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인터뷰 / 서울 강남구 ''별별기자단''

은빛 날개 활짝 펴고 비상하는 활력 실버들

지역내일 2011-06-07

무엇인가에 도전할 때 우리는 나이라는 장벽에 걸려 넘어지곤 한다. ''이 나이에 무슨…'' ''이 나이에 그런 일을 어떻게 해!'' ''안될 거야, 힘만 들지'' 등 나이 때문에 젊은 사람이든 노인이든 속절없이 무너져 본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꿈을 향한 도전에는 나이가 결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이들도 있다.


80세 아니 100세에도 꿈꿀 수 있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면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대한민국 최고령(?) 기자단이 있다.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남구 ''별별기자단''이 그 모임이다.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발로 뛰며 현장을 누비는 그들을 만나봤다.


별별 이력과 연륜으로 뭉친 재기발랄한 기자단...
''별별기자단''은 (사)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지회장 안성암)가 지난 2010년 9월부터 발행하고 있는 계간소식지 ''은빛날개''에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 기자단의 명칭이다. ''별별기자단''의 평균 나이는 79.8세, 최고령자가 84세이고 막내 기자가 75세이다. 총 5명으로 구성된 기자단의 공통점은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새로운 일에 주저 없이 도전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결코 이름만 내세운 기자가 아니다. 여느 기자들처럼 취재를 위해서라면 구청, 시청도 찾아가고 인터넷 서핑을 통해 자료를 검색하며 기자 작성에서 편집, 사진촬영, 교정까지 젊은 사람들도 버거워 하는 일들을 별 무리 없이 척척 소화하고 있다.


''별별기자단''의 ''별별''은 특별하고 귀한 수많은 경험을 후손들에게 기쁘게 나눠주는 별처럼 빛나는 어르신세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평범한 주부에서부터 6.25 참전용사, 전직 공무원,  CEO 등 별별 이력과 연륜을 가진 ''별별기자단''은 매주 1회 편집회의를 시작으로 일주일에 2회에 걸쳐 취재 및 원고작성을 한다.


(사)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 안성암 지회장은 "노인들에게는 수많은 경험으로부터 얻은 지혜와 열정이 있다. 대부분 노인들이 단순노동에 치우치는 데 비해 ''별별기자단''의 사례는 칠팔십의 나이에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노년에도 창의적인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본보기이다"라며 "이런 사례를 통해 노인 일자리사업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별별기자단''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사)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의 노인 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년의 일은 꿀맛 같아요"
직업 군인 출신의 이영수 기자(84세)는 "창간호를 냈을 때 마치 옥동자를 얻은 듯 감개무량했다"며 "산전수전 다 겪고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 내 이름으로 된 글이 실리고 주변에서 칭찬까지 해주니 기자로 참여한 게 뿌듯하고 즐겁다"고 말한다.


글로벌한 독서광으로 통하는 이순임(81세) 기자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마냥 즐겁다고 말하는 만년 문학소녀다. "기자 소양교육을 받으면서 잘 할 수 있을까 불안했지만 향기 넘치는 어른들을 만나 취재를 하다 보면 불안감 따위는 오간데 없다"며 "사회에서 소외된 경로당에서 노인들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젊은이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


고전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와인, 춤, 펀드 등 다방면에 박식한 전직 관료 출신 양철용 기자(75세)는 "미국에 있는 딸에게도 책을 보냈더니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힘든 일을 한다며 걱정하던 집사람도 책을 보더니 든든한 지원자가 됐단다. 주변에서 이렇게 격려를 해주니 "기자로서 활동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은빛날개''에서 일본, 핀란드 등 선진국의 노인복지에 대해 연재중인 이종국 기자 (76세)는 "일본 복지를 소개할 때 자료가 부족해서 우리나라로 귀화한 세종대 호사카 유지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고 일본 원서까지 번역했다. 또 대사관을 비롯해 인터넷 사이트도 검색하며 자료를 찾았다"며 앞으로도 심층 취재를 통한 기사발굴에 앞장서겠다고 전의를 다진다.


백발이 매력적인 이숙규 기자(77세, 여)는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팔망미인이다. "''노인일자리 박람회''를 취재하며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멋진 실버들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며 글쓰기가 기억력을 높이고 치매예방 효과까지 있어 밤낮없이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단다

꾸준한 글쓰기 통해 건강까지 지킬 수 있어
''별별기자단''의 기자들은 깨어있는 시간에 아이템을 생각하고 글쓰기를 하다 보면 하루하루 활력이 쏟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글쓰기를 통해 건강을 지키고 여가생활을 하는 셈이다. 내일신문 독자들을 위해 노후에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조언을 구했다.


"요즘 젊은이들 자식 공부시키느라 노후대비가 어렵다. 하지만 앞으로 연금도 고갈된다고 하니 젊어서부터 노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서로 부담이 안 되는 시대가 돼야 한다. 젊은이들은 부모에 의존하고, 부모는 자식에게 의존하는 등 서로에게 짐이 되고 폐가 돼서는 안 된다." "젊었을 때는 건강해서 의료비 안 들지만 나이 들면 병원비 많이 든다. 보험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꿈이 있고 열정이 있는 한 희망찬 노년을 가꿀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별별기자단'', 그것이 ''은빛날개''의 비상이 아름다운 이유다.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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