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제시문을 이해하는 능력(독해력)과 이를 구체적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을 묻고 있다. 최근 논술의 경향은 이에서 더 나아가 분석력, 종합력, 평가 능력에 이르기까지 다차원적인 사고와 접근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다. 

왜 논술을 하는가?  (why)
 평가제도의 변천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행 논술 시험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프랑스 자유논술형 시험의 전단계에 해당한다.
● 객관식 선다형 문제 ⇒ ● 주관식 완성형 ⇒ ● 주관식 단답형 ⇒ ● 주관식 서술형 ⇒ ● 논술(제시문): 현행 우리나라의 논술 시험 형태  ⇒ ● 논술 완성형 : 프랑스형의 바칼로레아(자유 논술형)

무엇이 논술인가?  (what)
  현대는 ‘합리’로 대표되는 사회다. 이러한 사회에서 요구되는 인재는 고도의 합리적 사고와 함께 논리적인 표현능력을 갖춘 지식인이다. 고등학생 시절에 이러한 능력을 쌓는 것이야말로 대학진학의 ‘입시관문’을 무난히 통과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과과목 전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기반이 된다. 따라서 논술을 별도의 시험으로 인식하는 것은 고등학교 과정에서 스스로 교과목을 하나 더 늘리는 어리석은 일이다. 과목 전체를 관통하는 안목을 가지는 것이 논술에서 요구하는 능력이고, 이는 ‘논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어떻게 논술을 하는가?  (how)
 논술은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능력을 키우기 위한 수단은 책이다. 다양한 책과 그 안에 있는 풍부한 내용은 논술답안에서 그대로 표현된다. 이러한 능력은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막연한 다독(多讀)은 상상력에 도움은 줄 수 있을지 몰라도 논리적 사고와 시험과의 관련성에 있어서는 그다지 크지 않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기대한 만큼 논술실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논술 시험은 책을 어떻게 읽는가에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체계적인 책 읽기는 시간을 허비하면서 돌아가는 길을 방지한다. 논리적인 사고는 논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길러져야 한다. 다른 사람의 사고를 글을 통해서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생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논술의 과정이다. 논술이 무엇을 평가하려는 시험인지를 자신의 생각으로 추론할 수 있을 때 대학이 원하는 선발기준에 다가설 수 있다. 학습과정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갈 때 자신만의 논술 Know-how가 생기는 것이다. 

교과서 논술 다가서기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성적이 오르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만 하면 공부를 잘 하는가? 그렇지만 공부시간에 비해서 성적이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가 자신의 의지부족 때문으로 생각하고 오히려 공부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학습시간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는데도 공부에 관한한 자신 탓으로 돌리는 미덕(?)을 발휘하고 있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을 격언삼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정말 공부에는 왕도가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있다’. 바로 논술식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문제는 교과서를 단지 읽고 보는 것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교과서의 내용이 왜 그 자리에 있는지부터 의문을 가져보라. 논리의 출발은 교과서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논술이란 논리적인 글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논술은 단순히 글을 쓰는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논리적 사고를 전제로 한다. 이는 교과서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그대로 적용된다. 
 교과서를 보자. 교육 목적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편집되었다. 교과서를 공부하면서 이러한 체계를 습득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논리가 교과과정에 녹아 있음을 알게 된다. 
 내용면에서 볼 때 각각의 단원에서 다루어야 하는 것을 개념에서부터 추상적 설명 및 구체적 설명(예제)에 이르기까지 논술적으로 집필되었고 출간되었다. 따라서 논술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학교공부를 잘 하는 비결임과 동시에 정보사회에서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도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교과목 전체를 아우르는 논술적 사고로 공부해야 한다. 이러한 사고의 산물이 논리적 문제 해결능력이다. 논술 답안에서는 자신의 사고를 발휘해야 한다. 
 공부 방법론을 터득하면서 다양한 사회 현상과 고전을 자신의 논리로 바라보는 것에서 얻는 수확은 논술시험을 제대로 준비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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